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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 분석

美 한반도 정책 ‘숨은 손’, 보수기독주의 그룹

‘대북압박’ 로비하는 미국 최대 정치단체, 부시 넘어 브라운백으로

  • 김윤재 미국변호사, 미국정치 컨설턴트 younjae.kim@cox.net

美 한반도 정책 ‘숨은 손’, 보수기독주의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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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북한을 압박하는 미 의회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7월14일 대량살상무기(WMD)에 사용될 수 있는 물품을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 제재 법안이 통과됐는가 하면, 닷새 뒤에는 동구권 붕괴에 일익을 담당했던 ‘헬싱키 프로세스’를 북한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004년 북한인권법 제정으로 상징되는 미 의회의 대북 강경자세에 워싱턴 정가를 움직이는 보수기독주의 그룹의 강력한 로비가 있음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과연 이들은 누구이며, 어떻게 형성됐고, 어떤 식으로 미국정치를 장악하게 됐나.
美 한반도 정책 ‘숨은 손’, 보수기독주의 그룹

기독연합(Christian Coalition) 홈페이지와 이 단체를 키워낸 정치컨설턴트 랄프 리드.

2003년 여름, 미국 내 21개 단체가 모여 북한자유연합(North Korea Freedom Coalition·이하 자유연합)을 결성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북한인권 문제를 다루거나 제기해온 기존 단체들과는 성격이 달랐다. 기독교단체와 풀뿌리 조직을 근간으로 하는 이들은 표면적으로는 ‘인권’을 내세웠지만 궁극적으로는 북한체제의 변동을 주장했다.

이들의 활동방향은 2003년 의회에 상정된 북한자유법(the North Korea Freedom Act of 2003)으로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이 법안은 북한의 인권은 물론 마약거래, 대량살상무기 문제 등 미국의 대북정책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법안 상정에 주도적 역할을 한 허드슨연구소의 마이클 호로위츠 박사 역시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이 법안의 주된 목적 중의 하나는 대량의 탈북자를 유도해 궁극적으로 북한의 체제 붕괴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증언했다.

반면 주요 인권단체들은 이 법안이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에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견을 외교위원회에 전달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공화당 소속 짐 리치 하원의원은 이 법안에서 독소조항을 제거하고 인도적인 지원에 좀더 초점을 맞춘 북한인권법(the North Korean Human Rights Act of 2004)을 새로 내놓았다. 상원에서는 민주당 조 바이든 의원이 논란이 있는 부분을 손봤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 법안이 미칠 실질적인 영향은 물론 상징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미국 내 외교 전문가들도 이 법안이 6자회담에서 북한과 협상하는 데 장애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자유연합을 중심으로 하는 법안 옹호자들은 더는 타협할 생각이 없었다. 법안 반대자들도 나름대로 계산이 있었다. 공화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하원을 포기하더라도, 먼저 표결에 들어갈 상원에서 이 법안을 저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북한인권법은 98대 0 전원 찬성으로 상원을 통과했다. 뒤이은 하원에서의 통과는 당연한 일이었다. 2004년 10월18일 부시 대통령은 이 법에 서명했다.

국내외적으로 적지 않은 반대자를 물리치고 북한인권법이 제정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인권이라는 당위가 상원의원 모두의 공감을 얻은 때문일까. 아니면 워싱턴을 가득 메운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때문일까. 그러나 본 회의에 상정되지 못하고 사장되는 법안이 98%에 가까운 워싱턴의 현실에서 북한인권법의 일사천리 진행은 매우 강력한 힘이 움직였음을 방증한다. 바로 보수기독주의자들의 힘이다.

자유연합이 전면에서 이 법안의 통과를 위해 활동했다면 그 뒤에는 복음주의자전국연합(the National Association of Evangelicals·이하 전국연합)이 있었다. 이들에게 북한인권법은 종교인박해금지법, 수단평화법 등과 함께 핵심 법안으로 지목된 바 있다. 이 법안의 입법을 위해 이미 공화당 의회 대표단과 합의를 마쳤고 백악관과도 조율을 끝낸 상태였다. 장애물이 될 수 있는 민주당 상원에는 당시 대선후보이던 존 케리, 원내대표 톰 대쉴, 외교위원회 간사 조 바이든을 차례로 방문해 로비를 펼쳤다. 법안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이들 의원에게 개별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경고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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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재 미국변호사, 미국정치 컨설턴트 younjae.kim@cox.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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