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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스트? 컨설턴트? 김재록의 마당발 인생 10년

“세상을 너무 만만하게 봤다, 이젠 세상이 두렵다”

로비스트? 컨설턴트? 김재록의 마당발 인생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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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위기 이후 혼돈의 시대가 그에겐 절호의 기회
  • 입사한 곳마다 정부 발주 싹쓸이
  • “보고서는 담배 한 대 피우면서 읽을 분량으로 만들 것”
  • 워크아웃, 배드 컴퍼니, 미래 ABS…새로운 금융기법 소개
  • “정건용 전 산은 총재,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언제든 통화할 수 있는 사이”
  • 아시아에 한국 구조조정 경험 팔 목적이었으나…
로비스트? 컨설턴트? 김재록의 마당발 인생 10년
가끔 피의자를 취재하기 위해 법정에 가보면 ‘리바이어던’을 쓴 홉스의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란 말이 떠오른다. 인간은 누구나 생존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연권’을 갖고 있으나, 그 권리를 무한히 추구하면 서로 싸우게 된다는 말이다. 법정에서 피의자는 검사를 상대로 자신이 무죄임을 입증해야 할 뿐 아니라, 과거 자신과 연을 맺은 수많은 사람의 증언과도 맞서 싸워야 한다. 그래서 법정은 ‘그들이 틀려야 내가 사는’ 사투(死鬪)의 현장이다.

8월9일 ‘금융 브로커’로 알려진 김재록(金在錄·49) 전 인베스투스글로벌 회장이 수의를 입고 서울중앙지법 311호 법정으로 들어섰다. 그의 어머니가 방청석 맨 앞줄에 앉아 아들의 공판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흘긋 뒤를 돌아본 김씨는 어머니를 보고는 간단하게 목례만 했고, 회사 직원들을 보고는 환하게 웃었다. 파란 수의를 입은 채 어머니 앞에서 웃을 수 있는 아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고는 검사와 치열한 공방전이 시작됐다.

▼ 2001년 12월4일 여의도 산은캐피탈 8층 세종클럽에서 정건용 전 산업은행 총재에게 미화 1만달러를 준 사실이 있지요?(검사)

“있습니다.”(김재록)



▼ 2003년 5월부터 2004년 2월까지 서울 양재동의 80평대 사무실을 정건용에게 무상으로 제공했지요?

“그렇습니다. 그러나 시점은 총재 자리에서 물러난 뒤였습니다.”

▼ 그 기간에 정건용의 여비서에게 급여를 지급했지요?

“회사가 정식 채용해서 급료를 준 겁니다.”

▼ 그 여비서는 오랫동안 정건용과 함께 일한 사람이지요?

“맞습니다.”

▼ 정건용이 이용하는 헬스클럽이 양재동에 있어 사무실을 그쪽으로 정한 것이지요?

“임차료가 싸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 돈은 왜 준 겁니까.

“평소 존경하던 선배님이니까 준 겁니다.”

▼ 사무실은 왜 제공했나요?

“경질돼서 나온 선배에게 그 정도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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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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