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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청년 기업가로 키워 함경도 보내야죠”

‘소셜 벤처’ 투자로 세상 바꾸는 김정태 MYSC 대표

  • 구해우 | 미래전략연구원 원장,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탈북 청년 기업가로 키워 함경도 보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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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는 사람이 만든다

“탈북 청년 기업가로 키워 함경도 보내야죠”

2015년 미국 아시아재단 펠로로 선발돼 활동했다.

▼ ‘유엔사무총장’에 언급된 한 유엔 대사의 다음과 같은 발언이 인상적이더군요. “유엔 사무총장은 미국 대통령 레이건과 같은 효과적인 의사 전달자요, 고르바초프 같은 개혁가면서, 키신저 같은 외교관의 자질과 아이아코카와 같은 경영자 자질을 갖춰야 한다”는.

“이상적인 유엔 사무총장상을 언급한 것인데, 구조적으로 그런 사람이 사무총장으로 선발되지 않습니다. 사무총장을 뽑는 구조 자체가 가장 탁월한 사람을 뽑는 게 아니라 누구에게도 미움 받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을 뽑는 절차입니다. 유엔 사무총장은 국제정치의 현실을 보여주는 거울이라고 합니다. 사무총장의 겉으로 나타난 리더십 또한 국제정치의 현실을 반영한 것일 뿐입니다. 반기문 총장 또한 국제정치 현실에 적합한 사람이던 것이고요.”

▼ 같은 책에서 “‘사람의 차이’가 ‘조직 성과의 차이’를 가져온다”고 주장하던데 구체적으로 어떤 뜻인가요.   

“탐스 슈즈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기존의 대기업은 탐스 같은 스타트업보다 더 강력한 인적 자원과 자산을 가졌지만, 성공하는 스타트업이 내놓는 기발한 아이디어 같은 부분에서는 약합니다. 기왕에 가진 자원이 아니라 ‘사람’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사람의 차이가 자원의 차이를 이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가 수없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 스타트업이 주목받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고요.”

탐스는 ‘기부를 파는 기업’이다. 소비자가 신발 한 켤레를 구매하면 회사가 아프리카 등 가난한 지역 어린이에게 한 켤레를 기부한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웠다. 탐스는 2006년 창업 후 7년 만에 1000만 켤레 판매를 돌파했다.



▼ ‘우리는 실크로드로 간다’라는 제목의 책도 공저로 펴냈더군요. 박근혜 대통령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주창한 바 있습니다. 한국이라는 개별 국가의 시각을 넘어 유라시아적 관점을 갖는 것도 시스템 싱킹이겠죠. 실크로드가 청년 세대에게 어떤 의미를 준다고 봅니까.



새로운 길, 정해진 길 

“학교에서 배울 때는 실크로드에 정해진 길이 있는 줄 알았어요. 여기서부터 저기까지가 실크로드라고 규정된 것으로 여겼는데 그런 게 전혀 없더군요. 지역마다, 사람마다 각각의 실크로드가 존재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정해진 길을 찾아 재빨리 그곳으로 가라고 가르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남이 걷지 않은 새로운 길을 찾는 것, 글로벌 관점에서 사안을 보는 것을 청년들이 실크로드에서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 김 대표는 세계화가 진행되는 외부 조건에 맞춰 적극적, 능동적으로 세계에 뛰어든 청년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최근 청년들의 동향을 보면 공무원, 대기업, 공기업에 매달리는 등 도전적, 창조적 자세가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런 현상의 기저에 무엇이 있다고 생각합니까.   

“최근 읽은 보고서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millenials)’는 역대 어느 세대보다 기업가적인 멘털리티를 가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보고서의 결론을 보면 기업가적 멘털리티를 가졌을 뿐 기업가적 액티비티는 역사상 가장 낮다고 해요.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비슷한 추세입니다. 위험을 껴안는 도전을 가장 안 하는 집단이 밀레니얼 세대인 셈이죠. 학자금 대출이라든지, 미흡한 사회보장 시스템이라든지 하는 것이 발목을 잡는 것도 같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가리킨다. 윌리엄 스트라우스가 1991년 출간한 ‘세대들, 미국 미래의 역사’에서 처음 사용했다.

▼ 청년들이 가진 기업가적 멘털리티를 간질일 방법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는 제목의 저서에서는 최고(the best)가 아니라 유일함(the only)으로 승부를 내라고 주장하던데요.

“스타트업에서 답을 찾아야죠. 과거의 패러다임과 다르게 조직이나 자원을 갖추지 않아도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원의 제약, 조직의 미비 같은 제한 사항이 오히려 혁신의 원천이 될 수 있어요. 다만 청년 세대는 폭발적 경제성장기를 살아간 선배 세대보다 운신의 폭이 좁은 측면이 있습니다. 정해진 길, 정해진 직업을 찾아가려는 것에도 이 같은 측면이 영향을 미쳤고요.

세상이 빠르게 변합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말을 인용하면 세계가 야구장인 줄 알고 야구하는 법만 배웠는데, 입장해보니 축구장으로 바뀐 경우가 잦아요. 그런데 학교에서는 아직도 야구만 가르칩니다. 축구장이 앞으로 수영장이 될지, 레슬링장이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결국은 문제 해결 역량을 키우는 게 해법이라고 봐요. 학교 교육도 문제 해결 역량을 갖추게 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하고요”



하드웨어, 시스템, 문화

▼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주창했습니다. 국가 브랜드로 ‘CREATIVE 한국’을 내세웠고요. 비판적인 이들은 창조경제니 하는 게 공허하다고 주장합니다. 박근혜 정부의 권위주의적 문화가 창조적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데 부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비판하기도 하고요. 청년 세대의 시각으로 정부가 내놓은 창조경제론에 대해 얘기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비전으로서는 나쁠 게 하나도 없죠. 도전을 하고 가치를 만들어내자는 소프트웨어적 측면에서도 가치가 있는 표현이고요. 그런데 소프트웨어가 움직이려면 그것이 가동될 하드웨어가 준비돼야 합니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스탠퍼드대 디스쿨(d.School)이 내놓은 콘텐츠 중 ‘메이크 스페이스-창의와 혁신을 이끄는 공간 디자인’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환경, 공간이 인간의 창의와 혁신을 규정한다는 내용인데요. 일례로 영국 의회와 한국 국회, 청와대와 백악관의 공간 구조의 차이가 굉장히 많은 결과의 차이를 낸다고 하겠습니다.

정치인이나 리더들이 창조경제 같은 구호만 외치지 말고, 청년들이 창안한 소프트웨어가 버그를 일으키지 않고 원활하게 돌아갈 하드웨어, 시스템, 문화를 어떻게 구축할지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 흙수저, 헬조선 등 회의적 담론도 나옵니다. 이런 담론을 어떻게 봅니까.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를 박탈당하는 사회는 건강하지 못한 것이죠. 청년뿐 아니라 시니어 세대도 경제적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다문화 가정, 경력단절 여성의 경우는 또 어떻습니까. ‘어떻게 기회를 박탈당하지 않게 할 것인지’가 초점이 돼야 해요. 국가 정책 등 공공 영역도 중요하지만 민간이 할 역할이 많습니다. 누가 사회에 기여하는 멋진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드는지 경쟁하는 환경이 조성되면 좋겠어요.”





신동아 2016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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