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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 추적

노무현 정권 ‘친위대’ 막후 파워게임

원칙론 부산파 vs 현실론 서울파의 ‘불안한 동거’

  • 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노무현 정권 ‘친위대’ 막후 파워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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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내 ‘부산파’와 ‘서울파’간에 갈등이 있다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같은 사물을 놓고 봐도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어요. 갈등은 있어야 합니다. 비겁한 갈등이 아니라 충분히 토론하고 대화하면서 풀어가는 건전한 갈등 말입니다.”

-솔직하게 한번 물어보죠. 문수석이 안씨를 좀 도와주기를 바라지는 않나요.

“문수석이 도와줄 상황도 아니고, 안희정이도 본인이 알아서 해야 합니다.”

강씨는 뭔가를 말하려는 듯했지만 더 이상 속내를 드러내지는 않았다. 다만 대화 말미에 아집과 분파주의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일종의 서운함을 내비치면서 묘한 뉘앙스를 전했다.



강씨는 “항상 나만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요. 자기들끼리만 만나고. 특정인을 지목해서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 입장에서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플까 고민하고 인정하고 들어가면 되는데 그게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라며 답변을 마무리하다가 뜬금 없이 “…서운함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이라고 알 듯 모를 듯한 말을 남겼다.

사실 이번 강씨의 발언으로 제기된 문수석과 안부소장측 간의 문제는 곁가지에 불과하다. 부산파의 대표격인 문재인 민정수석, 이호철(李鎬喆) 민정1비서관과 서울파의 핵심 안희정, 이광재(李光宰) 국정상황실장 간의 견제와 긴장관계가 파워게임설의 출발점이라는 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부산파는 원리원칙주의적 성향이 강한 반면 서울파는 현실정치적이다. 스타일에서 일단 다르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상황을 보는 시각과 대처방안에 대한 인식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노대통령과의 관계도 다르다. 문수석과 이비서관은 노대통령과 친구이자 정신적 동지관계다. 반면 안부소장과 이실장은 노대통령을 가장 오랜 기간 보좌해온 최측근 참모다. 때문에 그동안 서로간에 역할과 위치가 달랐다. 부산파나 서울파, 그리고 청와대 안팎에 포진해 있는 이들과 절친한 386세대 정치권 관계자들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은 부산파와 서울파 간의 관계를 견제와 긴장관계가 아닌 경쟁과 상호보완관계라고 규정한다. 한 386 정치인의 설명이다.

“노대통령은 예전부터 서울파에서 정책적 아이디어를 얻어 부산파에서 최종승인을 받는 식의 절차를 거쳤다. 하지만 중요한 정치적 결단을 내릴 때마다 양측간에 견해 차이가 있었다. 서울파가 정치적 이유와 현실을 들어 반대할 때, 부산파는 원칙론을 내세워 강행할 것을 권유했다. 노대통령은 서울파의 건의를 수용할 때 나름의 정당성을 부산파에서 찾았다. 반대로 서울파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기 위한 반대논리를 부산파에서 얻기도 했다.”

15년 전부터 시작된 긴장관계

그동안 정치권에 알려진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부산파와 서울파 간의 일정한 긴장관계는 그 뿌리가 깊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인 1988년 노대통령이 정치권에 입문하면서부터다.

노대통령이 13대 총선에서 당선된 뒤 이호철(부산대 77학번) 비서관과 이광재(연세대 83학번) 실장은 의원회관에서 함께 노대통령을 보좌했다. 이실장은 이때부터 단 한시도 노대통령을 떠나지 않고 지금까지 함께 일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이비서관은 13대 의원 임기가 끝날 때까지만 의원 보좌관으로 일했을 뿐 그 후부터는 선거 때만 나타나 도와주고 다시 현업으로 복귀했다.

일각에서는 이비서관이 노대통령의 주변에 머무르지 않고 떠난 것에 대해 이실장과의 성격차이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비서관이 소탈하고 후배들을 잘 아우르는 참모장 스타일이라면, 이실장은 겉보기엔 덤벙거리는 듯하지만 샤프하면서 일에 있어서는 깐깐한 타입이라는 것. 또 정치적 감각도 이비서관에 비해 이실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천성적으로 순수한 이비서관이 정치적 성향이 강한 이실장에게 밀려 부산으로 내려갔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후배에게 양보하고 자신의 길을 찾아갔다는 게 정설이다. 물론 어떤 이야기가 맞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주변에서는 이비서관과 이실장 간의 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한 사례로 노캠프에서 두 번이나 나갔다가 복귀, 현재 민정수석실에서 문수석을 보좌하고 있는 고성규 보좌관 경우를 든다.

고보좌관은 서울대 약대 출신으로 토익 만점자다. 1997년 초 주변의 소개로 노대통령의 영어 개인교사가 되어 인연을 맺은 고보좌관은 1997년 말 국회의원 노무현의 수행비서로 신분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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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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