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호

‘아리랑’ 춤으로 국내 무대 복귀하는 재미무용가 김명수

  • 글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사진 / 장승윤 기자

    입력2010-10-05 14: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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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랑’ 춤으로 국내 무대 복귀하는 재미무용가 김명수
    “아리랑은 수백 년 동안 우리 민족이 불러온 애환의 노래잖아요. 조상들이 전쟁이나 가난 때문에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헤맬 때 ‘아리랑’을 불렀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한테 이 춤도 그런 의미였어요. 망명자 아닌 망명자로 20년 넘게 떠돌았는데, 이 공연을 하며 저의 ‘아리랑 고개’를 넘고 싶은 마음이었지요. 굽이굽이 열두 고개를 넘어 마침내 자유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추는 춤입니다.”

    소설가 황석영씨의 전 부인으로 월북과 망명, 이혼 등 곡절 많은 삶을 살아온 재미무용가 김명수(56)씨가 오랜만에 한국 무대에 선다. 10월1일부터 국립극장에서 공연되는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아리랑(ARIRANG:KOREAN RITUAL SOLOS)’ 무대를 통해서다. 2005~06년 뉴욕에서 공연한 작품을 한국에 들고 들어오면서 그는 설레는 만큼 두렵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혼 이후 “이제는 무거운 짐을 벗어던지고 춤꾼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 싶다”고 고백한 뒤 4년 만의 귀향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그는 뉴욕에서 춤꾼으로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살았다.

    “북한, 미국, 한국을 오가면서도 내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춤이 있기 때문이라는 걸 알았지요. ‘춤만이 나의 무기’라고 생각하니 집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 노력 덕분에 ‘아리랑’은 미국의 무용평론가 로버트 존슨으로부터 뉴욕 무용 부문 ‘베스트 서프라이즈(Best Suprise)’로 선정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뉴욕타임스’의 무용평론가 실비안 골드는 “김명수의 춤에서는 발을 내디디는 것조차 엄청난 기술이 필요하다. 마치 용암을 가로지르듯 다리를 앞으로 밀어내는 동안 어깨와 머리가 울리고 바로 그 순간 인체는 정지되는가 하면 흔들린다”는 리뷰를 썼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일곱 가지 솔로춤을 선보인다. 흰색 장삼과 오방색 가사를 입고 모란꽃과 함박꽃으로 양손을 장식한 채 선보이는 ‘나비춤’, 밝은 흰색 의상에 명주수건을 들고 추는 살풀이 등이 포함돼 있다. 학창시절 전국 무용콩쿠르 발레 솔로부문에서 대상을 받고, 전통춤 전문가 이매방 선생을 사사했으며, 북한에서 최승희의 제자 김해춘과 공동 안무를 하기도 했던 그의 춤 실력을 속속들이 보여주는 자리다.



    “이제는 개인사를 떨치고 고국에서 진짜 춤꾼으로 인정받고 싶습니다. 두렵고 떨리지만 그만큼 더 절박하게 추겠습니다.”



    He & S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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