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호

일어설까? 오래 설까? 힘이 셀까?

[PART 2] 베스트 비뇨기과 전문의들이 말하는 발기부전의 모든 것

  • 글: 송숙희 콘텐츠 플래너

    입력2005-04-26 14: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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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세가 넘은 국내 남성의 절반 이상, 전세계적으로 1억5200만명, 미국 내에서 3000만명 정도인 발기부전 환자를 기쁘게 한 복음은 발기부전 치료제 시판 소식. 시판 중인 먹는 발기부전 치료제로는 비아그라, 시알리스, 레비트라 등이 있으며 의사의 처방으로 약국에서 살 수 있다.
    • 내게 맞는 치료제는 과연 어떤 것인가.
    일어설까? 오래 설까? 힘이 셀까?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을 보충해 성욕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전문의약품 ‘테스토겔’.

    5년 전 비아그라의 시판으로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 시대가 개막된 이후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개인의 바지 속 은밀한 문제로만 여겨지던 발기부전이 의료제도권 안에서 공론화되고, 중년 남성들의 성의식이 더 적극적으로 바뀌었으며, 성생활 시간이 길어졌다. 오죽하면 이들 약품을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하여 ‘라이프스타일 약품’ 혹은 ‘해피 메이커(Happy Maker)’라 부르겠는가.

    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의식이 개방적으로 바뀐 것도 이들 발기부전 치료제의 영향력 덕분이다. 반면 건전한 성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현실에서 발기부전 치료제를 정력제로 오인하는 등 역작용도 없지 않다.

    동아제약이 임상실험 중인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 ‘DA-8159’는 복용 후 신속하게 작용하고, 효과가 오랫동안 지속되며, 관련 부작용이 없는 등 안전성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오는 9월 시판 예정이다.

    이 밖에도 여러 업체가 계속 성장하는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을 주시하며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거나 제품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는 아니지만, 발기부전 치료를 돕는 약품으로 테스토겔(한미약품)이 있다. ‘바르는 테스토겔’은 2004년 봄 국내에 도입된 제품으로, 미국 내에서는 약 3억달러어치 이상 팔린 블럭버스터 제품. 40∼50세 이상 남성들은 대부분 남성의 상징인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성욕저하, 무기력증, 피로, 우울감 등 갱년기 증상을 겪는다.



    테스토겔은 바르면 바로 발기되는 발기부전 치료제는 아니지만, 테스토스테론을 보충해주면서 성욕을 증진시킨다는 것이 제약사의 주장. 테스토겔도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전립선암이 의심되는 환자는 복용을 금해야 한다. 현재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핀란드 등 전세계 11개국에서 시판되고 있다.

    ‘춘추전국시대’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잠재 환자’를 찾아라!

    아이스크림이야 골라 먹는 재미를 만끽해도 되지만, 발기부전 치료제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야 하므로 사실상 환자에게 선택의 자유가 없다. 각 발기부전 치료제에 대한 의사 개개인의 인식에 따라 처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발기부전 치료제를 시판하는 제약회사들은 ‘키맨’인 의사들을 상대로 다양한 정보제공 및 간접광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약에 관한 결정권이 없는 환자들도 처음에는 전적으로 의사의 처방에 따르지만, 그후에는 각자가 얻은 정보에 따라 특정 약품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때 의사는 무리가 없다고 생각되는 한 환자의 요구에 따라 처방한다.

    비아그라의 독점에 대항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 뛰어든 시알리스, 레비트라는 각기 특장점을 강조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하는 마케팅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세 가지 약품의 특장점은 슬로건으로 요약된다. 비아그라는 ‘강자의 만족’, 시알리스는 ‘36시간 지속’, 레비트라는 ‘단단한 강직도’를 내세운다.

    ‘비아그라’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수년 동안 시장을 독점하면서 획득한 안정성이 강점. 시알리스는 성적 자극이 계속될 경우 24~36시간 지속적으로 발기되는 임상효과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고, 레비트라는 가장 빠른 약효와 단단한 강직도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다.

    일어설까? 오래 설까? 힘이 셀까?

    각축을 벌이고 있는 발기부전 치료제들. 왼쪽 위로부터 시계방향으로 레비트라, 비아그라, 시알리스.

    발기부전 치료제가 의사 처방이 필요한 약물이라 남용이나 오용의 위험도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아니라 의사라면 누구라도 처방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 어떻게든 복용해보겠다는 남성과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제품도 마다하지 않는 남성 등에서 보듯 오용과 남용의 위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명품이 명품이기 위해선 ‘가짜’가 존재해야 한다는 역설을 증명이라도 하듯 발기부전 치료제도 가짜가 늘어나고 있다. 가짜 비아그라, 가짜 시알리스, 가짜 레비트라는 중국 및 동남아 등에서 밀수되어 불법유통되거나 미국 등지 여행자들을 통해 국내 반입된 것들로 주요 성분이 함량미달이거나 효능, 안전성, 위생이 검증되지 않아 주의를 요하고 있다.

    부작용도 주의해야 하는데, 현재 시판 중인 발기부전 치료제는 모두 약간의 두통, 메스꺼움, 얼굴 붉어짐, 시각장애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질산염 제제를 복용하는 협심증 환자는 먹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공통이다. 영화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에서 협심증 환자 잭 니콜슨이 응급실에 실려갔을 때, 담당의사가 비아그라를 복용했는지부터 묻는 장면을 기억하면 될 것이다.

    또 하나 확실하게 알아야 할 점은 발기부전 치료제는 정력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즉 정력 증강과 발기부전 치료는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하더라도 정력이 좋아지는 일은 없다. 정력은 호르몬과 심리적인 상승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결과이며, 발기부전 치료제를 투여할 경우 발기현상을 일으키고 강직도를 유지하는 것은 혈관의 기능 때문일 뿐이다.

    아무리 경이적인 상품이라도 시장이 작으면 큰 재미를 보지 못하는 법. 발기부전 치료제 시판 제약사들은 시장을 키우는 일에 내남없이 나섰다. 발기부전 환자의 10%만이 병원을 찾아 처방을 받고 있는 실정이니만큼 잠재 환자의 90%를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가 이들 업체의 관건. 따라서 비아그라는 내과 등 1차 진료기관 의사들을 대상으로 발기부전 성상담 기법 워크숍을 열고, 시알리스는 ‘숨어 있는 90% 환자를 찾아라’라는 모토로 대국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레비트라도 ‘터놓고 이야기합시다’라는 구호 아래 환자 본인과 배우자를 대상으로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강하다 vs 오래 간다 vs 단단하다

    의사가 알아서 처방하는 발기부전 치료제이지만, 복용하는 당사자인 환자는 어떤 게 왜 좋은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온갖 임상실험 결과와 조사를 통해 자사 제품이 우수하다고 주장하는 판매사의 홍보내용을 들어보자.

    인류를 위해 혁혁한 공을 세운 20세기 발명품 중 하나로 평가받은 비아그라는 원조로서 시장 선점의 이점을 누리고 있다. 한국화이자는 비아그라 국내 출시 5주년을 맞아 120명의 의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발기부전 치료제의 선택요소로 약효의 신속성과 지속성보다는 발기의 강직도와 전반적인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선택요소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연구결과 강직도 면에서 비아그라가 타사 제품에 비해 2배의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한다.

    미국의 시사주간 타임이 발표한 올해의 ‘가장 쿨한 발명품(Coolest Inventions)’의 하나로 선정된 시알리스는 최장 36시간 지속효과를 앞세워 ‘슈퍼 비아그라’임을 표방, 비아그라가 독점해온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지속시간이 길기 때문에 발기부전 치료제의 단점으로 거론되던 ‘발기부전 치료제 복용 후 4시간 안에 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 외에도 비아그라보다 효과가 빠르고, 음식이나 술을 먹은 후에도 안전하다는 장점 등을 내세우고 있다.

    또한 남성 환자보다 여성 파트너가 더 좋아한다고 나타난 자료를 언급하며 남성과 달리 여성은 분위기나 파트너와의 충분한 교감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36시간 지속효과가 있는 시알리스를 선호한다고 한국릴리측은 밝히고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의 막내 레비트라는 ‘단단한 발기 강직도’로 기세 좋게 시장을 노크했다. 2004년 초 전국 비뇨기과 의사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레비트라가 발기강직도 면에서 가장 우수한 약품이라는 사실이 입증되었다고 한다. 이로써 레비트라는 최단 10분에 발기가 시작되어 12시간까지 약효를 유지하며, 강한 발기 강직도 효과로 성관계 만족도를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이상적인 발기부전 치료제라는 것이 한국바이엘의 주장이다.

    FDA의 허가를 가장 먼저 받았다는 점과 당뇨 환자와 전립선 절제수술을 받은 환자에게도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 미국에서 출시된 지 1년 만에 신규처방의 5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레비트라의 자랑거리.

    발기부전 질환이 다양한 변수를 안고 진행되는 만큼, 경험과 정보에만 의존하여 발기부전 치료제를 선택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파트너와 함께 테스트해보자. 어떤 게 가장 좋았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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