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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속 국방개혁을 고발한다 <下> 해군·해병대

“해군-해병대 10만으로 늘려야 한다”

  • 이정훈 기자│hoon@donga.com

“해군-해병대 10만으로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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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배정된 예산이 적었다고 해서 무조건 해병대를 두둔할 수는 없다. 해병대에는 그들도 모르는 고질이 있기 때문이다. 전방의 육군 사단에선 연대를 돌려가며 고르게 최전방을 경험시킨다. 그러나 해병대는 고정 불변이다. 물도 고여 있으면 썩는데, 부대가 고정돼 있으면 복무 태만과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심리학자들은 그 유명한 해병대의 기합도 한번 배정되면 계속 같은 곳에서 근무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원인이 라고 분석한다.

전쟁에서 이기려면 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부대를 일부 빼내, 상대의 뒤통수를 치는 기습을 해야 한다. 전투 중인 부대를 빼내는 것을 ‘접적이탈(接敵離脫)’이라고 한다. 일부 부대를 접적이탈시키면 나머지 부대가 맡아야 하는 전선이 늘어나기에, 전선 지휘관들은 접적이탈 명령을 극도로 싫어한다. 이러한 접적이탈을 강행해 대승을 거둔 것이 인천상륙작전이다. 당시 접적이탈 대상 부대는 한국 육군의 17연대였다.

해병대 2사단은 육군 사단처럼 김포-강화 지역을 경계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해병대는 “육군 같았으면 2.5개 사단이 맡았어야 할 지역을 해병대는 한 개 사단으로 지킨다”며 자랑스러워한다. 그러나 이 자랑의 이면에 심각한 병폐가 숨어 있다. 맡은 지역이 너무 넓다보니 해병대 2사단은 예비부대 없이 모든 연대를 경계작전에 투입하고 있다. 백령도의 6여단과 연평도의 연평부대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고인 물 증후군이 발생하고, 육군보다도 더 지역에 고착돼버렸다.

해병대 항공단 창설해야

어렵겠지만 해병대 2사단은 2개 연대로 경계를 하고 1개 연대는 접적이탈 작전에 대비해 예비로 뽑아 상륙군 훈련을 시켜야 한다. 그리고 육군처럼 세 연대를 돌려가며 경계와 상륙을 모두 경험하게 해야 한다.



그런데 해병대 1사단은 상륙군이라는 이유로 훈련 삼아 GOP 경계에 투입될 때를 제외하곤 아예 전선 경험을 하지 않고 있다. 중추 상륙군이라면 전선 경험이 많아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 문제는 해병대 1사단 예하 대대들을 2사단과 6여단, 연평부대 예하의 대대들과 교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지금 해병대에 꼭 필요한 것은 헬기 항공단 창설이다. 한국은 국산 기동헬기인 수리온을 개발한 데 이어 한국형 공격헬기를 개발하려고 한다. 이 헬기를 양산하면 해병대에도 제공해야 한다. 항공단 운영을 위해서는 2000명 정도가 필요하다. 다행히도 해병대는 오락가락한 국방개혁 덕분에 1000명을 증원받게 됐으니 이들을 활용해야 한다. 나머지 병력은 불필요한 조직에서 차출한다. 연평도 포격전 후 합참이 해병대 사령부를 중심으로 만들어준 서북도서방어사는 해병대조차 필요 없다고 하는 군더더기다.

전쟁을 아는 사람들은 백령도와 연평도에 여단과 마이너스 연대라는 큰 병력을 배치한 것도 낭비 중의 낭비라고 지적한다. 섬 방어는 화력과 공군력, 해군력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할 수 있으니 도서 방어 병력은 최소화하고 해병대 항공단 창설 요원으로 돌려야 한다. 이로써 공지기동 해병대를 만든다면, C4I 체제 확충이 필요하다. 여기에 투입할 요원도 서방사 해체와 도서부대 축소로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필요한 것이 ‘기간(基幹)편성’체제의 도입이다.

기간편성이란 평시에는 장교와 부사관만으로 부대를 운영하다 유사시 동원된 사병을 입소시켜 큰 부대를 만드는 것이다. 기간편성을 가장 잘하는 것이 일본 자위대다. 자위대의 평시 병력은 23만도 되지 않지만 유사시 80만으로 늘어난다. 예산 확보와 기간편성은 해병대를 진짜 상륙군으로 만드는 두 바퀴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해군은 자기 필요에 의한 비전을 내놓았다. 그러나 앞으로의 비전은 해병대와 연계해 그려야 한다. 미래의 해병대를 그릴 수 있다면, 해군 비전은 더 명확히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해병대를 상륙군화하는 방안을 거론했지만, 한국 능력으로는 상당시간이 지나도 사단 규모의 해병대를 상륙시키기 어렵다. 이 때문에 연대 규모의 해병대(연대상륙단)를 상륙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연대상륙단을 상륙시키는 데도 해군은 상당한 전력 증강을 필요로 한다.

독도함 3척으로 늘려야

한국 해군이 자랑하는 헬기탑재 대형상륙함(LPH)인 독도함은 대대상륙단을 간신히 태울 수 있는 규모다. 따라서 연대상륙단을 가동하려면 하루빨리 독도급을 3척으로 늘려야 한다. 독도함은 12~16대의 헬기를 실을 수 있으니 3척이 있으면 연대상륙단이 탈 헬기항공단도 얼추 싣는다. 해병대 상륙단이 전투를 치르며 상륙하는 것을 ‘돌격상륙’이라고 한다. 이로써 교두보가 확보돼 후속부대가 들어오는 것은 ‘행정상륙’이라고 한다.

한 개의 연대상륙단이 돌격상륙에 성공하면, 해군은 재빨리 두 개의 연대상륙단을 행정상륙시켜, 해병대가 사단 규모로 진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해병대가 소모할 군수품을 교두보에 신속히 양륙(揚陸)하는 작전을 펼친다. 한반도 전구(戰區)는 좁기 때문에 해군이 신속히 기동하면 약간의 시차를 두고 사단급 상륙이라는 ‘초대형 훅’을 날릴 수 있다. 이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제해권 확보인데, 이는 뒤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그리고 같은 시각 반대편 해안으로 대대상륙단을 투입하는 ‘스몰 훅’을 날린다. 상륙함(LST)은 중대에 못미치는 병력과 장비를 싣기 때문에 스몰 훅을 날리려면 해군은 8척의 상륙함을 갖고 있어야 한다. 현재 해군은 4척의 상륙함을 갖고 있으니 두 배로 늘려야 한다. 대대상륙단이 돌격상륙에 성공하면 바로 2개의 대대상륙단을 행정상륙시켜 연대 규모의 해병대가 내륙으로 돌진하게 한다.

양면(兩面)작전 강요는 적을 패주시키는 지름길이다. 그때 미 해군이 1개 해병대 원정군을 투입한다면 상황은 급속도로 유리해진다.

한쪽에서는 미 해병대 원정군과 한국 해병대 대대상륙단(상륙 후 연대상륙단으로 확대), 다른 쪽에서는 한국 해병대 연대상륙단(상륙 후 사단으로 확대)이 상륙해 평양을 점령하고 양쪽을 이어버리면 한반도 위기는 중국군이 개입할 틈을 주지 않고 조기에 진압될 수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한국 해병대는 한미연합을 강조한다. 전작권 전환 후에도 공군은 미 공군과 연합으로 작전하기로 했는데, 해병대도 같은 구도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적은 절대로 바보가 아니다. 그들은 한국 해병대가 해군 상륙함을 타고 몰려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상륙함은 덩치는 큰데 속도는 느리고 방어장비는 미약하니 최고의 표적이 된다. 북한 잠수함정이 어뢰를 쏴 이들을 격침시킨다면 한국군 작전은 순식간에 엉켜버린다. 어디에서도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는 것이다.

적은 선제공격으로 더 큰 도발을 할 수 있다. 그들이 정한‘D-데이’이전에 상어급과 연어급 잠수함정을 한국의 큰 항구로 침투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어뢰를 쏴 항구로 들어오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나 초대형 유조선을 격침시키면, 모든 해운사는 한국행을 거부하게 된다. 항구로 들어오는 항로는 가라앉은 배로 막혀버리니 항구도 봉쇄한 효과를 거두게 된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 기름값은 천정부지로 솟아오르고 한국민은 공황 상태에 빠지게 된다. 한국은 상륙전 감행을 생각하지도 못하는 상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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