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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은 ‘세계적 명품공항’으로 매일 진화 중

‘스페셜리스트’ 성시철 사장

김포공항은 ‘세계적 명품공항’으로 매일 진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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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IT 친환경 엔터테인먼트’ 청사진
  • ● 항공안전 세계최고…고객만족 1위
  • ● 1조 시장규모 첨단 공항기술 개발
  • ● 임금 삭감해 저소득층 일자리 제공
김포공항은 ‘세계적 명품공항’으로 매일 진화 중
17년 전인 1992년 12월23일 대학생이던 기자는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떠났다. 지도 하나 달랑 들고 유럽대륙을 한 달여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당시 유행했던 배낭여행이었다. 김포공항 국제선 제2청사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출국수속을 밟던 기억이 난다.

2001년 3월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하기 전까지 김포공항은 세계 28개국 71개 도시로 통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제공항이었다. 현재 성인이 된 국민 중 상당수는 김포공항 출입국장에서의 희로애락이나 만남과 헤어짐의 추억 한두 가지를 갖고 있을 것이다. 인천국제공항 개항 이후 김포공항은 국내선 전용 공항으로 전환되어 옛 명성을 잃어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2004년 하네다공항과 연결되는 서울-도쿄 셔틀노선이 들어서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김포와 하네다가 각각 서울과 도쿄의 도심에서 가깝다는 점에 착안한 사업이었는데 결과적으로 대성공이었다.

2004년 이후 기자는 도쿄로 여러 번 출장을 다녀왔다. 서울 시내 충정로 회사 사무실에서 나와 지하철로 김포공항으로 이동, 비행기로 하네다 공항에 도착, 모노레일로 도쿄 시내 하마마쓰초까지 가는 여정이었다. 귀국할 때는 반대 코스. 몇 번 왔다갔다하다보니 충정로와 하마마쓰초가 같은 도시에 있는 느낌마저 들었다.

글로컬리즘의 중심

김포공항을 되살린 기관은 공기업인 한국공항공사다. 이 회사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맡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국내 14개 공항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 관할하의 국제공항은 김포, 김해, 제주, 대구, 무안, 양양, 청주공항이고 국내공항은 울산, 광주, 포항, 군산, 사천, 여수, 원주공항이다. 이들 공항에 9개국 45개 국제노선과 21개 국내노선이 취항하고 있다.



‘세계화’와 ‘지방화’가 모두 중요한 ‘글로컬리즘(glocalism)’의 시대에 공항의 가치는 점점 커지고 있다. 훌륭한 항공 시스템은 도시 발전이나 개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선 없어서는 안 될 요소가 됐다. 지난해 한국공항공사가 관할하는 공항들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로부터 ‘항공안전 세계최고’ 평가를 받았다. 성시철(成始喆·59) 사장은 그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김포공항은 ‘항공기 정시 도착률 세계 1위’에도 올랐다. 올해 한국능률협회 평가에선 ‘고객만족대상’ ‘최고수준 서비스품질(AAA)’로 인정받았다.

한국공항공사는 그린 에어포트(Green Airport), 비즈 포트(Biz-Port)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독자 개발한 항공안전장비는 “끝없는 개선노력과 도전정신의 결과”(국민일보 2009년 7월23일자)로 평가됐다. 임직원들은 노사합의로 임금 6.4%를 삭감해 여론의 갈채를 받았다.(서울신문 2009년 9월18일자)

한국공항공사는 1980년 설립된 한국공항공단이 공사로 전환된 곳이다. 성시철 사장은 최초의 내부승진 사장이다. 건국대 경영학과, 고려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교통부장관 비서관 등 공직에서 일해오다 1980년 11월 한국공항공사에 임용됐다. 그 뒤로는 줄곧 이 회사에서 근무해 2005년 5월 부사장에 올랐다. 이명박 정부가 2008년 8월 그를 사장에 임명했을 때 회사 안팎에서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안전이 생명인 공항은 1년 365일 중 364일을 잘하고 하루만 실수를 해도 대형사고로 이어진다. 진작 공항 전문가가 사장이 됐어야 했다”는 것이다.

성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쉼 없이 개혁을 독려하고 있다고 한다. 김포공항 변신이나 공항기술 독자개발과 같은 일은 낙하산 사장이었다면 불가능했다는 것. 성 사장은 ‘스페셜리스트’로서 자신의 장점을 입증해 보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게 공항업무 관련 정부 부처의 시각이다. 11월9일 서울 강서구 과해동 김포공항 내 한국공항공사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 한국공항공사 웹 사이트에 들어가봤어요. 초기화면 한복판에 ‘하늘을 여는 사람들!’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던데요. 이 회사만의 독특한 조직문화가 있나요.

“그 문구 바로 아래에 ‘세계적인 공항운영 전문기업’이라는 글귀도 있어요. 저희 임직원은 ‘공항이라는 중요하고 특수한 분야의 전문가’라는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공항은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이죠. 어떠한 실수도 용납될 수 없습니다. 무사안일이 없어요.”

▼ 지난 2001년 우리나라는 미국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항공등급 2등급 판정을 받았죠. 항공안전 후진국 오명을 쓰게 돼 난리가 났었는데 지금은 어떤가요. 공항의 안전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요.

“항공안전평가 결과는 전세계 항공당국은 물론 항공교통 이용객들에게도 해당국가의 항공안전지표로 인식되고 있어 중요합니다. 우리는 전국 14개 공항이 국제적 기준에 맞도록 항행안전장비를 확충했고 운영규정을 효율적으로 점검해왔어요.”

▼ 2등급 판정 문제에서는 완전히 벗어나게 됐나요.

“그렇죠. 지난해 ICAO로부터 항공안전 세계최고로 평가받은 게 그 증거죠. 100점 만점에 98.9점을 얻었죠. 항공안전에 필요한 시스템을 모두 구축해놓고 있고 실제로 이 시스템을 잘 운영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 그렇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어서 사고가 난다면….

“저희 직원들의 위기관리 능력을 신뢰합니다. 긴박한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슬기롭게 대처할 줄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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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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