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TV를 썩 만족스럽게 보는 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TV 방송내용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조사에서 절반이 넘는 61.2%가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했다. 재미가 없거나 원하는 프로그램이 없다, 중복된 프로그램이 많다, 광고가 너무 많다, 신속·공정치 못하다, 선정적이다, 현실성이 없다 등이 불만족스러운 이유였다.
KBS의 시청료 인상 움직임과 연일 인터넷을 달구는 케이블TV의 선정성 논란, 지상파 TV 중간광고 허용 논란…. 이런 시끌벅적한 이야기에도 TV 보는 게 더없이 만족스럽고 가정에 아무런 갈등이 없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아 고민인 직장인이라면 한번 주목해볼 만한 이야기가 있다. 최근 국내에 번역 소개된 ‘1日30分’이란 책에 나오는 대목이다.
“여러분의 회사에는 쓸모없는 상사가 있지 않나? 아침, 정시에 출근해 생산적인 일은 거의 하지 않고 회사에 1엔의 이익이라도 올리기는커녕 4만엔의 손실을 가져와 회사의 짐이 되는 중년 무리 말이다. 그들이 비즈니스에서 쓸모없는 인간이 된 이유는 명백하다. 퇴근 후 동료와 술집으로 향하고, 전철에서 스포츠신문을 읽으며, 집에 오면 TV 야구중계를 보며 맥주를 마신다. 비즈니스 서적을 읽거나 세미나에 참가하지도 않으면서 적극적인 사고는 제로에 가깝다. 회사에 입사한 지 20, 30년이 지나 시대가 변하고 직장에서 요구하는 능력 역시 크게 달라졌는데도 새로운 지식을 거의 습득하지 않은 상태에 있다. 결국 지금까지 자기 자신에게 어떠한 투자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저자는 ‘종신고용 신화’가 사라지고, 초저금리시대인 요즘 같은 때 수익률이 가장 높은 투자는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라며 계속해서 아픈 곳을 찌른다.
“당신에게 일정한 수입을 가져다줄 직장이 없으면 지금 커가는 자녀의 대학 진학을 책임질 수 없다. 당신과 반려자의 수입 합계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되지 않으면 자녀에게 충분한 교육 혜택을 줄 수 없다. 이것은 현실적인 문제다. 여기까지 읽은 당신에게 질문하고 싶다. 당신은 앞으로도 전철에서 스포츠신문을 읽겠습니까? 당신은 앞으로도 TV 오락프로를 보시겠습니까?”
짐작하겠지만 ‘1日30分’은 일종의 자기계발서다. 이 책의 저자 후루이치 유키오는 요미우리신문사 카메라 기자로 일하다 서른 살에 유학을 결심해 미국 뉴욕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그뿐만 아니라 서른이 넘어서 습득한 영어 실력으로 일본 내 몇 안 되는 영어 발음 교정 권위자가 돼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TV 안 보면 건강보조식품 불필요”
자기계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30분 단위로 공부해볼 것을 권하는 저자는, 하루 일정에 공부 시간을 추가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한때 ‘아침형 인간’이 바람을 일으킨 적도 있지만 후루이치 유키오는 잠을 줄이는 것보다 훨씬 쉽게 시간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바로 ‘TV 안 보기’ 혹은 ‘TV 시청 시간 줄이기’다.
“수면 시간을 줄일 필요 없이 지금까지 TV 시청에 할애했던 시간을 자기 투자의 시간으로 돌리면 된다. TV를 멀리하면, 항상 시간에 쫓긴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무료함이 밀려오며 할 일이 없어질 것이다. 다른 직장인이 오락프로를 보며 깔깔대고 있을 때 여러분은 자신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공부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