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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性 해방구 ‘헌팅술집’

“저렴하게 술과 여자 즐겨”<남자손님>
“‘훈남’ 간택하는 재미 쏠쏠”<여자손님>

  • 김대웅 |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 방의진 |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2학년 윤해연 |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3학년

性 해방구 ‘헌팅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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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인근 모텔 초만원
  • ● 주말 밤 50분 줄 서서 입장
  • ● 젊은 층 ‘성 개방’ 상징
性 해방구 ‘헌팅술집’

1 주말 밤 11시 헌팅술집에 입장하기 위해 남녀 손님들이 계단에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2 대기 줄은 업소 밖까지 길게 이어진다.

최근 한 종합편성채널 토크쇼에서 연예인들이 ‘헌팅술집’을 소개해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아직 이곳을 잘 모른다. 다소 노골적이고 유치해 보이는 이름의 헌팅술집은 20~30대 초반 남녀를 위한 신종 업태다.

헌팅술집은 일반 호프집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에 술과 안주를 서비스한다. 그리고 손님이 서로 모르는 이성 손님에게 얼마든지 말을 걸고 함께 어울리게 분위기를 만들어놓는다.

손님 대부분은 모르는 이성과 함께 술을 마시려는 목적으로 온다. 이성 손님에게 “같이 한잔하실까요?”라고 말을 걸 때 일반 술집에 비해 성공 확률이 훨씬 높다. 설령 거부돼도 대수롭지 않게 다른 이성 손님에게 접근한다. 이곳에선 ‘말 거는 게 당연한’ 문화가 정착돼 있기 때문이다.

나이트클럽에선 남자 종업원이 여성 손님을 남성 손님의 테이블 좌석에 데려와 앉힌다. 이른바 부킹이다. 헌팅술집에선 남자종업원의 이런 도움이 없으며 손님이 직접 원하는 상대에게 말을 걸어야 한다. 헌팅술집은 ‘감성주점’과 비슷한데, 상당수 감성주점과 달리 춤을 추는 공간을 두지 않는다.

헌팅술집을 즐겨 찾는 사람은 ‘적은 비용으로 새로운 이성과 술자리를 갖는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이곳은 손님의 나이를 공식적으로 제한하진 않지만 대체로 20~30대 초반 남녀 손님만 받으려 한다.

성 개방 풍조와 맞물려 젊은 층에서 헌팅술집의 인기가 상종가라는 이야기가 들렸다. 그래서 필자들은 토요일 저녁 서울 건국대 주변과 강남역 일대, 홍익대 주변 유흥가의 헌팅술집을 찾아 밤샘 취재했다. 남학생(이하 남자 취재팀)은 건대 부근 헌팅술집에서 남자 손님들의 행동과 심리를 살펴봤고, 두 여학생(이하 여자 취재팀)은 강남역과 홍대 부근 여자 손님들을 취재 대상으로 삼았다.

“조신한 애들 집에 간 뒤에…”

토요일 밤 11시 강남역 10번 출구 앞. 여기서부터 세 블록까지는 헌팅술집과 클럽이 밀집돼 ‘선수들’ 사이에선 ‘헌팅로드’로 불린다. 지하철과 버스가 끊기는 이 시각, 술집들은 네온사인을 환하게 밝히며 본격적으로 손님들을 맞이했다. 칼바람에 아랑곳없이 미니스커트를 입은 많은 여성이 ‘B주점’ 등 몇몇 헌팅술집 앞에 길게 줄 서 있었다. 그 사이사이로 남성들도 자리를 잡고 있었다. 친구와 함께 줄을 선 김모(여·23) 씨는 “술집이 만원이라 안에 있는 손님들이 나가기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건국대 부근 헌팅술집 ‘S호프’ 앞에서 남자 취재팀은 서울시립대 문과계열 재학생 정모(27) 씨와 함께 있었다.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정씨는 가끔 헌팅술집을 찾는다. 남자 취재팀은 정씨의 일행으로 행세하면서 그가 헌팅술집에서 여자 손님에게 어떻게 말을 걸고 대화하고 행동하는지 옆에서 관찰하는 방식으로 취재하고자 했다.

정씨는 말쑥하게 차려입었다. 블루진과 회색 재킷, 닥터마틴 워커로 도시적 스타일을 강조했다. 50분을 기다린 끝에 S호프에 입장했다. 1만~2만 원대 안주 두 개와 맥주 몇 병을 시켰다. 피자, 치킨 바비큐, 샐러드를 비롯한 퓨전 요리가 안주로 제공된다. 술은 맥주, 양주는 물론 소주도 판다. 헌팅술집은 가격대가 비슷하다. 여성의 경우 헌팅 카드로 할인을 받기도 한다.

여자 손님 테이블을 오가는 남자 손님이 눈에 띄었다. 또한 여자 손님이 노골적으로 남자 손님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정씨와 취재팀은 술을 서너 잔 마셨다. 취재팀은 정씨가 언제 일어설지 궁금했다. 정씨와 대화를 이어갔다.

▼ 누구에게 말을 걸 건가요. 예쁜 여성이 많은 것 같은데….

“애인 만들러 온 거 아니잖아요. ‘쉬워 보이는 애’로 찾고 있어요. 헌팅술집에선 ‘원 나이트 스탠드(여자와 모텔에서 하룻밤 보내기)’ 가능성이 제일 중요하니까.”

▼ 그런 여성 찾았나요.

“‘조신하게 귀가할 여자’를 걸러내려면 자정이 훨씬 지날 때까지 움직여선 안 돼요.”

12시 30분이 됐다. 정씨는 “한번 놀아볼까요?” 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에 따르면, 여자 손님에게 말을 걸다 거절당하는 것은 대수로운 일이 아니지만 거절당하는 광경이 다른 여자 손님들 눈에 자주 띄면 문제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동선(動線) 설정이 중요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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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웅 |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 방의진 |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2학년 윤해연 |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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