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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저자 하광호 교수의 영어학습 비법

듣기·말하기·읽기·쓰기를 동시에 공략하라

듣기·말하기·읽기·쓰기를 동시에 공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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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먹기에는 곶감이 달다고, 영어회화 습득의 비법을 찾아서 이 책 저 책, 이 학원 저 학원을 전전하면서 헤매는 낭비도 큰 문제다. 아무리 좋고, 아무리 방대한 영어회화 책이라도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이 사용하는 모든 문장과 표현을 전부 담을 수는 없다. 같은 사람이 같은 의미를 놓고도 말할 때마다 다를 수 있지 않은가? 학원에서 아무리 회화를 배우려고 애를 써도 원어민들이 사용하는 그 수많은 표현을 어떻게 빠짐없이 익힐 수 있을까? ‘언어는 끝없이 다양한 것(Language is versatile)’이라는 말이 그래서 있다. 사람들과 영어를 직접 사용하면서 의사소통하는 피나는 훈련만이 진짜 영어회화를 정복할 수 있는 길이다.

영어 문장을 만드는 능력을 길러라. 영어 특유의 문형들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고, 그 문장 속에 담고 싶은 사실, 생각, 느낌에 가장 알맞은 낱말을 제 자리에 심을 수만 있으면 얼마든지 자기 의사를 영어로 표현할 수 있고, 그것이 곧 진정한 회화다. 남이 만들어 놓은 영화대본이나 극본 같은 회화 책들을 붙잡고 애쓰는 대신 흥미진진한 영어로 쓰인 읽을거리들을 열심히 읽고 완전히 이해하면서 자기가 사용하고 싶은 어구들이며 문형을 메모한 후, 자기가 표현하는 문장을 만들어보면서 그 어구와 문형을 사용하라. 이런 방법을 꾸준히 실천하면 놀라울 만큼 빨리 문장 만드는 능력이 발전할 것이다.

내친 김에 평소에 기본적인 문장을 만드는 연습을 하지 않고 회화 책만 가지고 애쓰다가 처참한 실패를 경험한 일화를 소개한다. 한국에서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 이민 온 중년 남자가 있었다. 그는 미국에서 세탁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기존 세탁소를 사려고 여러 곳을 다니던 중 매물로 나와 있는 적당한 세탁소를 마침내 찾았다.

그런데 미국인 주인과 거래할 일이 큰 걱정이었다. 궁리 끝에 그는 회화책 몇 권을 꺼내놓고서 세탁소 주인과 나눌 법한 문장들만 골라서 이른바 ‘대본’을 완성했다. 그러고 나서 아내가 세탁소 주인 역을 맡아서 열심히 연습했다. 일주일 동안 대본을 외운 끝에 그는 드디어 세탁소 주인을 만나러 갔다. 결과는 뻔한 것이었다. 첫 대면에 Good Morning!을 주고받은 후 미국인이 말하는 다음 문장부터는 미리 짜놓은 대본에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토록 애써 만든 회화 대본이 아침인사 한 마디 하고 나서 암초에 걸리고 말았다는 이 실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너무도 분명하다. 문장을 무조건 외우는 게 아니라 문장을 만드는 연습을 했던들 이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남이 적어 놓은 몇 가지 표현을 외우는 것으로 영어회화 능력을 가질 수 있다는 꿈에서 속히 깨어나야 한다.





진단과 해법 ④ 듣지만 말고 직접 말하라

귀만 뚫리면 말문이 저절로 열리고, 발음공식 몇 가지만 알면 원어민처럼 발음할 수 있다고 믿어서 그것들을 따로따로 정복하려는 생각도 질병의 하나다. 어린 아이들이 그런 방법으로 자기 모국어를 습득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언어의 바닷속에서 듣는 것과 소리내는 것(발음)을 동시에 습득하여 언어사용 기능을 점점 발전시키는 것이다. 외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걸어야 할 길도 바로 여기에 있다.

영어 원어민 아이들도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문장구성 능력’이라는 것은 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뒷받침해준다. 그런데 그런 글짓기 능력은 뒷전에 두고,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멋진 속어 몇 가지와 특수한 관용구 몇 가지를 주워 담는 것으로 영어를 정복한 양 착각하는, 이른바 ‘현지 영어 중독증’은 심각한 문제다. 영어의 기본 골격인 문형들을 자기 것으로 만들면 의사소통이라는 언어의 첫번째 목적이 달성될 뿐 아니라 멋진 구어체 표현 따위는 나중에라도 얼마든지 주워담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급한 것부터 정복하자. ‘멋부리기’는 천천히 해도 좋다.

듣는 것에 그치지 말고, 들은 후는 당장 말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들은 내용을 주제로 하여 상대와 대화를 하라는 것이다.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 쓴다면 금상첨화다. 음성을 듣고 그 내용을 완전히 알아야 듣기 습득이 가능하다. 듣는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로는 아무리 들어도 언어능력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라.

그러면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질병을 치유하고 극복할 효과적인 영어학습 방법은 과연 있을까? 물론 기적은 없다. 그러나 수많은 언어학자가 노력해서 찾아낸 결과들이 우리 앞에 있다. 이제 영어 학습자들을 위한 종합적인 방법론을 이야기해보자.

* 방법 1

구문의 이해력이나 어휘력이 어느 정도 갖춰진 사람들은 영어 작문부터 시작하라. 우선 날마다 빠뜨리지 않고 영어 일기를 쓴다(편지쓰기도 좋다). 영어 원어민이나 그에 버금가는 수준의 국내 학습 지도자의 수정을 받은 다음, 수정된 글을 음미하면서 영어 표현을 완전히 이해한다. 수정된 글을 큰 소리로(아주 큰 소리로) 읽으면서 ‘음성화’ 연습을 한다. 학습지도자가 읽은 것을 녹음하여 여러 번 듣고, 자신의 발음과 비교한다.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내용을 영어로 옮기는 작업은 매우 실질적이고 효과적이다. 또 자기가 직접 쓴 문장을 자기 자신이 듣는 것 이상으로 효과적인 ‘귀뚫기’ 방법은 없다. 이런 작업을 매일 하는 한편, 틈틈이 다양한 영어 원서(영어 동화를 포함해서)를 접하며 독해력과 어휘력, 문장에 대한 감각과 정서를 키운다. 언어는 감정(정서)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낱말 하나라도 그것을 사용하는 언어 사용자의 감정(정서)과 밀착할 때 비로소 그 낱말은 그가 진정으로 소유하는 낱말이 될 수 있다.

* 방법 2

영어로 문장을 만들 능력이 부족하다면 영어에 능통한 한국인 조력자를 구한다. 영어와 한국어가 섞인 자신의 서툰 ‘영어’로 간단한 이야기나 메시지를 전달한 후, 그것을 조력자의 도움을 받아 완전한 영어로 고치고, 고친 내용을 글로 옮겨 쓴다. 그리고 그것을 조력자와 함께 큰 소리로 읽는다. 정확하게 낭독한 것을 녹음하고 되풀이해서 듣는다.

모범 영역문을 완벽히 숙지한 뒤에는 조력자가 그 글에 담긴 내용을 놓고 여러 가지 질문을 하고 학습자는 거기에 대답한다. 자기 이야기를 자기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있을까?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글에 대해서 서툴지만 영어로 애써 반복해 설명하는 동안 영어에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영어 사용능력도 급속히 향상될 것이다.

* 방법 3

영어 학습자라면 누구나 거쳐야 하는 공통필수 과정은 말로 하는 ‘토의’와 글로 하는 ‘독해’다. 영어로 이야기를 나눌만한 소그룹을 만들어 영어로 씌인 책을 독파한 후 하나의 주제를 정해 영어로 대화한다. 이것이 바로 진짜 목적과 진짜 상황 속에서 하는 생생한 회화 습득방법이다. 말을 하기 위한, 또는 연습을 하기 위한 영어학습 방법은 효과가 적다.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절실한 의미를 영어로 표현하려고 애쓸 때 영어사용 능력은 극도로 발달한다.

* 방법 4 낱말 학습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Word Bank를 만드는 것이다. 글을 읽으면서 관심을 끄는 낱말들이나 구, 문형 등을 골라서 Index Card 전면에 쓴다. 그 Index Card 뒷면에는 그 낱말이 들어간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는다. 기회 있을 때마다 카드를 꺼내서 먼저 전면의 낱말을 보고 그 자리에서 그 낱말을 사용해 문장을 만들어본다. 이런 학습작업을 꾸준히 하면 그 낱말은 완전히 자기 것이 될 수 있다. 자기가 하는 말과 글에서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낱말이 된다.

신동아 2000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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