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전 과장은 2004년 발생한 유영철 사건을 수사할 당시 수사 책임자였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수사기록이면서 수사형사의 못다 한 ‘고백’이다. 사실 이 내용은 영화로 먼저 계획됐다. 지난해 말에는 영화제작을 알리는 기자회견도 열었다. 당시 선글라스를 낀 강 전 과장의 모습은 화제를 뿌렸다.
“영화를 한창 준비하는데 경제위기가 터졌습니다. 시나리오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중단됐어요. 아쉽죠. 하지만 포기하진 않았습니다. 조만간 될 겁니다.”
유영철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책의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는 명예롭지 못하게 옷을 벗은 경찰조직에 대한 회한, 김승연 회장 사건에 대한 수사 책임자로서의 심경도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우리 사회에 뜨거운 관심과 논란을 불러온 김승연 회장 사건은 전현직 경찰 수뇌부의 암투, 그리고 일부 정치권의 압력까지 얽혀 있는 난제였다. 결론적으로 나는 이 사건의 수사 책임자로서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 늑장수사는 물론이고 사건 용의자와의 가당치도 않은 밀착설에 휘말려 수사 도중 직위해제라는 가혹한 운명에 처하게 되었다.…부디 이 책을 읽는 독자 여러분과 경찰 후배들에게는 (영화 ‘형사 25시’의 주인공) 요한 모리츠가 겪었던 가혹한 운명이 비켜가기를 간절히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