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방송가 화제

막장, 파격 이미지 벗고 신선한 엔터테인먼트 채널 안착

tvN, 지상파를 누르나?

  • 김희연│자유기고가 foolfox@naver.com│

막장, 파격 이미지 벗고 신선한 엔터테인먼트 채널 안착

2/4
“채널을 돌리다가 스캔들이 나오면 호기심이 생겨서 가끔 봤어요. 말도 안 되는 내용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보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프로그램에 대해 주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눠본 적은 없어요. 남에게 봤다는 말도 안 하고, 남이 본다는 말을 들은 적도 없고요.”

50대 주부인 김영애씨와 같은 반응이 일반적이었다. 방영 당시 스캔들의 최고 시청률은 4%를 넘어섰고, tvN은 몰라도 ‘스캔들’은 많은 사람의 입소문을 타며 유명세를 얻었다. 자체 제작 프로그램 최초의 대박이었지만, 스캔들은 ‘케이블이 말초적인 재미만을 추구하고 질은 떨어지는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퍼뜨리는 데도 공헌을 했다. 케이블 채널들은 앞다퉈 스캔들을 본뜬 가짜 다큐멘터리 형식의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다. 스캔들은 불륜 추적보다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둔 ‘스캔들 2.0’이라는 새로운 버전으로 거듭나 2009년 1월부터 9월까지 방송되기도 했다.

‘tvNgels(티브이 엔젤스)’라는 서바이벌 오락 프로그램도 스캔들과 비슷한 맥락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 프로그램은 여성들끼리 게임을 통해 경쟁을 벌이는, 이른바 ‘섹시 스타’를 뽑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미니 한복, 교복, 비키니 등 노출이 심한 출연자의 복장이나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자세와 남성 MC의 과도한 반응 등으로 케이블 프로그램의 저질 논란을 증폭시켰다. 그러나 논란 속에서도 tvNgels는 높은 인기에 힘입어 조금씩 방식을 바꿔가며 3시즌까지 제작됐고, 2007년 11월까지 방송됐다. 이런 프로그램들로 인해 tvN은 방송위원회 제재 단골 채널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채널 이미지의 변화 도모

한 해 두 해가 지나면서 tvN에는 뚜렷한 변화가 생겼다. 저질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프로그램들이 대폭 종영되고, 새로 편성된 프로그램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선두주자가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다. 2007년 4월 선보인 ‘막돼먹은 영애씨’는 드라마에 다큐멘터리 형식을 도입한 다큐드라마다. 개그우먼 김현숙씨가 분한 주인공 ‘이영애’는 평범한 얼굴에 통통한 몸매를 지닌 직장 여성이다. 주인공이 직장에서 겪는 애환과 연애에서 느끼는 고민을 다룬 에피소드가 매회 펼쳐지고, 총 16회의 에피소드가 하나의 시즌으로 묶여 전파를 탔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20~30대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현재 6시즌이 방영 중이다. 금요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이 드라마는 서른둘 노처녀인 영애씨가 계약직에서 벗어나 정규직 사원, 그리고 대리로 승진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은 높은 인기를 반영해 16부작을 넘어 23부작으로 제작됐다. 또한 다큐멘터리 효과를 살리기 위해 6mm 카메라로 찍어오다가, 5시즌부터는 해외 판매 등을 염두에 두고 HD(고선명) 화질로 제작 중이다.

‘막돼먹은 영애씨’ 외에도 케이블 채널에서 제작한 드라마들 가운데 화제가 된 작품이 몇몇 있다. 온미디어 계열의 OCN이 TV무비라는 이름으로 ‘메디컬 기방 영화관’‘가족연애사’‘직장연애사’ ‘천일야화’등의 드라마를 방영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시청률이 높은 케이블 드라마들은 탄탄한 내용과 독특한 구성을 가지고 있지만, 아무래도 성에 관한 표현이 공중파에 비해 높은 수위인 덕분에 이목을 끌 수 있었다. 많은 드라마 중에서 ‘막돼먹은 영애씨’가 새로운 차원을 연 드라마로 평가받는 것도 미혼 직장 여성들의 일상을 그대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지상파 드라마가 천문학적인 제작비로 만들어진 대작과 비상식적 설정이 얽히고설킨 가족 드라마로 양분되는 동안, 오히려 케이블에선 신선한 소재와 형식, 주제를 들고 나옴으로써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이다.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을 것”

tvN의 변화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서서히 다가왔지만, tvN으로서는 일순간 제작 방향을 바꾼 것과도 같았다. 한때 19세 미만 시청 금지물이 자체 제작 프로그램의 30%에 달했으나, 현재는 19세 금지물이 단 한 편도 없다. 앞으로 20세부터 49세까지를 중심으로 하는, 온 가족이 즐기는 종합오락채널로 자리 잡는다는 것이 tvN의 방향이고 전략이다. 이 때문에 초기 채널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 스캔들이나 tvNgels 같은 프로그램은 재방송조차 하지 않고 있다.

“채널 아이덴티티에 맞는지가 프로그램 제작과 편성의 기준입니다. tvN의 아이덴티티는 밝음, 경쾌함, 참신함입니다. 낡고, 불쾌하고, 어두운 느낌을 주는 프로그램은 과감하게 제외했습니다.”

2/4
김희연│자유기고가 foolfox@naver.com│
목록 닫기

막장, 파격 이미지 벗고 신선한 엔터테인먼트 채널 안착

댓글 창 닫기

2021/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