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군 전투기와 육군 유도탄사 미사일 종심타격 거리비교
공군과 종심타격 지역 겹치는 9715부대
핵탄두의 최소 무게는 1t 내외로 알려져 있는데 500㎞ 이상 날아가는 미사일은 덩치가 커서 1t 내외의 탄두를 실을 수도 있다고 한다. 따라서 MTCR은 핵미사일 개발을 막는 것을 목표로 하므로 사정거리 300㎞, 탄두중량 500㎏ 이상의 미사일은 개발하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탄두중량이 500㎏ 이하인 순항 미사일 개발에 대해서는 제한을 가하지 않는다.
MTCR에 가입하지 못하고 북한에 비해 미사일 전력이 절대적으로 열세이던 시절 한국은 ATACMS 구입과 함께 사정거리 500㎞의 순항 미사일 개발을 시도했다. 이 사업은 ‘독수리’라는 명칭으로 추진됐다. 그리고 개발에 성공한 다음에는 윤광웅 당시 국방장관이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으려는 생각으로 과거 개발에 실패함으로써 사장됐던 무기의 이름인 ‘천룡’을 붙여 공개함으로써, 독수리와 천룡이라는 닉네임도 갖게 됐다.
500㎞짜리 순항 미사일 개발에 성공한 한국은 최근 사정거리를 1000㎞와 1500㎞로 늘인 현무-3 개발에도 성공했다. 현무-3 개발이 성공할 무렵 육군은 현무-1과 현무-2, ATACMS 그리고 현무-3를 전문적으로 관리 운용할 부대로 유도탄사를 창설했다.
유도탄사는 전략부대이기에 공식적으로는 ‘9715부대’로 불린다. 이 사실은 유도탄사 설치를 확정한 대통령령 19678호의 제목이 ‘육군 제9715부대령’이라는 데서 확인된다. 이 명령은 9715부대의 임무를 ‘적지(敵地) 종심작전 지역에서의 타격 작전’이라고만 간략히 언급해놓고 있다(1조 2항).
과거 육군은 유도탄 전력을 3군사령부에서 관리하게 했다. 3군사령부는 미사일 전력을 장거리 포병전력으로 활용한 것이다. 그런데 육군은 이 부대를 떼어내 육군본부가 직접 통제하는 기능작전사령부인 유도탄사로 확대 재편했다. 수방사와 특전사 항작사의 사령관은 중장이나 유도탄사는 규모가 작아 소장이 사령관을 맡고 있다.
이러한 유도탄사에 대해 과연 소장이 지휘해야 하느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부대 규모로 보면 여단급에 불과하니 준장에게 지휘권을 맡겨도 된다는 지적이다. 이보다 더 큰 힘을 얻는 주장이 ‘유도탄사를 공군으로 전군(轉軍)시켜라’라는 것이다.
이 주장은 유도탄사의 종심타격 지역이 육군 작전 범위를 벗어나 공군 작전영역에 속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휴전선을 지키는 육군 7개 지역군단의 작전 종심은 70㎞이다. 유사시 휴전선에서부터 70㎞ 거리까지를 휘젓고 다니며 작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7개 지역군단은 70㎞까지 때릴 수 있는 포병과 70㎞를 치고들어갈 수 있는 전차와 장갑차 부대를 보유한다.
그런데 앞으로 육군이 만들겠다고 한 네 개 지역군단은 150㎞를 작전 종심으로 한다. 따라서 150㎞까지는 육군 화력이 담당하는 것이다. 휴전선에서부터 150㎞는 평양 직전을 의미하므로 이는 대단히 먼 거리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상의 타격은 공군이 담당한다.
공군은 국방개혁이 완료된 시점에서 150~300㎞의 종심타격은 FA-50 공격기와 F-16PB 전투기로 한다는 생각이다. FA-50은 한국이 개발한 T-50 고등훈련기를 개조개량한 공격기다. F-16PB는 1980년대 중반 들여온 40여 대의 구형 F-16 전투기를 가리킨다.
300~500㎞의 종심타격은 KF-16과 2010년대 중반 개발하기로 한 한국형 전투기 KFX로 하겠다는 것이다. KF-16은 F-16PB보다 신형이기에 많은 무장을 싣고 더 깊은 지역에 들어가 작전한다. 한국형 전투기 KFX는 FA-50을 개조개량해 만들 수도 있고 국제 공동 개발로 전혀 새로운 형으로 만들 수도 있다.
500~1000㎞의 종심타격은 F-15K급 전투기와 추후 도입하기로 한 스텔스 전투기로 한다는 생각이다. 40대의 F-15K를 도입하고 있는 한국은 추가로 20대의 F-15K급 전투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20대의 F-15K급 전투기 도입이 끝나면 40여 대의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하는 차기 F-X 사업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