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9월호

오래된 선풍기

  • 입력2005-08-25 16:48: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오래된 선풍기
    얼마 전부터 방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난다고양이 울음소리인가도 싶다누가 끙끙 앓는 소리 같기도 하다알고 보니 선풍기 삐걱대는 소리다

    결혼하면서 장만하여아이들보다 나이 많은 선풍기천천히 돌면 힘이 덜 들 터인데치매라도 걸렸는지덜덜거리며 강풍만 뿜어댄다

    밤만 되면 손마디가 쑤시다며아내가 선풍기 소리를 낸다열두 살 된 선풍기랑아이 둘 낳은 아내가 함께 앓는 저녁덜 힘들라고 기름을 쳐 주고덜 아프라고 손을 만져 주어도 소용이 없다

    새 선풍기를 들여 놓으면아내가 덜 아플까 싶은데아내는 손사래를 친다삐걱대고 소리 지르며 살아온 세월이이제는 추억이라며선풍기를 쓰다듬는다









    시마당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