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0일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주니어피겨선수권대회에서 우승, 한국 피겨스케이팅 100년사(史)에 새 이정표를 세운 김연아(16·군포 수리고)의 얼굴에선 함박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대회 직전에 바꾼 스케이트화가 발에 안 맞아 발목을 다쳤지만, ‘경기에 강하다’는 그간의 평가처럼 화려한 기술과 자신감 넘치는 연기로 동갑내기 라이벌인 일본의 아사다 마오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일곱 살 때 처음 스케이트를 신고 2년 만에 동계체전 초등부에서 금메달을 따며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2005년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을 제패하며 한국 피겨의 미래로 떠올랐다.
2개월 차이로 나이제한에 걸려 토리노 동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김연아는 161㎝, 40㎏의 이상적 신체조건에 점프력과 표현력이 뛰어나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이 기대된다. 빙상연맹에서는 전담 외국인 코치를 물색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1980년대 올림픽 2연패의 주인공 카트리나 비트와 같은 세계적 은반 요정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