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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리포트

흑인 여성이 말하는 한국이 싫어질 때

“클럽, 식당, 버스… 미묘한 차별 경험”

  • 로라 엘리자베스 친드(Laura Elizabeth Chinde) 자유기고가

흑인 여성이 말하는 한국이 싫어질 때

  • ●“뚫어지게 응시하는 시선”
    ● “고정관념과 싸워 나아지는 중”
흑인 여성이 말하는 한국이 싫어질 때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위해선 일정량의 비가 필요하듯이, 이국땅에서 잘 지내기 위해선 얼마간의 역경이 불가피하다. 요즘 한국은 여러 나라 사람이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찾아오는 허브국가 중 하나가 되고 있다. 학위에서부터 취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회가 세계의 다양한 포인트에 있는 사람들을 이 반도로 불러들인다. 인천국제공항에 수하물이 도착하면서 이들의 새로운 이야기도 시작된다.

한국에서 아프리카계 여성은 가장 복잡하고 가장 잘못 이해되고 있는 외국인 그룹 중 하나일 것이다. 불행히도 이들은 한국에 도착하면서 몇 가지 부정적 경험에 직면한다. 이것은 주로 흑인이면서 여성인 점에 바탕을 둔 차별인데, 몇몇 흑인 여성은 한국의 공공장소에서 자신을 향한 무례하고 차별적인 행동을 감수해야 한다. 이런 장소에는 나이트클럽도 포함된다.


“버스 승차는 ‘익스트림 스포츠’ 같다”

얼마 전 몇몇 흑인 여성은 식사하기 위해 서울 홍대 부근의 한 레스토랑을 찾았다. 옆자리의 한 술 취한 한국 고객은 이들의 존재에 거부감을 느꼈는지 이들에게 “나가라”고 요구했다. 이들이 결국 나갔음에도 이 고객은 계속 소리쳤다. 출동한 경찰은 이 아프리카계 친구들에게 경찰서에 와줄 것을 요구했고, 결국 이 친구들은 경찰서에서 몇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이것은 언어적 의사소통의 문제를 넘어선 인종과 연관된 문제로 비쳤다.

이런 일은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그래서 한국에 거주하는 흑인 여성들은 서로 이런저런 조언과 도움을 주기 위해 ‘BWIK(Black Women In Korea)’라는 모임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 모임에는 700명 이상이 참여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흑인 여성인 오펜츠 머퍼리(Ofentse Maphari)는 한국 생활이 주는 여러 좋은 점을 이야기하면서도 한 영어권 매체에 “한국에 거주하는 흑인 여성이 (다른 많은 승객의 주목을 받으면서) 버스에 승차하는 것은 ‘익스트림 스포츠’ 같다”고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한국인들은 외국인에게 관대하다. 그러나 아직 내가 극복하기 힘든 일은 ‘누군가가 흑인 여성일 때 연세가 있는 한국인들은 이 여성을 뚫어지게 응시한다’는 점이다…이런 것은 이 여성에겐 ‘구경거리가 되고 있다’는 불편한 느낌을 준다. 내가 ‘아프리카에서 왔다’고 유창한 영어로 말했을 때 한 노년의 한국 남성은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선 영어가 공용어라는 점을 알지 못했다.”


‘흑인 소녀의 마법’

그러나 한국에 거주하는 흑인 여성의 상황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본다. 한국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하는 아프리카 가나(Ghana) 출신 여성인 아사레(E. J. Asare)는 얼마 전 가나와 한국의 우정, 사랑, 가족, 음식, 음악, 춤 문화 사이의 보편성을 소개하는 그림책을 썼다.

케냐 출신 흑인 여성인 앙가(M. J. Anga)는 높은 학점으로 숙명여대 학부과정과 고려대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앙가는 “흑인 여성은 스포츠와 음악에만 능하다는 고정관념과 싸우고 있다. 지금까지 잘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흑인 여성의 권리 신장을 위한 ‘흑인 소녀의 마법(Black Girl Magic)’ 운동 등에 따르면, 한국에서 흑인 여성에 대한 인종주의를 근절하는 이상적인 상태에 도달하기까지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더 남아 있다.

※ 필자인 로라 엘리자베스 친드는 에콰도르 출신으로 고려대에서 미디어학을 수학했습니다.




신동아 2019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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