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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두려울 것 없다 한방 더 강하게 나가라”(한학자 통일교 총재)

‘정윤회 문건’ 통일교·세계일보 막전막후

“우린 두려울 것 없다 한방 더 강하게 나가라”(한학자 통일교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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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세계일보가 이 정부 교육하는 신문 돼야”(한 총재)
  • ● “미공개 핵폭탄급 특급정보 8개 있다”(신도대책위)
  • ● 세계일보 사장 교체 오락가락 해프닝 내막
  • ● “정윤회 보도는 세계일보 내부 감사와 관련”(세계일보 간부)
“우린 두려울 것 없다 한방 더 강하게 나가라”(한학자 통일교 총재)

2013년 8월 23일 경기 가평군에서 열린 ‘문선명 타계 1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한학자 통일교 총재.

2014년 세밑 한국을 뒤흔든 ‘세계일보’ 보도의 제목은 간결했다. “정윤회 ‘국정 개입’은 사실.” 11월 28일 세계일보는 “청와대 작성 감찰보고서를 단독 입수했다”면서 “공식 직함이 없는 정윤회 씨가 자신과 가까운 청와대·정치권 내부 인사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등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세간의 ‘그림자 실세’ ‘숨은 실세’ 의혹이 사실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보도했다. 청와대 3인방(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을 비롯한 10인을 후한 말 환관 ‘십상시’에 빗댄 청와대 내부 문건이 인구에 회자됐다.

십상시로 지목된 청와대 인사 8명이 보도 당일인 11월 28일 세계일보를 즉각 고소하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한 달간 수사한 검찰은 정국을 휘감은 ‘정윤회 문건’ 내용 중 ‘십상시’ 비밀회동은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정윤회 씨와 박지만(박근혜 대통령 동생) EG 회장의 권력 암투 논란을 수면으로 끌어올린 ‘미행설’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으나 비선 실세의 국정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야권은 “정윤회 의혹이 되레 커졌다”면서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1월 12일 기자회견에서 “정윤회 씨는 실세는커녕 국정 근처에도 없다”고 강조하면서 특검에 대해서도 “문건도 조작·허위로 밝혀졌고 샅샅이 뒤져도 이권이 성사됐다든지 돈을 주고받았다는 게 전혀 없는데 의혹만 가지고 특검을 하면 앞으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특검을 하는 선례가 남을 것”이라면서 반대 의사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터무니없는 일로 세상이 시끄러웠다는 것은, 국민께 송구스럽지만, 확인 안 된 일이 이렇게 논란이 되는 것은 우리 사회가 건전하지 못한 것”이라고도 했다.

“우리밖에 배워줄 사람 없다”

세계일보는 2012년 작고한 문선명 전 통일교 총재가 1989년 창간했다. 통일그룹 계열사다. 통일재단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선교회가 최대 주주다.



청와대와 세계일보가 정면 대결하는 양상이 빚어지면서 일부 통일교 신도는 통일그룹 계열사 세무조사가 강화되거나 통일교회 내부 문제 등이 불거져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이런 가운데 한학자(문선명 전 총재 부인) 통일교 총재가 목회자들을 모아놓고 현 정부와의 정면 대결을 암시한 듯한 발언을 해 세계일보에 힘을 실어줬다.

한 총재는 지난해 12월 초순 열린 훈독회에서 “우리밖에는 배워줄 사람이 없다”면서 “한방 더 강하게 나가야겠다”고 지시했다. 이 훈독회에는 조한규 세계일보 사장도 참석했고, 500명가량의 목회자가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재는 “이번에 여러분이 세계일보로 인해서 많이 좀 어떻게 될까 동요하고 우려하고 그런 식구들이 있을 거라고. 그런데 먼저 오늘 아침에 우리가 훈독했듯이 이 사건이 전환기가 된 거는 공적이냐 사적이냐를 생각해줘야 돼”라고 운을 뗐다.

한 총재는 “(세계일보가) 이 정부를 교육하는 신문이 되는 것이 맞아”라고 말하면서 “(그것이) 정의사회 구현”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나 외적인 기관들은 공적(公的)이 아니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한 총재는 “우리는 두려울 것 없어” “세계일보도 마찬가지야, 두려울 게 없어” “우리의 진실을 밝히면 돼”라고 독려했다.

이날 한 총재는 목회자들 앞에서 신임 세계일보 회장을 지명했다.

“지금 현 체제보다는 세계일보의 회장을 내가 임명할 거야. 지금 여기 왔나? 조한규 왔나?”(한 총재)

“예.”(조 사장).

“너는 말이야, 내가 새로 임명하는 회장하고 하나 돼야 해. 네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건 안 돼 이제. 그런 점에서 내가 해결해주고 떠나려고 그래. 회장이 누가 되면 좋겠나? 내가 할까?

손대오 박사 왔나? 박수해요. 이 사람이 세계일보 회장이에요. 세계일보의 머리요, 중심이야. 실행은, 지금 현재 하고 있는 조한규 사장이 모든 실무를 다 담당하겠지만.

세계일보는 한국나라뿐 아니라 세계를 요리해야 해. 지구의 미래를 밝혀줘야 해. 그러려면 중심에 참부모님을 교육해야 돼. 참부모님을 드러내야 돼. 참부모님밖에는 답이 없어. 알겠나. 조 사장? 이제는 먹혀들어갈 때가 됐어.

통일교회의 신문? 괜찮아. 무지에는 완성이 없다고 했어. 알아야 현명한 판단을 하는 거야. 이 백성이, 이 정치인들이 현명한 판단을 하려면 배워야 해. 우리밖에는 배워줄 사람이 없어. 사실 아닌가? 그러니까 한방 더 강하게 나가야겠다고, 알겠습니까?”

통일교 관계자는 한 총재의 이날 발언과 관련해 “권력을 비판하고 진실을 알리는 동시에 국민과 정치인을 계몽하는 언론의 본령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말씀 수위가 다소 높아 앞으로 정권이 교회에 불이익을 주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지 우려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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