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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특집 | 지방선거 대예측 |

전남에서 ‘여당 패배’ 이변?

  • 임동욱|광주일보 서울취재본부장 tuim3831@hanmail.net

전남에서 ‘여당 패배’ 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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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지원과 오천결사대 ‘문 댕큐’로 판 뒤집기?
    ● “여수엑스포 기억해줘” 주승용의 분투
    ● 이개호<민주당 전남지사 예상후보> “분위기 너무 좋아 걱정”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왼쪽),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월 20일 국회에서 국회의원 당선 소감을 밝히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조영철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왼쪽),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월 20일 국회에서 국회의원 당선 소감을 밝히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조영철 기자]

이낙연 전 전남지사가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로 발탁되면서 전남지사 자리는 무주공산이 됐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직 부재 전남지사 자리를 노리는 야심가들의 물밑 경쟁도 점차 본격화하고 있다. 

전반적인 선거 구도는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지난 총선에서 호남을 석권한 국민의당 양자대결 양상이다. 호남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점에서 전남지사 선거 결과가 양 당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여권에는 호남의 지지가 국정 운영 동력의 중심축이다. 국민의당으로선 당의 존립 여부가 달려 있다.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호남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당 지지율을 최대 5배 상회하는 점을 감안하면, 민주당이 크게 유리하다.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호남 민심이 집권 여당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지역 발전’이 화두가 되는 지방선거 특성상 여당 프리미엄까지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공천은 곧 당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말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전남지사 후보로 재선인 이개호 의원(담양·장성·영광·함평)이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유력 후보군이던 김영록 전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 발탁되고 우윤근 전 의원도 러시아 대사로 부임해 전남지사 선거 출마가 어렵게 됐다. 여기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정감사에서 전남지사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치적 무게감이 큰 3명이 사실상 배제된 것이다.

“제 마음도 점차 기울어”

이낙연 전남도지사가 5월 12일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후 전남도청에서 열린 퇴임식에 참석해 공무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전남도청]

이낙연 전남도지사가 5월 12일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후 전남도청에서 열린 퇴임식에 참석해 공무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전남도청]

이런 흐름을 바탕으로 이 의원은 전남지사 후보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구체화하고 있다. 이 의원은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와 만나 “주변에서 전남지사에 출마하라는 주문이 쏟아지면서 제 마음도 점차 기울고 있다”며 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최근 지역 언론의 여론조사에서 전남지사 후보 선호도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다 당 지지율도 넘쳐난다. 그는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걱정”이라고 했다. 이어 “전남의 현안을 누구보다 잘 안다. 전남도 실·국장 6년, 행정부지사 3년, 광양·여수·목포 부시장 4년 등 20년 가까이 전남에서 근무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해법을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전남의 현안과 관련해 임기 동안 최소한 5만 개 이상의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며 여러 가지 해법을 마련해두고 있다고 했다. 사실상 전남지사 도전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의원의 출마 움직임에 대해 지역 여론도 긍정적인 편이다. 원만한 성품에다 특유의 마당발로 지역 곳곳에 인맥이 상당하다고 한다.

“경선 개입하면 후폭풍 직면”

하지만 그는 보궐선거를 통해 지난 19대 국회에 진출해 1.5선에 불과하다. 정치적 중량감이 덜하고 관료 출신이라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각에서 광주·전남의 유일한 현직 의원이자 당 최고위원인 이 의원이 호남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청와대와 당이 새로운 인물을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연대 등 지방선거 판을 뒤집는 일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측은 “여권 핵심부가 전략공천 등을 통해 경선에 개입하거나 민심에 역행하는 정치공학적 접근에 나선다면 전남 민심의 후폭풍에 직면할 것”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관규 전 순천시장도 민주당 전남지사 경선에 나서겠다는 뜻을 최근 밝혔다. 고졸 출신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해 대검 중수부에 근무하면서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을 구속했다. 순천시장 재임 땐 순천만 공원을 성공적으로 만들었다. 

‘함평 나비’ 브랜드를 만든 함평 군수 출신 이석형 산림조합중앙회장도 민주당 전남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 민주당 전남지사 후보 경선에 참여, 뜻을 이루진 못했지만 순발력과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국민의당 전남지사 후보로는 박지원 의원(목포시)과 주승용 의원(여수 을)이 거론되고 있다. 정당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에 처져 드러내놓고 움직이지는 않고 있지만 중진의 역량을 바탕으로 보이지 않게 바닥 민심을 다지고 있다. 

우선 전남지사 도전 가능성을 열어놓은 박지원 의원은 정치권의 주목 대상이다. ‘정치 9단’ 박지원이 움직이는 배경에는 불리한 판을 뒤집고 승리를 견인할 수 있는 비책이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일단 박 의원 측은 당 대 당 대결 구도가 아닌 개인적 역량을 기반으로 하는 인물 대 인물 대결 구도로 몰아갈 것으로 예측된다. 

한 정치권 인사는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패하면 당의 존립이 위태로워진다. 계백의 오천결사대처럼 ‘박지원의 오천결사대’가 궁극적으로 전남지사 선거에서 승리해 당을 구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존속이 전남에 이익’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대통령비서실장과 장관을 지낸 풍부한 국정 경험과 발군의 정치 역량을 감안할 때 박지원이 이개호보단 전남지사 직에 더 적합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박 의원의 ‘문 댕큐(문재인 대통령 칭찬)’ 행보도 이를 감안한 정교한 접근이라고 한다. 적폐청산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라는 호남 민심의 흐름에 맞추면서 당 대 당 대결 전선을 약화시키고 인물론 구도를 확산시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전남의 저변에 흐르는 DJ(김대중 전 대통령) 향수에 기댈 수 있는 점도 박 의원의 강점이다. 

특히 전남 민심의 전략적 선택 가능성도 박 의원 측이 내심 기대하는 부분이다. ‘국민의당이 존재해야 민주당이 전남에 더 잘한다’는 정치 구조를 지역 민심이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지금은 국민의당의 호남 지지율이 크게 처지지만 내년 지방선거 직전에는 최소한 6대 4 정도로 민주당에 근접할 것이다. 인물론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한다. 

박지원 의원은 ‘국민의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전멸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 선거까지 6개월 이상 남았다. 6개월은 아주 긴 시간이고 정치는 생물이다. 상황이 변할 수 있다”고 여유를 보였다. 

상황이 변할 수 있다는 말과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박 의원이 국민의당과 민주당의 연대나 통합을 주도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적폐청산 동력 마련, 중도개혁 진영 기반 강화라는 명분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단일 후보’를 내거나 수도권과 호남의 광역단체장 후보를 교차 공천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독자 노선 고수와 민주당 내부 반발을 감안할 때 현실화될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전망도 많다. 

박 의원의 전남도지사 출마는 그의 나이(1942년생, 75세)를 감안할 때 ‘노욕’으로 비친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지원에 대한 정치적 피로감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박 의원 측은 “정치 인생 마지막을 전남의 발전을 위해 불태우겠다는 비장함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지난 지방선거 전남지사 후보 경선에서 이낙연 후보에게 간발의 차로 석패해 분루를 삼킨 주승용 의원도 절치부심하고 있다. 여수시장을 거친 4선의 주 의원은 행정력과 정치력에서 충분히 검증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5·9 대선 과정에서는 안철수 후보 지원 유세를 하면서 전남 지역 곳곳을 돌았다. 특히 주 의원의 지지자들은 “여수엑스포를 기억해줘”라고 말한다. 여수 발전을 획기적으로 이끈 ‘여수엑스포’의 기획, 유치, 성공 개최를 주도한 역량이 주 의원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이 덕에 여수는 관광도시로 급부상했다. 

주 의원 측은 “역대 전남도지사를 전남 서부 출신이 독식해왔다. 동부 주민들이 주 의원을 중심으로 결집할 것”이라고 말한다. 주 의원은 지난 10월 무등일보-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지지층으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받기도 했다.

“두려움 없이 나서 승리할 것”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왼쪽)과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원대연 동아일보 기자, 박영철 동아일보 기자]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왼쪽)과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원대연 동아일보 기자, 박영철 동아일보 기자]

주 의원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이번 정기국회 이후, 전남 민심 다지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생각이다. 내년 설 연휴 전에 전남지사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과의 경선과 관련해 “박 의원이 끝까지 나서겠다면 경선도 마다하지 않겠다. 치열한 경선은 국민의당 붐-업으로 이어질 것이며 두려움 없이 나서 승리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주 의원에 대해선 ‘사람은 좋지만 카리스마가 2%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강진·장흥·고흥·보성)은 올해 초반 전남지사에 도전할 것으로 거론됐다. 그러나 황 의원은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남지사에 도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호남 정치의 미래를 위한 나의 역할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말했다.

“완전히 오리무중”

무소속인 장만채 전남도교육감도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다. 그는 3선 교육감과 전남지사 도전을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무등일보-한국갤럽의 전남지사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14.4%의 지지율을 보이며 이개호 의원, 박지원 의원에 이어 오차범위 내 3위에 올랐다. 이대로 전남지사 선거를 치르면 이개호, 박지원, 장만채의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되는 것이다. 하지만 장 교육감이 비교적 쉬운 길인 교육감 3선을 뒤로하고 피 튀기는 난타전이 불가피한 전남지사 선거에 뛰어들지는 미지수다. 

전남지사 선거에 참여할 경우, 무소속인 장 교육감이 민주당과 국민의당 가운데 어느 당을 선택할 것인지도 주목된다.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면 진성당원 조직이 취약하다는 점에서 고전이 예상된다. 국민의당엔 박지원, 주승용 같은 터줏대감이 버티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민주당이 전남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정당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인물 대결로 가면 접전 양상이 벌어진다. 전남지사 선거의 향배는 완전히 오리무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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