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실 가운데 마룻바닥에서 쿵쾅거리고 뛰놀던 아이들을 김용택 선생님이 앞으로 불러 모은다. 미운 7살, 8살이라고 했던가. 아이들은 잘 모이지도 않고 모인 뒤에도 계속해서 재잘거린다. 조용히 하라고 김용택 선생님이 고함을 질러도 악동들은 좀처럼 그치지 않는다. .
교실 뒷벽에는 아이들이 그린 그림과 동시가 붙어있는데, 그 중에 ‘다슬기’라는 시가 있었다.
동시에 나올 만큼 다슬기는 섬진강 최상류인 이곳 임실군 덕치면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음식이다. 물이 맑은 섬진강 상류에서는 바위틈에 붙어있는 다슬기를 손쉽게 잡을 수 있다. 다슬기는 민물고둥으로 알려져 있는데, 충청도 지방에서는 올갱이라고도 한다. 소라같이 생겼지만 크기가 작아서 그 살을 먹기보다는 국물을 많이 이용한다. 다슬기는 맛도 일품이지만 영양도 무시할 수 없다. 다슬기 국물은 푸른빛을 띠는데 이는 혈액 속의 헤모글로빈을 만드는 구리 성분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들은 다슬기가 간기능을 회복하고 황달기를 없애며 이뇨작용을 촉진한다고 믿었다.
몸 속의 독소를 빼내고 부종을 내리며 눈을 밝게 한다는 의서의 기록도 있다. 다슬기는 김시인의 고향 근방 마을 60여 리 물길에서 잡힌 것이 가장 맛있다고 한다.
“오늘 오후에는 선생님 시골집에 가서 다슬기수제비탕을 끓여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