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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바위판 같은 ‘대선 테마場’… 수혜株는 따로 있다!

대선과 증시

야바위판 같은 ‘대선 테마場’… 수혜株는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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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바위판 같은 ‘대선  테마場’… 수혜株는  따로 있다!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 관련 테마주로 거론되는 기업들 중에 실제 혜택을 보는 기업은 많지 않아 보인다.

5년 만에 돌아온 2007년 연말의 빅 이벤트는 선거 관련 수혜주가 자취를 감춘 대신 정치권의 각종 이슈와 음모론에 가까운 친인척·측근 관련 기업 수혜설이 대선 테마를 형성했다. ‘IT 버블’ 이후 코스닥을 번갈아 뒤흔든 바이오, 자원개발, 엔터테인먼트 등 여전히 수익성이 불투명한 각종 테마의 뒤를 잇는 유행으로 등장한 것이다.

국내 증시의 미래 성장동력이자 취약점인 코스닥 시장의 과거를 돌아보면 대선 테마의 등장이 그리 낯선 일은 아니다. 코스닥은 NHN, 다음, 태웅, 하나투어, 메가스터디 등 실적성장이 뒷받침된 성장주를 여럿 배출했지만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준 작전주의 명멸도 끊이지 않아 ‘도박판’으로까지 불리는 양면성을 지녔다.

특히 2000년에 증권 전문가들까지 동참해 불확실한 미래에 베팅했다 일시에 거품이 꺼지면서 큰 충격을 던진 IT 버블은 아이러니하게도 개미(개인투자자)들에게 급락 이후보다 급등 과정을 더 선명하게 각인시켰다. 실적이 전무한 IT기업 주가가 100배 이상 급등하는 과정을 지켜본 개인투자자와 작전세력들은 테마의 위력을 실감했다. 이후 코스닥에서는 바이오, 자원개발, 엔터테인먼트 등 각종 테마가 바통을 넘겨받아 급등락을 반복했다. 안정적인 투자보다는 대박을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의 투기적 매매행태도 테마의 기승을 부추겼다.

이런 상황에서 올 대선 테마는 2005년 유행한 엔터테인먼트 테마와 흡사한 양상으로 등장했다. 연예인과 정치인 등 ‘유명인 효과’를 근거로 형성됐다는 점, 실적이나 구체적인 수혜 근거보다는 일반인에게 친숙하고 이해하기 쉬운 가설과 이미지, 부풀려진 기대감이 작용한다는 점 등이 유사하다.

기업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할 때 중요한 것은 얼마의 금액을 어떤 조건(신주발행가, 보호예수 등)으로 조달하느냐이지만 연예인이나 정치인, 재벌가 인사가 참여할 경우에는 특별한 이유 없이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가 빈발했다.



엔터테인먼트주가 연예인 전속계약, 출처나 내용이 검증되지 않은 연예기사에 주가가 급등락했던 것처럼 대선 테마도 정치 기사와 지지율 조사 결과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며 개미들을 현혹한다.

대선 테마 불붙인 EG

올 증시에서 대선 테마주는 최고 10배 이상 주가가 급등했고 정치구도 변화에 발맞춰 끊임없이 ‘생물’처럼 움직였다. 박근혜 후보 관련주를 시작으로 이명박 후보의 핵심공약인 ‘대운하 수혜주’가 등장했고, 이에 맞서 범여권 정동영 후보의 공약인 ‘대륙철도 수혜주’가 맞불을 놓았다.

최근에는 ‘장외’에 있던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가 대선에 뛰어들면서 ‘이회창 관련주’가 급조되며 급등세를 보였다. 이 전 총재가 대선출마 선언을 하기 이전인 10월19일부터 이회창 관련주는 상한가 행진을 시작해 놀라운 예측력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대선 테마는 ‘대운하 수혜주’와 ‘대륙철도 수혜주’ 등 후보의 공약이 주를 이뤘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측면이 있지만 친인척이나 측근과 연관된 종목도 여전히 많다.

대선 테마에서 랠리를 선도한 것은 박근혜 후보 관련주다. 박 후보의 동생 박지만씨가 최대주주인 EG, 박근혜 후보의 사촌 박설자씨 남편인 김희용 회장의 동양물산이 ‘박근혜주’로 분류되는 종목이다.

EG는 산화철 및 페라이트 코어용 복합재료 전문생산업체로 박지만씨는 이 회사 지분의 46%를 소유한 대주주다. 상반기 매출액 105억원, 영업이익 5억원, 순이익 38억7400만원을 기록해 작년에 비해 영업이익은 감소하고 순이익은 늘었다. EG는 펀더멘털(fundamental)에 큰 변화가 없고, 박 후보가 한나라당 경선 당시 제시한 공약과도 별 연관성이 없지만 대주주가 친동생이라는 점이 수혜 기대감을 자극했다. 지난해 10월 박 전 대표가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한 뒤 보름 만에 주가가 2배로 급등했다. 앞서 5월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뒀을 때에도 주가가 급등해 박근혜 수혜주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후 등장한 것이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근거를 둔 대운하 수혜주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면서 이 후보의 경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자 관련주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부산했고, 이 과정에서 이 후보의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이 지분 6.15%를 보유한 아트라스BX가 관련주로 부각됐다.

삼호개발은 연초 이 후보 대세론이 확산되면서 주가가 급등한 대표적인 대운하 수혜주다. 수중공사 면허를 보유한 업체로 대운하 공사를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근거로 작용했다. 주당 1000원대이던 주가는 3월초 8000원까지 급등했고 이 과정에서 대주주 및 회사 관계자들이 차익을 실현하기도 했다. 이후 터널 등 지하구조물 시공 전문인 토목공사업체 특수건설도 수혜주 대열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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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창 머니투데이 증권부 기자 trendwatcher@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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