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인 야구단 ‘지원사랑’의 감독을 맡고 있는 배우 박철민씨(오른쪽)와 동료 선수들.
리그 단위로 치열한 우승 경쟁

유니폼을 갖춰 입은 사회인 야구단 선수들.
사회인 야구단이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이는 리그는 1년을 기준으로 운영된다. 2~3월경 소속 팀 모집이 끝나면 시즌이 개막되고 그해 10~11월이면 막을 내린다. 사회인 야구단 중 특정 리그에 소속돼 활동하는 팀은 약 6000~7000개로 추산되는데, 리그 소속 팀은 연간 12~14게임을 뛰게 된다.
전국에 있는 1만1000개 정도의 야구단 가운데 절반 정도만 리그에 소속될 수 있기 때문에 리그에 들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일정 수준의 야구 실력을 갖추지 못하면 리그 등록은 꿈도 꾸지 못한다. 지난해 5월 한 인터넷 쇼핑몰이 주최한 사회인 야구대회의 경우 128개 팀 선정에 6400여 개 팀이 지원해 5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회인 야구단 사이에서는 “리그 우승보다 리그 참여가 더 어렵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다.
사회인 야구단은 동창, 인터넷 동호회, 직장 동료, 친구와 지인 등 다양한 인맥을 중심으로 결성된다. 문인 야구단, 국회의원 야구단, 연예인 야구단, 시니어 야구단, 장애우 야구단, 여자 야구단 등 면면도 다양하다. 최소 10명의 인원을 채우지 못하는 이들은 야구 관련 카페 등을 통해 선수 영입에 나서기도 한다.
사회인 야구단 전용 야구장인 인천 IPA볼파크 김대웅(34) 대표는 “우리 리그 소속 팀은 50개로 주말마다 경기를 치른다. 가끔 번외경기로 리그에 속하지 않은 일반 팀에도 경기장을 대관하는데 그때 보면 사회인 야구가 각계각층에서 얼마나 큰 인기를 끌고 있는지 실감한다”고 했다. 그가 소개한 일화 한 토막. 어느 날 조직폭력배로 구성된 야구팀이 구장을 대관했다. 경기 도중 비교적 매너 있게 굴던 이들은 타석에 선 ‘형님’이 상대 투수의 공에 맞는 순간 전부 그라운드로 달려 나와 ‘형님 괜찮으시냐’며 수선을 피웠다. 이후 경기 진행 내내 심판도, 상대 팀도 엄청 떨었다.
땀 흘리는 쾌감, 승부의 짜릿함
사회인 야구단에서 뛰는 선수들의 나이는 주로 30~40대. 1980년대 초 프로야구가 출범하면서 아버지 손에 이끌려 야구장을 찾았던 아이들이 이제 아버지 세대가 돼 그라운드를 누비는 셈이다. 프로야구뿐만 아니라 청룡기와 봉황대기 등 고교야구 열기도 뜨거웠던 그 시절 동대문운동장과 잠실야구장을 찾아 열광하던 이들에게 야구는 잊지 못할 추억과 향수의 대상이다. 김 대표는 “젊은 아빠들은 과거 자신의 아버지가 그랬듯 자녀들을 야구장에 데려온다. 하지만 이제는 나란히 앉아 관람하지 않고 자신이 선수로 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사회인 야구 마니아들은 “선수가 되어 직접 몸으로 부딪히는 야구는 ‘보는 야구’보다 훨씬 재미있고 매력적이다”라고 입을 모은다. 2000여 개의 팀을 회원으로 둔 전국사회인야구연합회 회장이자 사업가인 성상민(39)씨는 대구 지역 야구단 ‘마당놀이’에서 2루수와 유격수로 뛰고 있다. 그는 “시합을 앞둔 금요일 밤은 잠을 못 잔다. 주말이 지나면 월요일 아침부터 다음 주말을 기다린다. 안타 치는 순간의 짜릿함, 안타성 타구를 잡아냈을 때의 희열에 빠지면 거의 중독 수준이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