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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목표가 절실해야 운도 따른다”

이원종 지역발전위원장의 인생 노트

  • 조성식 기자 │mairso2@donga.com

“목표가 절실해야 운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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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나를 키워준 사회에 빚 갚는다는 생각
  • ● 성수대교 지날 때마다 희생자 생각하며 기도
  • ● 폐결핵 앓으며 생명의 소중함 배워
  • ● 국민 행복에 기여하는 보람,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목표가 절실해야 운도 따른다”
“청소년 시절 나의 목표는 농촌으로부터 탈출하는 것이었고, 봉급생활자가 되어 고된 육체노동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 전부였다.”

“공직은 나의 천직이었고 다시 태어난다 해도 나는 공직의 길을 갈 것이다.”

이원종(71)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이 저서 ‘인생, 네 멋대로 그려라’에서 한 말이다. 충북 제천의 시골 농가에서 태어난 이 위원장의 어린 시절 꿈은 우체국장이었다. 그래서 체신학교에 진학했다. 체신학교 졸업 후 9급 공무원이 된 그의 첫 업무는 공중전화에서 동전을 수거하는 일이었다.

실망한 그는 행정고시에 도전했다. 야간대학을 다니며 4차례 시험을 본 끝에 합격해 간부로 전환했다. 서울시 5개 구청장과 국장을 역임하고 청와대 비서관으로 발탁된 뒤 충북도지사를 거쳐 서울시장에까지 올랐다. 이후 민선 충북도지사를 두 번 더 지내면서 그에겐 ‘행정의 달인’이라는 별명이 생겨났고, 개각 때면 종종 총리 후보로 거론됐다.

행정 외길을 걸어온 그가 박근혜 정부에서 지역발전위원장을 맡자 ‘적임자’라는 평이 나왔다. 그 자신도 만족해했다. 평생 쌓은 공직 경험을 지역 발전에 쏟아 붓는다는 것이 그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했다.

홍조 띤 얼굴과 그윽한 눈길에서 삶을 관조하는 노년의 지혜가 느껴진다. 아니, 노인이라는 표현은 실례가 될지 모르니 삼가는 게 좋겠다. 자신의 일에 열정을 바치는 그는 여전히 청춘이고 젊은이다. 나이 들면 다들 알게 된다. 청춘이 황혼이고 황혼이 청춘이라는 것을. 인생에서 나이가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를.

지역발전위원회는 지역 발전과 관련된 중요 정책에 대해 대통령의 자문에 응하는 기관이다. 지역 발전 정책 방향과 세부 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중앙과 지방 간 이해가 상충하는 사안을 조정하고 관련 부처가 수행하는 각종 정책을 조율하는 컨트롤타워 노릇을 한다. 위원은 위원장을 포함해 30명. 임기 2년의 민간 위촉위원 19명과 당연직 위원인 정부 11개 부처 장관으로 구성된다. 실무조직으로는 각 부처 파견자 40명으로 구성된 기획단이 있다. 이 위원장의 설명을 들어보자.

“지역발전위원회는 노무현 정부 때 균형발전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하고 수도권 공공기관들을 지방으로 옮기는 분산정책으로 서울과 지방 간 균형발전을 꾀하려 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광역경제권 개념을 도입했다. 호남권, 충청권, 대구경북권 등 전국을 7개 권역으로 나눈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지역행복생활권을 만들려 한다. 예컨대 고속도로가 마을 앞을 지나가도 그 효과가 마을의 생활환경이나 주민의 삶의 질과 연결되지 않는다면 진정한 지역 발전이라고 할 수 없다. 열악한 환경의 시골 사람들에게는 상수도 물 마시고 가스 시설 들이고 하수도 고치는 게 더 절실하고, 그게 실질적인 행복이다. 거기에 더해 높은 수준의 교육, 문화, 의료 서비스가 필요하다. 그걸 위해 지역행복프로젝트 호프(HOPE)를 수립했다. 6대 분야 17개 과제인데 세부적인 사업이 200개쯤 된다. 그렇게 섬세하게 접근해 국민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것이 우리 위원회의 목표다.”

빚 갚는다는 마음으로

▼ 위원장은 어떻게 맡게 됐나. 박근혜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이라도….

“별다른 인연은 없다. 사전에 상의한 적도 없다. 어느 날 대통령께서 결정했다며 임명 사실을 통보해왔다. 몇 가지 이유로 맡았다. 첫째는 국가원수가 ‘너 아직 쓸모 있으니 일하라’고 명령한 것을 특별한 사유 없이 거절하는 것은 국민의 도리가 아니라는 것. 둘째는 내가 한평생 지방자치행정에 종사하면서 쌓은 경험으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정치적인 일이라면 안 맡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건 내가 다른 사람 못지않게 잘할 수 있는 일이다. 셋째, 가난한 농촌 출신이 신분 탈출에 성공해 서울시 국장과 구청장을 하고 시장, 도지사까지 한 것은 많은 분한테 빚을 진 거다. 그 빚 갚는다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2006년 1월 충북도지사 선거 6개월을 앞두고 3선이 유력하던 그는 불출마와 은퇴를 선언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박수 칠 때 떠나라’는 금언을 실천한 것이다.

▼ 3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떠날 때 더는 공직을 안 맡을 걸로 보였는데.

“명예나 권력과 관련된 일이라면 안 맡았다. 경제적 이득을 보는 것도 없다. 오직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뿐이다.”

지역발전위원장은 급여를 받지 않는다. 소정의 수당이 있을 뿐이다.

“봉사라는 표현은 건방진 것 같고, 내가 가진 경험으로 사회에 기여한다고나 할까.”

▼ 보도자료에 ‘창조지역사업’이라는 용어가 있던데, 이 정부가 부쩍 강조하는 창조경제와 관련된 것인가.

“우리 프로젝트 속에 지역의 고유한 특성이 있다. 그것을 그 지역의 경쟁력 있는 산업에 융합해 지역에 기여하는 사업으로 재창조하는 것이다.”

▼ 예산은 어떤 식으로 지원하나.

“대통령 취임 후 태스크포스가 구성돼 지역 발전 정책의 기초를 마련했다. 내가 와서 그걸 바탕으로 지방기관과 중앙부처의 정책을 연결해 조율했다. 이 작업을 할 때 전국을 돌면서 지역 의견을 수렴했다. 거기서 나온 의견을 갖고 계획을 다듬었다. 과거엔 중앙정부에서 예산 지침을 주면 지역에서 거기에 맞춰 사업을 신청했다. 그러다보니 정작 지역에서 하고 싶은 일은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가 관여하는 예산에 광특계정(광역·지역발전특별계정)이 있다. 앞으로는 지역계정의 비율을 더 높여 지방자치단체 의견이 손쉽게 반영되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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