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1월호

무거운 차, 빠른 차는 ‘기름 먹는 하마’

  • 글: 김현우 순천대 BK21 계약교수·자동차공학 www.carznme.com

    입력2002-11-06 10: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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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거운 차, 빠른 차는 ‘기름 먹는 하마’
    자동차를 살 때 눈여겨보는 것 중 하나가 이른바 ‘공식 연비’다. 그런데 많은 운전자들이 “자동차가 실제로 소모하는 연료량은 공식 연비와 차이가 크다”며 불만을 표한다. 이 때문에 공식 연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실제 사정에 잘 맞는 연비 시험모드를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 관련부처에선 현재의 공식 연비에서 15% 정도 감한 값을 연비 기준으로 삼자는 안이 거론되기도 한다.

    그러나 15% 낮은 수치를 공식 연비로 삼는다 해도 운전자에게 경제적으로 이익이 될 것은 없다. 공식 연비는 엄격하게 제한된 조건에서 수행된 시험결과다. 따라서 운전자의 주행조건이 이 시험조건과 일치하지 않는 한 공식 연비와는 다른 연비를 얻을 수밖에 없다.

    같은 자동차를 운전할 경우에도 계절에 따라 연비가 다르고, 체증이 심한 대도시를 주행할 때와 차량 정체가 없는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의 연비가 상당히 다르다는 것은 운전자들이 경험으로 알고 있다.

    동일한 주행조건이 아니면 차종이 같아도 각각의 자동차가 서로 다른 연비를 보이는 게 당연하다. 운전자가 공식 연비를 측정할 때와 다른 조건에서 주로 차를 몬다면 공식 연비보다 낮거나 높은 연비를 얻을 수도 있다. 공식 연비는 절대적인 값이 아니고, 주행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값이다.

    그렇다면 내 차의 연비가 공식 연비에 비해 낮다고 불평할 게 아니라 어떤 이유로 공식 연비보다 낮은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연비를 얻을 수 있는지에 관심을 갖는 것이 훨씬 더 생산적이다.



    연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자동차의 중량이다. 공식 연비의 시험중량은 운전자나 화물을 싣지 않은 빈 차의 무게, 즉 공차 중량에 두 명의 성인이 탑승한 정도인 136kg을 더한 수치다. 따라서 평소 성인 두 명이 탄 것보다 더 무거운 상태로 주행한다면 실제 연비는 공식 연비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트렁크를 정리한다든지, 연료탱크에 연료를 반쯤만 채우고 다니는 등 자동차를 가볍게 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공식 연비 시험모드의 평균속도와 최고속도는 각각 시속 34.1km, 91.2km다. 그러므로 평균속도보다 느리거나, 혹은 최고속도보다 빠른 속도로 운전한다면 연비 면에서 유리할 것이 없다. 과속운전을 할 경우 연료가 대개 20% 이상 더 소모된다. 평소 주행거리가 짧아서 시동을 자주 걸거나 엔진의 워밍업을 반복하는 것도 연비가 떨어지는 원인이 된다.

    아울러 엔진고장이 없는 상태를 유지하도록 자동차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엔진의 연료 공급량 제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산소센서가 고장나면 연료 소모가 늘어난다. 엔진에 이상이 있는데도 시동이 꺼지지 않는다고 그냥 차를 몰고다니면 연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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