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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945’는 청와대 의중 헤아려 만든 드라마”

이승만 전 대통령 아들 이인수 박사의 토로

“‘서울 1945’는 청와대 의중 헤아려 만든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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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945’는 청와대 의중 헤아려 만든 드라마”

KBS 1TV 주말 드라마 ‘서울 1945’의 인터넷 홈페이지.

▼ 드라마를 보면 정판사 위폐 사건 당시 “이승만은 친일파 돈을 마음대로 쓰는데 우리가 위조지폐 만든 것이 무슨 죄냐”라는 대사가 나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친일파의 돈을 쓰지 않았어요. 여운형씨는 건국준비위원회 만들 때 일본 돈을 썼고, 김구씨도 송진우씨의 돈을 받았습니다. 독립운동을 하다가 국내에 들어와 정치 활동을 하려면 헌금을 받을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이 전 대통령은 스스로 나선 게 아니라 주위 사람들이 받들어서 영수가 됐어요. 자신의 조직을 직접 만드는, 그런 분이 아니었어요. 그러니 정치자금이 왜 필요하겠습니까.”

“김구 찾아간 이승만을…”

▼ 드라마의 다른 부분은 어떤가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아주 많아요. 이 전 대통령이 국내에 들어올 때는 성대하게 환영을 받은 것으로, 김구씨는 쓸쓸히 귀국한 것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다를 게 없었어요. 이 전 대통령이 올 때도 마중 나온 사람이 없었어요. 두 사람을 거짓으로 대비시켜 놨습니다. 또 김구씨를 비롯한 임정 요인들이 귀국하기 전에 이 전 대통령은 경교장 등 그들이 살 곳을 사전에 답사하며 마련해줬어요. 김구씨가 경교장에 입주했을 땐 직접 찾아가기도 했어요. 그런데 드라마에선 ‘백범이 왔는데 안 가보시겠냐’는 질문에 이 전 대통령이 ‘그 사람이 와야지, 내가 가야 하겠나’라고 말하는 식으로 해놨어요.”



이인수 박사는 광복 후 백범의 활동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백범이 북한에 가서 김일성에게 ‘왜 선거 안 하느냐, 통일 선거하자’고 했으면 좋았을 겁니다. 그러나 백범은 ‘4·30 공동성명’에 도장을 찍었잖아요. 그 내용이 ‘외국 군대 철수’ ‘5·10 선거에 반대한 56개 단체를 중심으로 한 정부 수립’ 입니다. 56개 단체란 북로당, 남로당, 공산주의 방계단체, 한독당, 민족자주단체 등입니다. 한독당과 민족자주단체 2개 단체를 우익으로 본다고 해도 54대 2로 공산주의 쪽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백범은 거기다 도장 찍고 온 사람입니다.

또한 백범이 국내에 들어올 때 중국의 장제스 총통은 통신사까지 딸려 보냈어요. 그런 장제스가 위어만 공사를 경교장에 보내 ‘남북협상은 잘못된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위어만 공사는 백범에게 ‘당신 공산주의자냐, 지금 대한민국 건국에 참여해야지 왜 그러느냐’고 충고했습니다. 이에 백범은 ‘내가 남북요인회담에 간 것은 북한의 실정을 알기 위해서였다. 이미 북한에는 군대가 조직돼 있어 향후 3년 동안 남쪽에서 열심히 군대를 양성해도 북한을 이길 수 없다. 곧 소련이 부추겨서 남쪽을 급습해 인민공화국이 될 텐데, 왜 대한민국 건국에 참여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게 백범의 최종 노선이었습니다.”

이인수 박사는 전주 이씨 종친회 추천으로 1961년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자로 입적된 후 그해 12월13일 하와이에서 이 전 대통령을 만났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4·19혁명으로 대통령에서 물러난 뒤였다.

▼ 1961년 하와이에서 이 전 대통령은 어떤 말을 하던가요.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고 하더군요. 어머니(이 전 대통령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는 아버님에게 ‘한인 기독교 단체에서 여비를 대준다고 했으니 경비 걱정은 말라’고 하시면서 ‘이렇게 외국에 있으면 되겠냐’며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내년 3월에 모시고 귀국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 그러나 결국 이 전 대통령은 다시 귀국하지 못했죠.

“아버님이 하와이에 간 걸 두고 ‘망명’이라고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아요. 아버님은 3개월 정도 하와이에서 쉬다가 입국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 국내 사정이 확 달라졌죠. 민주당이 집권하고, 이후 박정희 정권이 들어서고…. 그들은 자기네 정권을 안정되게 유지하는 게 최대 관건이었어요. ‘이승만’이라는 변수를 원치 않았습니다. 그때까지도 아버님을 따르는 세력이 많았기 때문에 그걸 감당할 수 없었던 거죠.”

▼ 이 전 대통령은 하와이에서 어떻게 지냈습니까.

“검소하게 지내셨어요. 식사도 간소하셨고…. 늘 성경을 읽으며 기도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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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훈 동아닷컴 기획취재팀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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