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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적폐청산 ‘내로남불’

“DJ정부 국정원 직원 대량 해직은 국가와 조직이 저지른 범죄행위”

〈단독 입수〉 김만복 전 국정원장 양심고백 진술서

  • 최호열 기자|honeypapa@donga.com

“DJ정부 국정원 직원 대량 해직은 국가와 조직이 저지른 범죄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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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김 전 원장, 7월 강제퇴직자 보상 2심 판결 앞서 진술서 제출
    ●“김홍일 주도로 특정지역(호남) 출신 간부들과 대상자 선별 소문”
    ● 소송자료 변조, 허위답변 고영구·김만복이 지시, 현 여당 의원 연루
    ● 국정원 보고서, ‘영남 제거 목적의 인사질서 문란행위’로 규정
    ● 1·2심, “자유의사 배제된 강제퇴직 아니었다” 판결…불복 상고
“DJ정부 국정원 직원 대량 해직은 국가와 조직이 저지른 범죄행위”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 적폐청산 작업이 한창이다.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현행법에 한계가 있다면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고, 억울한 눈물을 닦아주어야 한다. 당연히 그 대상이 어느 특정 시기로 한정되어서도 안 된다.
 
20여 년째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김대중 정부 초인 1998~1999년에 대량 해직당한 국정원(구 안전기획부) 직원들이다. 사실 이들은 2000년대 초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최근에도 민사소송을 제기했지만 올해 9월 15일 열린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이지만 지금 분위기로는 승소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신동아’가 이 사건에 주목한 이유는 2심 판결을 앞두고 법원에 접수된 한 통의 진술서 때문이다. 김만복(71) 전 국정원장이 직접 작성한 진술서다. 김 전 원장은 진술서에서 국정원 최고 책임자로서는 처음으로 국정원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또한 그동안 추측으로만 떠돌던 김대중 정부의 국정원 강제퇴직 사건의 진실을 담았다. 보기에 따라 그동안의 판결을 뒤집을 수 있는 내용이다. 

1974년 중앙정보부에 입사한 김만복 전 원장은 국정원 강제퇴직 사건이 있던 1998년부터 1999년 사이 해외차장실 산하 부서에 근무했다. 2004년 기획조정실장, 2006년 1차장을 역임했으며, 2006년 11월 국정원 출신으로는 최초로 국정원장에 올랐다.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지지모임인 ‘담쟁이포럼’ 발기인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김 전 원장은 ‘신동아’와의 전화 통화에서 “진술서는 자발적으로 작성해 법원에 제출한 것”이라고 확인해주었다. 또한 “내용은 모두 내가 직접 보고 들은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원장의 진술서 내용을 바탕으로 관련 재판 기록, 국정원 문서 등을 통해 사건의 진실을 되짚어보았다.



직위해임 대기발령

1998년 5월 12일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이종찬 안기부장과 함께 원훈석을 바꾸고 제막식을 하고 있다.[동아DB]

1998년 5월 12일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이종찬 안기부장과 함께 원훈석을 바꾸고 제막식을 하고 있다.[동아DB]


1997년 겨울, 사상 처음으로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뤘다는 기쁨도 잠시, 직전에 닥친 IMF 외환위기로 인해 모든 분야에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의 고통을 겪어야 했다. 국정원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더구나 국정원은 대선 당시 북풍을 조작하고 오익제 편지 사건을 만들어내는 등 ‘김대중 죽이기’에 앞장섰기에 강력한 개혁을 요구받았다. 대대적인 조직개편 및 인사개편은 필수적이었다. 

1998년 3월 이종찬 당시 안기부장은 김대중 대통령에게 향후 3년간 정원(TO) 786명을 감축하고, ‘정치관여 인사문란 직원들을 대기발령 후 전원 면직하겠다’는 취지의 ‘부 조직개편 방안 복명보고’를 보고하고 결재를 받았다. 당시 안기부의 TO는 420명의 여유가 있었고, 2년 이내 정년 도래자가 446명에 달해 자연 감소 요인이 866명에 달했다. 따라서 정원 감축을 위한 구조조정은 따로 필요 없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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