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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vs 김용철, ‘폭로 쓰나미’ 실체

“학연, 지연, 검찰내 평가 담은 ‘관리대상 검사’ 250명 명단 있다”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donga.com

삼성 vs 김용철, ‘폭로 쓰나미’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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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 주인 안 밝히는 이유는?

삼성 vs 김용철, ‘폭로 쓰나미’ 실체

7월18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4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활동 관계자 초청 오찬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악수하는 이건희 회장(왼쪽).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삼성이 김 변호사의 동의 없이 차명계좌를 만들었다. 둘째, 이 계좌엔 비자금이 들어 있다. 김 변호사는 이런 식으로 비자금 조성에 이용되는 삼성의 임원 계좌가 1000여 개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삼성의 임원 수를 감안한 추정이다.

“삼성의 사장단, 고위 임원, 구조본(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 임원, 재무 인사 등 핵심 보직 임원과 간부 사원 상당수가 차명계좌를 갖고 있다. 차명 비자금 계좌를 갖고 있는 임원 명단의 일부를 내가 갖고 있다.”(11월5일 사제단 2차 기자회견 중 김 변호사의 말)

김 변호사의 주장이 맞다면 삼성은 금융실명제법 위반은 물론 사문서 위조, 조세포탈 혹은 탈세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금융실명제하에서는 당사자의 동의 없이 통장을 만들 수 없다. 김 변호사는 입사 초기에 회사의 요구로 주민등록증 사본과 도장을 제출한 적이 있다고 한다. 아마도 그것을 이용해 통장을 만든 것 같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삼성은 비자금 계좌가 아니라 말 그대로 차명계좌일 뿐이라고 반박한다.



“김 변호사가 구조본 재무팀에 근무할 때 친하게 지낸 동료가 김 변호사의 사전 양해를 얻어 개설해 사용한 계좌다. 이 계좌는 회사와 관계없는 특정 개인의 재산이다.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부터 약 7억원의 개인재산을 이 계좌에 입금해 삼성전자 등 주식에 장기 투자했다. 이후 주가가 상승해 2004년 이후 총매각 금액이 50억여 원이 된 것이다.”

이 설명대로라면 김 변호사가 자신의 명의를 빌려줘 놓고는 이제 와 엉뚱한 소리를 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계좌의 실제 주인은 누군가.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김 변호사도 잘 아는 사람이다. 삼성 사람이 아니라 외부인이라고 한다. 재무팀 임원이 지인의 부탁을 받고 김 변호사의 명의를 빌려 차명계좌를 만들어줬다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의 설명이다.

“개인간 사적인 거래일 뿐이다. 세 사람은 서로 아는 사이다. 김 변호사와 계좌의 실제 주인 간에 다리를 놓은 사람이 모 임원이다. 김 변호사가 동의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그의 이름으로 된 계좌를 만들었겠나.”

그럴 듯한 해명이다. 그러나 의문이 수그러들지 않는다. 삼성에 따르면 계좌의 실제 주인이 지난 9월말 통장에 들어 있던 돈을 다 빼내갔다고 한다. 삼성은 전직 임원 예우 차원에서 지난 3년간 김 변호사에게 자문료 명목으로 매달 2000만원을 지급했다. 공교롭게도 문제의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간 것은 자문료 지급이 만료된 시점이다. 계좌의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 밝히면 불필요한 공방을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삼성은 이를 밝히지 않고 있다. 삼성 같은 대기업의 임원이 왜 차명계좌를 만들어 외부인의 재테크를 도와줬는지도 의아하다. 금융실명제 위반을 감수하면서 말이다.

“은행도 알면서 협조한다”

금융실명제하에서 당사자 아닌 제3자가 계좌를 만들려면 위임장과 당사자의 주민등록증 사본과 도장, 인감증명서를 첨부해야 한다. 이 경우엔 실명제법 위반이 아니다. 문제는 기업이 차명계좌를 만드는 경우 이 규정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직 시중은행 간부는 “은행이 눈감아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기업이 차명계좌를 운용하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주거래 은행은 기업측에서 개인의 신분증 사본만 내밀면 통장을 만들어준다. 원래는 본인 여부를 확인해야 하지만, 그 절차를 생략하는 것이다. 잘 알기 때문에 묵인하는 것이다. 이번 경우도 우리은행이 눈감아줬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김 변호사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당연히 금융실명제법 위반이다. 하지만 관행적으로 그렇게들 한다. 법적으로 문제 안 되게 서류 처리를 해둔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김 변호사가 공개한 계좌는 ‘비자금 조성용’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 통장에 있는 돈은 비자금으로 운용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내가 근무할 때도 그런 일이 종종 있었다. 대기업체는 그런 통장이 많다. 일부 중소기업체도 만든다. 보이지 않는 관행이다. 은행도 알면서 협조한다. 사고가 터지는 경우는 드물다. 어느 쪽도 문제 삼지 않기 때문이다. 공개될 경우 회사와 당사자, 은행 모두 다친다. 회사는 공금 횡령, 개인은 횡령 방조, 은행은 실명제법 위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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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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