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호

서울시 자활사업 총괄하는 서울광역자활센터장 정호성

  • 글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사진 / 김형우 기자

    입력2011-02-23 18: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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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자활사업 총괄하는 서울광역자활센터장 정호성
    “자활사업은 배고픈 사람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일입니다. 노동을 통해 스스로 빈곤을 이겨낼 기회를 주는 거죠.”

    지난해 12월 문을 연 서울광역자활센터의 정호성(54) 센터장은 빈민운동가 출신이다. 서울 성북구 산동네에서 자란 그는 신학교에 진학한 뒤 자연스레 빈민운동에 뛰어들었고, 그 과정에서 가난한 이들에게 필요한 건 당장 먹을 밥이 아니라 일자리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알코올중독이나 우울증으로 폐인처럼 살던 분들이 일을 시작하면서 달라지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자신의 힘으로 생활을 꾸리면 스스로를 존중하게 되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고, 결국엔 ‘나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됩니다.”

    그는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 함께 가난한 이들에게 취업에 필요한 기술을 가르쳐주고 일자리를 알선하는 자활사업을 시작했다. 그 자신도 운전, 자동차정비 등의 기술을 배워 운수회사와 자동차정비소 등에서 일하며 생계를 꾸렸다. 이 활동은 1997년 외환위기 때 실직자가 크게 늘면서 새로운 형태의 복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국고 지원이 시작됐고, 2000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시행되면서부터는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자활지원센터가 설치됐다.

    이번에 만들어진 서울광역자활센터는 서울시내 24개 자치구에 설치된 자활지원센터의 컨트롤 타워 구실을 하기 위한 곳. 그간의 경험을 인정받아 첫 센터장에 임명된 정씨는 “각 지역센터가 자체적으로 운영해온 프로그램과 사업 내용을 총괄 관리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자활공동체가 만든 물품의 판로를 개척하며, 자활사업 활동가의 교육 등에 앞장서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타까운 건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시의회가 갈등을 빚으면서 우리 센터 운영비를 비롯해 올해 신설·증액한 복지 예산이 집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에요. 어서 해법이 마련돼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자활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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