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인 루니가 ‘스리섬’을 가졌다고 추가로 폭로한 영국 데일리미러의 후속 기사(위). 루니의 매춘상대인 제니 톰슨(왼쪽)과 헬렌우드.
루니 같은 유명 인사는 전자에 속할 듯하다. 돈도 잘 벌고 유명하며 아름다운 아내도 이미 있다. 아내 입장에서는 남부러울 것 없는 남편이 왜 매춘부와 관계를 가지는지 이해가 안 될 법도 하다. 연구자들은 이런 부류에서는 ‘성적인 환상’이나 ‘성적인 소망’이 중요한 동기가 된다고 본다.
부인이나 애인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관계를 가질 수 있는 상대이긴 하지만 환상을 주지는 못하기 때문에 성적 욕구가 마음껏 충족되지 않는 것이다. 우선 부인이나 애인의 경우 상대를 배려하고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해야 한다. 즉 애인이나 부인은 남성에게 심리적인 부담을 준다. 성적인 환상을 품고 있으면서도 부인이나 애인에게는 말도 꺼낼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매춘부는 성적인 환상, 흥분, 호기심을 충족해주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섹스와 돈을 교환하는 것이므로 인간관계에 따른 추가적 부담이 없으면서 원하는 것을 채울 수 있다.
루니의 경우 비록 아내의 외모가 출중하다고 하지만 임신한 상태인 아내로는 충족되지 않는 자기 내부의 성적인 환상이 제어하기 힘들 정도로 커져서 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할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매춘부를 찾게 된 것일 수 있다. 그는 성적 환상을 충족하면서도 공개될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같은 매춘부와 여러 번 관계를 맺는 방법을 택한 것일 수 있다.
반면 성 매수를 제외한 다른 방식으로는 여성과 관계를 맺는 데 문제가 있는 남성은 대부분 여성에게 그리 매력을 주지 못하는 타입이다. 이들은 수줍음, 두려움, 노령, 장애 등으로 여성과 사귀기 힘든 상태다. 따라서 이들은 성 매수를 하긴 하지만, 그들이 원하는 것은 매춘부가 아니라 여성 자체다. 이들에게 매춘부는 욕망을 충족해주는 대상이라기보다는 외로움을 덜어주는 대상에 가깝다. 만손은 이들에게는 ‘여성을 지배하고 여성에게 복수하려는 갈망’도 잠재되어 있다고 말한다. 이들에게 성은 이러한 감정을 분출하는 수단이 된다.
그러나 실제로 남성이 성을 사는 이유는 더 복잡하다. 그저 순간적인 충동 때문에 성 매수를 하는 남성도 많을 것이고,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섞여서 반복해 성 매수를 하는 남성도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상대인 매춘부에게 성적 쾌락의 충족만을 원하지만 다른 이는 다정함, 상냥함, 애정, 환상의 충족까지 원하기도 한다. 심지어 매춘부에게 ‘지성(知性)’을 원하는 남성도 있다고 한다.
매춘부와의 관계설정 방법은 두 유형으로 나뉘는데 하나는 여러 매춘부와 일회성 관계를 추구하는 타입이다. 다른 하나는 한 매춘부를 반복적으로 찾는 타입이다. 매춘을 하는 상당수 남성은 전자에 속하는 것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후자도 적지 않다. 루니는 톰슨과 적어도 7회 이상 관계했으니 후자에 속하는 셈이다. 매춘을 하는 남성은 그 동기와 행동 양상이 어떠하든 여성을 상품화한다는 점에선 차이가 없다.
섹스 스캔들의 사회적 효능?
성 매수를 어떤 측면으로 보는지에 따라 정책도 달라진다. 일부 학자는 성 매수는 필요악이라고 본다. 그러나 다른 학자는 여성의 영혼을 내버리고 몸만 취하는 사악한 행위로 본다. 전자는 아무래도 성매매를 합법화하자는 주장에 너그러운 입장일 것이다. 후자는 성매매를 전면 금지하자는 입장을 옹호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성매매 정책도 나라마다 다르다. 다수의 국가는 법으로 성매매를 금지하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성매매 자체를 건드리지는 않고 인신매매, 강압 같은 불법적인 측면만 규제한다. 독일이나 네덜란드는 성매매를 합법화하고 있다.
스웨덴은 독특한 실험을 하고 있다. 이 나라는 성을 파는 행위는 처벌하지 않고 성을 사는 행위만 처벌하는 제도를 택했다. 매춘을 하는 여성이 사회적 약자이고 대개 자발적인 의사가 아니라 빚 같은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성을 판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매춘부를 처벌한다고 해도 별 효과가 없으니 성을 사는 쪽만 처벌하자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