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로프로세싱으로 4세대 원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한미원자력협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역설한 장순흥 교수.
“일본 민주당은 원전 제로를 실시 하겠다고 하면서도 롯카쇼무라의 재처리공장과 연구용 고속증식로 ‘몬쥬(文殊)’는 계속 가동하겠다고 했다. 원전 제로를 하면서 재처리공장을 가동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인데, 재처리공장이 있는 롯카쇼무라 주민의 항의 때문이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을 두려워하는 일반 국민과 재처리공장에 의지해 지역경제가 운영되는 롯카쇼무라 주민의 요구를 모두 반영하다보니 희한한 궤변을 내놓은 것이다. 교도통신 기자는 그것을 지적하며 뚝심 있게 나가는 한국 원자력을 부러워하더라.”
▼ 우리의 대선 후보들은 어떤가.
“에너지원(源)은 크게 화석과 원자력, 신재생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중 비중이 가장 적은 것이 2.2%의 전기를 생산하는 신재생이다. 2.2%에서 수력이 1.4%, 쓰레기 소각이 0.7%를 차지하니, 순수 신재생은 0.1%밖에 되지 않는다. 순수 신재생의 비율이 이렇게 낮은 것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안철수 후보는 원자력은 증설하지 않고 신재생을 20%로 늘려 온실가스를 25% 줄이겠다고 했다.
신재생을 20%로 늘리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한데, 그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과학을 하신 분이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곤란하다. 문재인 후보는 원전을 점차적으로 줄인다는 탈핵 의지를 밝혔고, 박근혜 후보는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증설에 반대한다고 했다. 두 후보가 탈핵을 주장하고 한 후보만 조건부 찬성이다. 에너지가 없으면 환경도 못 지키고 경제도 무너진다는 것을 후보들은 모르는가.”
▼ 에너지가 없으면 환경도 못 지킨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
“현대는 에너지, 환경, 경제금융이라는 3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에너지가 없으면 경제와 금융이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환경문제는 에너지를 풍족하게 쓰지 못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인류가 건강하게 살 수 있게 된 것은 깨끗한 물을 많이 확보했기 때문인데, 이는 넉넉한 숲이 있어야 가능하다. 에너지가 부족해 나무를 온통 베어낸다면 깨끗한 물을 많이 마련할 수 없다. 에너지가 없으면 환경은 유지되지 못한다.”
▼ 후쿠시마 사고로 원전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이다. 이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후쿠시마 사고에서 방사선으로 숨진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방사선을 가장 많이 쬔 사람은 사고 수습에 나섰던 후쿠시마 발전소 직원들이었는데 언론의 과장된 보도로 오히려 주변 시민들이 방사능 공포에 빠졌다. 그 결과 많은 이가 집을 떠나 피난소에서 지내다가 연로하신 분이 700여 명 사망했다. 공포가 만든 피란이 더 큰 희생을 가져온 것이다. 이러한 점을 분명히 알릴 필요가 있다.
한국 원자력발전 단가는 kWh당 39원 정도로 매우 저렴하다. 덕분에 한국의 kWh당 전기값은 84원으로 일본 202원, 미국 115원, 프랑스 142원에 비해 월등히 낮아졌다. 그러나 후쿠시마 사고로 원전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졌으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첫째는 원전 운용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개해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둘째로는 지역 주민들의 수용성이 높아지도록 끊임없이 원자력을 설명하며 유대를 강화해야 한다. 국내외 원자력 안전기관으로부터 지속적인 검증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맹목적인 부정과 두려움에 빠지는 것은 합리적인 대안 도출을 막는다. 우리 국민도 한국 원자력을 질타하기에 앞서 에너지 안보를 위해 애쓰는 원전인들을 격려해주었으면 한다.”
▼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을 만난 것으로 아는데.
“지난 8월에 만났다. 그는 ‘화석에너지는 온실가스를 생산해서 문제다. 원자력과 신재생만 온실가스를 생산하지 않는데 신재생은 너무 비싸다. 태양광발전은 태양이 뜨지 않는 밤에는 하지 못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 배터리 능력에도 한계가 있어 전 세계 태양광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는 배터리에 저장해도 10분 만에 다 소모돼버린다’고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