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공사 1위’ 삼호개발, 영남 산불 중에 무슨 일이…

“현장에서 전해온 피해 소식에 직원들 발 동동”…모금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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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5-04-12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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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잇따라 올라오는 火魔 보고에 “안타깝다”

    • 공사 참여한 직원들 “저긴 현장 주변인데…”

    • 팔 걷어붙인 임직원들, 자발적 모금 나서

    • 적십자사에 5000만 원 전달…꾸준한 사회공헌

    삼호개발 임직원들이 4월 10일 서울 마장동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를 찾아 성금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삼호개발 심성민 부장, 고일수 전무, 서혜실 대리, 서울특별시지사 허혜숙 사무처장, 삼호개발 안성혁 부장, 서울특별시지사 윤종옥 팀장.  삼호개발

    삼호개발 임직원들이 4월 10일 서울 마장동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를 찾아 성금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삼호개발 심성민 부장, 고일수 전무, 서혜실 대리, 서울특별시지사 허혜숙 사무처장, 삼호개발 안성혁 부장, 서울특별시지사 윤종옥 팀장.  삼호개발

    ‘국내 토공사 1위’ 삼호개발(심재범‧이영열 각자 대표) 임직원들이 산불 피해 지역 주민들을 돕기 위해 자발적 모금활동을 한 사연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 회사 고일수 전무와 서혜실 대리 등 임직원 4명은 4월 10일 서울 마장동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를 찾아 성금 5000만 원을 전달했다. 이날 성금 전달식에서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건설 경기도 좋지 않은데 이렇게 삼호개발 임직원들이 성금을 모아줘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고, 고 전무는 “산불 피해로 어려움을 겪는 이재민들의 빠른 피해 복구를 위해 써달라”고 말했다.

    고 전무가 전달한 성금은 최근 영남지역 산불로 고통 받는 이재민들의 구호 활동과 피해 복구를 위해 삼호개발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것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적십자사에 직원들이 직접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3월 말, 유례없는 빠른 산불 확산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삼호개발 임직원들 사이에서 “직접 가서 불을 끄지는 못하니 성금을 모아 주민들을 돕자”는 제안이 나왔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삼호개발은 이번 산불로 차량통행을 제한한 부산울산고속도로를 비롯해 경부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 등 산불 피해 인근 지역 도로공사에 참여한 데다, 현재도 영양평해국도, 포항영덕고속도로, 김해사이언스 단지 등 산불 발생 인근 지역 공사를 수행하고 있어 안타까움은 더 컸다.

    삼호개발 공사 현장에서 본사로 보고한 사진들. 산불 연기로 가득한 영양평해국도 건설 현장(위)과 김해사이언스 단지 건설현장에서 촬영한 산불 모습. 삼호개발

    삼호개발 공사 현장에서 본사로 보고한 사진들. 산불 연기로 가득한 영양평해국도 건설 현장(위)과 김해사이언스 단지 건설현장에서 촬영한 산불 모습. 삼호개발

    3~5년 지내며 情 든 마을이 재로 변해

    안성혁 부장은 “정부가 산불경보 ‘심각’ 단계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국가소방동원령을 추가 발동한 3월 25일쯤부터 임직원들의 걱정이 많았다”며 “많은 직원들이 피해 지역 인근 고속도로 건설에 참여한 데다, 현재 영남권 현장에서 공사 중인 직원들도 수시로 산불 피해 상황을 보고해 안타까움이 더 컸다”고 말했다.



    현재 영양평해국도 건설 공사에 소장으로 참여 중인 김대익 이사는 “3월 말 거센 불길로 공사현장 인근 주민들은 모두 대피를 했고, 현장 직원들도 짐을 싼 채 3일 내내 비상 대기할 정도로 상황은 급박했다”며 “극적으로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불길이 현장까지는 닿지 않았지만 산불로 초토화된 마을을 보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에 모금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2002~2008년 부산울산고속도로 건설에 참여한 김원기 이사는 “뉴스를 보다가 피해 지역이 과거 수년 간 공사를 하면서 정이 들었던 곳인 걸 알게 됐다”며 “당시 ‘도로를 내줘 고맙다’며 물 한잔 건네며 인사하던 주민들이 떠올라 모금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심성민 부장은 “수년 간 현장에서 지내다 보면 주민들과는 ‘형님 동생’하며 정(情)이 들기 마련”이라며 “피해 소식에 발을 동동 구르든 임직원들이 이재민들에게 작지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모금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한편 삼호개발은 1969년 서울 을지로에서 이종호 회장이 ‘삼호공사’’(1976년 ‘삼호개발’로 재창립)를 설립한 이후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401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국내 대표 토목회사. 지금까지 삼호개발이 건설한 도로의 총길이는 650km, 철도와 지하철 총 시공 길이는 93.4km에 이른다.

    삼호개발은 토목회사이지만 지역사회와 상생을 실천하는 ESG경영으로도 정평이 나있다. 2020년 창업주 내외가 사재를 쾌척해 설립한 ‘삼호호미재단’은 청소년과 노인,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학비와 생계비 등을 지원하는가 하면, 본사 소재지인 충남 당진시 관내 중고생들을 돕기 위해 2008년부터 ‘당진장학회’를 후원하고 있다.



    최진렬 기자

    최진렬 기자

    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주간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재미없지만 재미있는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가정에서도, 회사에서도, 사회에서도 1인분의 몫을 하는 사람이 되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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