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944년 서울 출생<br>▼ 배재고, 육사 25기<br>▼ 1995년 6사단장<br>▼ 1997년 육본 인사참모부장<br>▼ 1998년 수도방위사령관<br>▼ 2000년 합참 작전본부장<br>▼ 2002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br>▼ 2003~2005년 육군참모총장
기자 : 어떤 나라든 군 작통권(작전통제권)을 갖고 있는 게 정상이죠. 한미 공동행사든 아니든 현재 우리의 작통권 구조는 비정상 아닌가요? 미국의 다른 동맹국들 예를 봐도…
남재준 장군 : 잠깐, 그걸 비정상으로…
기자 : 아니, 기본적인 형태로 보면…
남 장군 : 비정상이라고 단정하면 5000년 역사를 부정하는 얘기가 되기 때문에…
기자 : 5000년 역사를 부정하다니요? 그건 또 무슨 말씀이신지…
남 장군 : 인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얘기합니다. 전쟁을 떠나서는 역사를 얘기할 수 없어요. 역사를 보면 무수한 나라가 서로 동맹을 맺지 않았습니까. 군사동맹을 맺으면서 자국의 생존을 도모해온 것이 인류 역사의 본질입니다….
기자 :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동맹이 비정상이라는 게 아니고요. 동맹을 맺은 상태에서 유사시 도와주면 되잖아요. 꼭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으로 묶여 있어야 동맹이 가능한가, 그게 의문이라는 거죠.
외국의 경우 군 장성은 전역 후에도 장군으로 불린다. 물론 예우 차원이다. 이 기사에서는 그 관례를 존중해 남재준(南在俊·63) 예비역 대장의 호칭을 ‘남 장군’으로 통일하기로 한다.
남 장군은 예상한 대로 전작권 환수에 대해 강한 반대 논리를 펼쳤다. 일부 질문에 대해서는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그를 ‘참여정부’와 대립한 ‘보수 군심(軍心)의 아이콘’이라 부른다면 과한 표현일까.
참여정부 첫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그가 2006년 12월26일 역대 군수뇌부 기자회견에 나와 노무현 대통령의 안보정책을 비판하는 성명 발표에 동참한 것은 뜻밖이었지만, 그의 성격을 감안하면 이해 못할 바도 아니었다. 그는 모임 참석 직후 ‘동아일보’ 기자가 전화를 걸어 “현 정부에서 육참총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모임 참석이 부담스럽지 않았느냐”고 묻자 이렇게 말했다.
“군인은 조국을 위해 충성하고 신명을 바치는 것이지, 특정 정당이나 정부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다. 나도 그런 소신으로 평생을 군에 바쳤다.”
“군인에게 가장 명예로운 죽음은 戰死”
인터뷰는 1월8일 오전 그의 집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전역 후 첫 공식 인터뷰다. 그는 정초 심한 독감을 앓았다고 했다. 아직 다 낫지 않아 이날 아침에도 병원에 다녀왔다는데, 흡연은 상관없는지 탁자에 담뱃갑과 재떨이가 기세 좋게 자리잡고 있었다. 얼굴에는 특유의 홍조가 깃들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