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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영도 살림하듯 꼼꼼하게”

이민재 신임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 구자홍 기자 | jhkoo@donga.com

“기업 경영도 살림하듯 꼼꼼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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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위미노믹스’ 시대 걸맞은 여성 기업 인식 필요
  • ● 회원 배가 운동 벌여 ‘경제 6단체’ 인정받을 것
  • ● 턱없이 부족한 ‘여성창업 보육실’ 확대 절실
“기업 경영도 살림하듯 꼼꼼하게”
여성 대통령 시대에 발맞춰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의 역할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새해 단행된 대기업 인사에서는 여성 임원 승진자가 여럿 나왔다. 여성이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시대를 지나 이제는 경제를 이끌어갈 주역으로 주목받는 시대가 됐다. 여성 CEO가 이끄는 기업에 대한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여성 경제인의 이해와 요구를 정부에 전달하는 공식 통로가 한국여성경제인협회(여경협)다. 여경협은 최근 이민재 엠슨(주) 회장을 제7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2월 6일 서울 역삼동 여경협 회장실에서 이 회장을 만났다. 올해 68세인 그는 왕성하게 기업을 이끌고 다양한 사회활동을 해와서인지 50대로 여겨질 만큼 젊어 보였다.

14개 지회, 1800여 회원

▼ 앞으로 3년 동안 한국여성경제인협회를 이끌게 됐습니다. 어떤 점에 역점을 두고 협회를 운영할 계획입니까.

“제가 요즘 ‘위미노믹스(women+economics)’ 시대가 도래했다는 얘기를 자주 합니다. 여성과 경제가 만나 더 큰 능력을 발휘하면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란 뜻입니다. 위미노믹스 시대에 걸맞게 여성 CEO 기업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깨고 한계를 극복하는 데 노력할 생각입니다. 회원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사업을 발굴해 정부에 건의하고, 회원 배가(倍加) 운동을 활발히 벌여 경제단체로서 여경협의 위상도 높이겠습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의 전신은 1972년 설립된 대한여성경제인협회다. 1977년 사단법인 한국여성실업인회를 거쳐 1979년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로 이름을 바꿨다. 사단법인으로 20년 넘게 이어온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는 1999년 법정단체로 정부인가를 받아 한국여성경제인협회로 새롭게 출범했다. 연합회 9대 회장을 맡았던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이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초대 회장을 지냈다.

“여성 경제인 소통 능력 탁월”

여경협은 14개 지회를 갖춘 전국 조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회원 수는 2013년 2월 현재 1800여 명에 불과하다. 이 회장은 “회원 수가 적어 경제단체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라며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5단체에 이어 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경제 6단체로 인정받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 창업해서 여성 기업인으로 나서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아이들이 고등학교 3학년, 대학교 1학년 때 대기업에 다니던 남편이 명예퇴직을 했어요. 애들 공부라도 시켜야겠다는 생각에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지요. ‘열심히 하면 잘되겠지, 불가능은 없을 거야’하는 마음으로 사업에 임했는데, 다행히 결과가 좋아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1987년 광림무역상사㈜(2004년 엠슨㈜으로 사명 변경)를 설립한 이 회장은 우리나라에서 생산하지 않는 특수용지를 수입해 제지업체에 납품했다. 지폐의 원료가 되는 용지를 수입해 한국조폐공사에 납품했고, 우유팩을 만드는 펄프를 수입해 유가공업체에 납품했다. 특수용지를 수입하며 사업을 꾸려오던 그에게 외환위기가 몰아친 1998년 새로운 사업 기회가 찾아왔다.

“우유팩 원료 펄프를 납품받던 한 우유업체에서 ‘외환위기 이후 사료를 공급하는 업자들이 농간을 부려 힘들다’며 제게 ‘사료를 납품해주면 좋겠다’고 제안했어요. 그 얘기를 듣자마자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보름 동안 미국 전역을 돌며 사료 공급처를 찾았죠.”

이때부터 이 회장은 특수용지 외에 축산사료라는 새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지난해 230억 원 매출을 기록한 이 회장의 회사는 올해 300억 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2010년 유럽발 재정위기 때문에 최근 몇 년간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도 차츰 안정돼서 올해는 3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기업을 경영하면서 여성이기 때문에 겪는 어려움이 있나요.

“여성 기업인에 대한 그릇된 인식 때문에 힘들 때가 많죠.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제가 처음 사업할 때만 해도 바이어나 금융회사 관계자들 중에는 여성 기업인을 기업인이 아니라 ‘주부’나 ‘여자’로만 보려는 사람이 많았죠. 거래처에 술을 접대하는 문화도 그렇고, 사우나에서 남성끼리 갖는 네트워크에서 소외당하는 것도 여성 기업인이 극복해야 할 어려움 가운데 하나죠.”

▼ 여성이라 유리한 점도 있지 않았을까요.

“(여성 경제인이) 로비 능력은 좀 떨어질지 몰라도 여성 특유의 섬세함이나 부드러움, 진실함은 기업활동을 하는 데 큰 장점이 돼요. 제 경우 거래처에 로비는 잘 못했지만, 거래처 담당자의 생일을 챙기고, 거래처 직원 자녀의 학교 입학을 축하해주는 등 작은 관심을 보여 가까워진 적이 많아요. 근면하고 성실하게 노력하면 결국 거래처에서도 인정해줍니다. 또 여성 경제인은 웬만해서는 분에 넘치게 사업을 확장하는 무리수를 두지 않습니다. 그래서 (여성 경제인이 운영하는 기업의) 부도율이 낮고 재무건전성도 좋은 편이에요. 소비자와 상대 회사에 부드럽게 다가가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탁월하다는 점도 여성 경제인의 장점이지요. 여성 경제인들은 사업할 때도 집안 살림하듯 작은 문제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잘 챙겨요. 그런 점이 기업을 경영할 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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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 기자 |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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