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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파 vs 원칙파 대북정책 힘겨루기 내막

“특정 사교모임 인사들이 이너서클 구성해 남북관계 이 꼴로 만들었다”

  • 송홍근|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

협상파 vs 원칙파 대북정책 힘겨루기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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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희 실장이 주도한 비선(秘線)에 관여한 한나라당 당직자 A씨, 북한 전문가 B씨도 황급하게 술자리를 가졌다. 이들은 비선에서 정보가 새어나가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왜 이런 기사가 나오느냐”고 임 실장이 힐난했다고 한다.

8개월 동안 추적해 팩트를 보도한 가치중립적 기사를 이렇듯 제멋대로 해석한 게 흥미롭다. 대북정책을 둘러싼 의견 대립이 치열하단 방증이다.

일가 이룬 전문가 그룹

대북정책을 협상파, 원칙파로 패를 나눠 들여다보는 게 옳지 않을뿐더러 그것은 실상과 다르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그렇더라도 정책 의견이 둘로 나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협상파, 원칙파 견해를 요약하면 이렇다.

“한반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면 북한을 테이블 앞에 앉혀놓고 변화시켜야 한다. 전략적 관여(strategic engagement)가 필요하다.”



“정상회담을 했으면 북한에 이용당하고 지지층이 이반했을 것이다. 대화해서 얻을 게 없다. 제재가 북한을 변화시키는 수단이다.”

관여정책을 지지하는 한 여권 인사는 “협상파, 원칙파라고 하면 안 된다. 대화파, 제재파라고 표현하는 게 중립적이지 않은가. 원칙파란 말을 쓰면 그 주장이 옳은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원칙파 중심에 바로 ‘특정 서클’이 있다. 이 서클은 두뇌집단이면서 사교모임이다.

서울국제포럼(SFIA·The·Seoul Forum for International Affairs)은 1986년 비영리·초당파 조직으로 출범했다. 이사, 회원 가운데 외국인이 없는데도 영어로 홈페이지를 꾸린 데서 미뤄볼 수 있듯, 대외관계 전문가가 대거 포진해 있다.

이홍구(76) 전 국무총리, 김경원(74) 전 주미대사·한승주(70) 전 외무부 장관(고려대 명예교수)이 포럼 산파 역할을 맡았다. 이 전 총리가 의장, 한 전 장관이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회장은 김달중(72) 연세대 명예교수.

류진(52) 풍산 회장이 재정을 지원한다. 이 포럼 부회장인 그는 미국 내 인맥이 두텁기로 유명하다. 콜린 파월 전 국무부 장관, 앨 고어 전 부통령과도 가깝다. 류 회장이 태국 방콕에서 연 만찬 행사 때 파월 전 장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이 회동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류 회장 부친인 고(故) 류찬우 회장은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가까웠다. 풍산은 소총·유탄발사기 탄환을 생산하는 방위산업체다.

통일 정책을 총괄하는 현인택(56) 장관은 이 포럼 이사다. 한승주 전 장관이 고려대에서 교편 잡을 때 직계 제자. 현 장관도 고려대 교수로 일했다. 한 전 장관 학맥을 이은 정치학자로 평가받는다.

이상우(72)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의장도 이 포럼 임원이다.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하면서 안보정책 재편 논의에 폭넓게 관여하고 있다. 국방부 장관 직속으로 출범한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가 최근 대통령 직속으로 재편됐는데, 이 과정에서 이 의장이 힘을 발휘했다는 시각이 많다.

이 의장은 북한이 고향인 학자그룹에서 좌장 역할을 해왔다. 대표적인 대북 강경론자인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대표는 이 의장의 매부. 국가안전기획부장 특보를 지낸 이 대표도 서울국제포럼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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