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량이 이끄는 수직 발사대에 실린 현무-1. 최근 한국은 사일로에서 발사되는 현무-2와 순항미사일인 현무-3 개발에 성공했다.
그로부터 3개월 뒤인 10월9일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두 달 후인 12월21일 노 대통령은 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의 연설을 했다. 이 날 노대통령은 “북한이 (7월5일) 미사일을 쐈다. 강원도 북쪽 어디에서, 저 함경북도 앞바다 어느 쪽으로 미사일을 쏘았는데, 한국으로 그 미사일이 날아오지 않는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 않으냐? 다 알고 있는 일이지 않으냐?”고 했다.
그는 무려 1시간 10분이나 연설했으나, 10월9일의 북한 핵실험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반대하는 예비역 장성들을 향해 “자기 군대의 작전통제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군대를 만들어놓고, 나 국방장관이오, 나 참모총장이오, 그렇게 별 달고 거들먹거린다” “미국 바짓가랑이에 매달려 가지고, 미국 엉덩이 뒤에 숨어서, ‘형님, 형님…, 형님 백만 믿겠습니다’라는 말만 했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대통령 연임제 개헌 의지를 밝힌 올해 초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상대로, 독재는 했지만 안보와 경제를 살려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자신 가운데, 누가 더 ‘나쁜 대통령’인지를 가리는 논쟁을 하려다 실패했다.
한국 위협하는 北 미사일 전력
지난해 7월5일 북한은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대포동 2호 한 발을, 강원 안변군 깃대령에서 스커드 B 계열 다섯 발과 노동 1호 계열 한 발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사거리로 추정할 경우 이중 다섯 발은 유사시 한국으로 날아올 수밖에 없다. 대포동 2호는 사거리가 길어 일본 본토나 괌 또는 알래스카를 향해 발사된다. 깃대령에서 발사된 노동 1호는 규슈(九州)를 비롯한 한반도에 가까운 일본 서부 지역을 때릴 수 있다. 하지만 다섯 발로 추정되는 스커드 B 계열은 대한해협을 넘기 힘드니, 유사시 한국으로 발사될 수밖에 없다.
7월5일의 미사일 발사를 군사훈련으로 본다면, 북한은 한 발은 미국을 억제하고, 한 발은 일본을 위협하고, 나머지 다섯 발은 한국으로 쏴 한국을 쑥대밭으로 만든 것이 된다. 이런 것을 고려한다면 평통자문회의에서 노 대통령이 한 연설은 김정일 부자의 적대 행위를 옹호한 ‘이적(利敵) 행위’에 가까운 발언으로 볼 수도 있다.
북한 미사일 위협을 억제해온 것은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의 ‘입’이 아니었다. 이 땅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억제하는 다양한 전력이 전개돼 있어 북한이 도발하지 못했던 것이다. ‘언론 자유’를 누리는 정치인들은 이러한 전력을 만드는 데 거의 기여한 것이 없다. 이 전력은 노 대통령이 나쁜 대통령이라고 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시작한 방위산업에 노 대통령이 거들먹거린다고 한 군 수뇌부와 음지에서 고생한 엔지니어들의 애국심이 보태져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