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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점 새 단장한 교보문고 김성룡 대표

“POD 서비스로 누구나 저자(著者) 되는 시대 열린다”

광화문점 새 단장한 교보문고 김성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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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보문고 광화문점이 5개월에 걸친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8월27일 다시 문을 열었다. 1981년 개점한 광화문점은 1991년 10주년을 맞아 공간을 정비한 후 이번이 두 번째 리노베이션이다. ‘소통하는 미래형 서점’으로 탈바꿈한 교보문고 광화문점 새 단장의 의미를 김성룡 대표에게 들었다.
광화문점 새 단장한 교보문고 김성룡 대표
휴대전화가 없던 1990년대 초. 서울 시내 중심가에서 누군가를 만날라치면 대개 ‘교보에서 만나자’며 교보문고를 약속장소로 잡곤 했다. 단일층 국내 최대 매장을 자랑하는 그 넓은 공간을 굳이 약속장소로 택한 이유는 누구든 먼저 온 사람이 심심치 않게 기다릴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새로 나온 책을 둘러보거나, 잡지를 뒤적이거나, 그것도 아니면 문방구나 팬시용품을 고르며 시간을 보내면 됐다. 그러니 약속시간보다 조금 늦어도 먼저 온 사람에게 덜 미안한 곳이 교보문고였다.

광화문과 종로 등 시내에 다른 볼일을 보러 왔다가 자투리 시간이 나면 발길이 닿는 곳 역시 교보문고다. 광화문 인근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가운데에는 교보문고를 일의 능률이 떨어지는 오후에 잠시 짬을 내 이 책 저 책을 뒤적이며 머리를 식히는 휴식 공간으로 활용하는 이도 많다.

그러니 교보문고 광화문점이 리노베이션을 하느라 문을 닫은 5개월 동안 서울 시내에 나왔다가 마땅히 시간 보낼 곳이 없어 불편을 느낀 이가 적지 않았을 것이다. 기자도 그런 사람 중 하나다. 이곳이 새 단장을 마치고 다시 문을 연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한동안 만나지 못한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된 듯 반가운 마음이 든 것도 그 때문이다.

자연채광 가미해 밝아진 매장

8월31일 오후. 평일 낮이지만 교보문고는 많은 사람으로 북적였다. 지하보도를 통해 교보문고로 들어서자 외국(어) 서적 코너가 바로 눈에 들어왔다. 글로벌화 트렌드에 맞춰 외국어와 외국 서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였다.



김성룡(57) 교보문고 대표이사는 1981년 교보문고가 처음 문을 열 당시 외국 서적 코너를 맡으며 교보문고와 인연을 맺었다. 그로부터 꼬박 30년을 ‘교보문고맨’으로 외길을 걸어왔다. 2008년 대표이사에 오른 그는 ‘교보문고 출신 1호 사장’이다. 새 광화문 매장을 둘러본 다음날인 9월1일, 김 대표를 인터뷰했다.

▼ 무엇보다 외국 서적 코너가 출입구 가까이에 전진 배치된 것이 눈에 띄더군요.

“외국 서적 코너는 교보문고가 문을 연 30년 전부터 남다른 상징성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장삿속으로만 따지자면 외서 코너는 수지가 맞지 않아요. 그렇지만 창업주께선 교보문고 개점을 앞두고 ‘국내 서적으로만 대형 서점을 하려면 문을 열지 말라’고 하실 정도로 외서 코너에 각별한 의미를 두셨습니다.

교보문고의 탄생에는 ‘국민교육진흥’이라는 교보생명의 설립 취지가 맞닿아 있습니다. 창업주께선 국민교육진흥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방편으로 교보문고를 개장하면서 무엇보다 선진 지식 전달을 중요시하셨어요. 당시 선진 지식이라고 하면 여러 분야에서 우리보다 앞서 있던 외국의 지식이 담긴 책을 빼놓을 수 없었죠.

그래서 많은 연구자와 지식인이 ‘교보문고가 외서 코너를 충실히 운영해온 덕분에 연구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높이 평가하십니다. 외서 코너를 운영한 것이 자극이 돼 한국의 출판문화 발전에 기여한 측면도 있고요.”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변화는 기존의 종로 방면 출입구를 없애고 시원한 광장형 출입구로 넓힌 점이다. 이른바 선큰가든이다. 메인 출입구에서부터 주요 통로에 이르는 서점 내부에 자연채광이 가능하도록 천장을 투명하게 만든 것도 이채롭다.

“열린 광장을 지향하는 선큰가든에서는 사인회 등 문화행사를 열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선큰가든 주변에 공원과 중학천이 조성될 예정이어서 만남의 광장으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종로 쪽 지상에서 지하 1층 교보문고 매장으로 내려오는 계단은 절반은 나무로, 나머지 절반은 대리석으로 마감했다. 나무로 된 계단에선 여러 쌍의 남녀가 자리를 잡고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벌써부터 만남의 광장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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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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