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호

“내가 버틸수록 KT 더 어려워져” 내정 15일 만에 물러난 윤경림은 누구?

[Who’s who] 구현모 현 대표 영입 인사… “輿‧검찰 압박 못 견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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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준 기자

    mrfair30@donga.com

    입력2023-03-24 1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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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경림 차기 KT 대표이사 후보(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 [KT]

    윤경림 차기 KT 대표이사 후보(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 [KT]

    22일 KT 이사회 조찬 간담회에서 윤경림(60) 차기 KT 대표이사 후보(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가 참석자들에게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로 내정된 지 15일 만이다. 이날 이사진이 윤 후보를 만류했지만 그는 “내가 버틸수록 KT가 더 어려워진다”고 뜻을 꺾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31일 주주총회에서 윤 후보의 대표 선임 안건에 대한 찬반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업계에서는 윤 후보가 사의를 표명한 까닭을 여권의 압박‧검찰 수사 등 ‘외풍(外風)’으로 보고 있다. 그는 2021년 구현모 현 KT 대표가 영입한 인사다. 구 대표 역시 국민연금의 반대‧검경 수사 등 외부 압박으로 대표 연임에 도전했다가 포기한 바 있다. 윤 후보는 구 대표의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회사)’ 전략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이어갈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받았다.

    윤 후보의 최종 후보 선출 과정에선 권은희 전 새누리당 의원, 윤석열 국민캠프 미래전략위원장을 지낸 김성태 전 의원, 고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장 등 다수 여권 인사가 하마평에 올랐다가 모두 고배를 마셨다. 지난달 28일 윤 후보를 포함한 KT 전‧현직 임원 4명이 최종 면접 대상자로 선정되자 2일 뒤 국민의힘 소속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철저히 내부 특정인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이권 카르텔을 유지하려는 전형적인 수법”이라며 윤 후보를 “구현모 대표의 아바타”라고 비판했다.

    7일 한 시민 단체가 서울중앙지검에 구 대표와 윤 후보를 고발하면서 검찰 수사도 시작됐다. 고발 내용은 구 대표의 친형이 운영하는 자동차용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을 2021년 7월 현대차가 인수하는 과정에 구 대표와 윤 후보가 관여했다는 게 골자다. 당시 윤 후보는 현대차 부사장으로 재직했는데, 현대차가 구 대표의 친형 회사를 거액에 인수한 지 두 달 뒤 구 대표가 새로이 마련한 KT 임원 자리에 윤 후보가 발탁됐다는 것. 여기에 KT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2대주주 현대차그룹이 주주총회에서 윤 후보 대표 선임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윤 후보가 사의 의지를 굳히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 통신업체 고위관계자는 “윤 후보가 현재 자신을 겨냥한 비판과 수사를 의식하지 않기란 사실상 불가능 한 것 아니겠느냐. 설령 대표 임명까지 강행해도 문제”라며 “통신사업엔 정부의 인허가가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차기 대표가 된다 해도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윤 후보도 이를 알고 물러난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구체적 사실을 파악하긴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윤 후보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경영과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LG데이콤과 하나로통신을 거쳐 2006년 KT에 신사업추진실장으로 입사했고, 이후 KT 미래융합추진실장을 맡아 블록체인, 커넥티드카, 인공지능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을 발굴했다. 글로벌부문장을 겸직하면서 해외 사업도 담당했다. 자리를 옮겨 CJ그룹 미디어사업 담당 부사장, 현대자동차 오픈이노베이션전략사업부장(부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2021년 9월 KT로 돌아와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을 맡아 통신과 타 산업 간 협력 업무를 담당해왔다. 3월 7일 차기 KT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낙점됐다.



    이현준 기자

    이현준 기자

    대학에서 보건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했습니다. 여성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관심이 많습니다. 설령 많은 사람이 읽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겐 가치 있는 기사를 쓰길 원합니다. 펜의 무게가 주는 책임감을 잊지 않고 옳은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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