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중식 기자]
“남은 기록은 박 대통령을 탄핵시킨 ‘승자의 축포’뿐이다. 역사를 연속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라도 박근혜 정부의 공과(功過)에 대한 평가는 필요하고, 누군가는 있는 그대로 기록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역사를 전공하고 오랜 기자 생활을 한 만큼, 그 시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성찰하려는 노력이 책 곳곳에서 눈에 띈다.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의 기회주의적 속성을 비판하고, 로마제국사에 나타난 황제들의 몰락을 초유의 대통령 탄핵 과정과 비교 분석한 대목에선 혜안(慧眼)이 돋보인다. 최순실을 아는 사람들이 침묵하면서 당시 ‘긴급대응팀’이 결성되지 못한 사연도 흥미롭다.
책은 그가 2019년 6월호부터 5회에 걸쳐 ‘신동아’에 연재한 ‘대통령 박근혜 최후 140일’ 수기(手記)에 바탕한다. 첫 연재를 할 때만 해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50%를 상회하고 박근혜 시대에 대한 냉소적인 분위기가 팽배해 주변의 우려가 컸지만, 그의 수기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나로서도 당시 기억을 되살리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연재하면서 독자 반응을 보고 큰 용기를 얻어 다시 펜을 들었다. 이 책은 박근혜 시대의 복고나 복원이라는 협소한 차원이 아니라 역사의 복원으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미완(未完)의 시대’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가 이 책에 흐르는 문제의식이다.”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한 그는 문화일보 공채 1기 출신으로, 23년간 정치부 기자와 워싱턴 특파원으로 활동했다. 2014년 7월부터 3년간 청와대 비서관을 지내면서 ‘박근혜 시대’ 최후를 기록했다.
배수강 편집장
bsk@donga.com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키듯, 평범한 이웃들이 나라를 지켰다고 생각합니다. ‘남도 나와 같이, 겉도 속과 같이, 끝도 시작과 같이’ 살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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