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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대권도전 선언한 김중권 민주당 최고위원

“이젠 DJ그늘 벗어나겠다”

  • 김기영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ades@donga.com

“이젠 DJ그늘 벗어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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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경선에서는 대의원들의 선택이 중요합니다. 김최고위원께서는 대표 취임 직후 대의원 지지도가 급상승했다가 최근에는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대의원 지지를 회복할 방법은 있습니까?

“나에 대한 대의원들의 지지도가 떨어질 무렵, 다른 주자들은 끊임없이 대의원들과 접촉했어요. (일부 경선 후보들은) 지방을 누비고 대의원들의 집을 방문하고, 대의원들이 교육받는 연수원에 와서 선물 돌리고, 심지어 후보 부인이 연수원에 와서 같이 잠자고, 놀아주고 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지지도가 오르게 돼 있지요. 그걸 다 얘기하면 누워서 침 뱉기이기 때문에 말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당대표가 그런 짓 할 수 있나요? 대의원들은 경선만 보는 것 아니에요. 앞으로 있을 본선을 봅니다. 이회창씨를 본선에서 꺾을 사람이 누구냐 이겁니다. 대의원들은 그걸 볼 겁니다. 대의원들은 영남에서 많은 인구를 포용하고 있는 사람을 내세울 때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두고보세요.”

―구 여권출신인 탓에 김최고위원이 민주당의 정체성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어느 시대 어느 정권에서 정치를 시작했냐보다 얼마나 바르게 성실하게 살아왔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나를 비난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하고 정말 믿음을 가지고 정치를 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습니다. 40대에 발탁돼 민정당에 들어갔을 뿐, 부정을 저지르고 부담을 주는 행위를 한 것 한번도 없습니다. 오히려 법사위원장을 하면서 날치기하라는 주문에도, 단 한건도 날치기를 해본 적 없어요. 민정당에 몸을 담았다고 해서 나를 비난하는 것은 잘못이에요. 김영삼씨 같은 사람은 자유당 국회의원으로 시작했잖아요. 장택상씨 비서를 했구요. 그런 사람이 나중에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큰 것 아닙니까.”

―김영삼씨 얘기가 나왔으니까 하는 말인데 정가에 김영삼, 김종필 두 김씨의 연대가 뜨거운 관심사입니다.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글쎄요. 그게 되겠어요? 당을 만드는 것은 자유입니다. 이념이 같으면 얼마든지 당을 만들 수 있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동서화합의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특정지역을 배경으로 해서 당을 만드는 것을 국민들이 원하지 않을 겁니다.”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은 현정권을 ‘친북정권’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통일을 위해서는 햇볕을 보낼 수밖에 없는 겁니다. 군사적 대결로 북한을 굴복시킬 수 없다는 점은 누구나 다 압니다. 누구는 목소리 높일 줄 몰라서 목소리 내지 않는 게 아닙니다. 현정권이 친북정권이다 하는데 참 어이가 없습니다. 만약 그 사람들 주장처럼 계속 긴장을 고조시켜 북과 대결하면 그게 제일 쉬워요. 그건 누구를 시켜도 할 수 있어요. 어린애를 시켜도 할 수 있는 거예요.

“DJ 대북정책 계승하겠다”

―그렇더라도 북한은 까다로운 상대입니다. 이산가족상봉을 돌연 연기한 것만 해도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지요. 까다로운 상대지요. 그렇다고 우린 우리대로 가자, 그렇게 하면 우리가 얻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걸 생각해야 해요.

―대북 포용정책에 대해서는 김대통령의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말씀이군요.

“계속 계승해가야 합니다.”

―그러면 극복해야할 정책은 무엇일까요. 대통령의 정책 가운데서요.

“절차의 문제겠지요. 대북관계에서 주관적 상호주의든 전략적 상호주의든 국민적 동의를 넓혀가는 노력을 해야겠지요. 국회에서 논의를 하고 결론을 얻는 노력을 더해야 할겁니다.”

마지막으로 김최고위원의 이력과 관련한 몇가지를 물어보았다. “서울대 출신이 아니고, TK의 본류라 할 수 있는 경북고 출신이 아니라는 점을 콤플렉스로 생각하지 않냐”는 질문에 웃음부터 터뜨렸다.

“그 점에 대해서는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어요. 대구 경북 돌아보니까 그런 생각하는 사람들 하나도 없었습니다. 대구 경북 지역에는 경북고 나온 사람보다 안나온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독실한 기독교인이신 것으로 압니다. 중대결단 앞두고 기도하신다고 하는데 대권도전 결심하면서도 기도를 하셨습니까?

“두세 달 전쯤인가 서울 하림각에서 약수교회 목사님과 장로님들을 모시고 기도를 했습니다. 그때 대권출마 마음을 굳혔습니다.”

―종교와 정치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독교인이시면서 절에도 가고 하셔야 했는데, 마음의 갈등은 없으셨습니까.

“그게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내가 절에 가서 합장하는 것을 보고 뭐라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불교행사에 가서 합장하는 것은 불타를 보고하는 것 아니에요. 스님들에게 인사를 하는 것으로 그쪽의 인사법을 따른 것일 뿐입니다.”

김최고위원은 시종 경쾌한 어조로 인터뷰에 응했다. 어떤 질문에도 막힘이 없었고 때로는 평소의 김최고위원답지 않은 격한 표현을 써 상대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어떻게 이런 말들을 참고 살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인터뷰 도중 “확신한다” “두고보라”는 장담도 여러차례 했다. DJ의 그늘에서 시작했지만 이제 그 그늘을 벗어나 홀로 서려는 각오가 비상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과연 김최고위원의 도전은 성공할까. 그 결과와 관계없이 대권 판도에 만만찮은 변수가 등장했다는 느낌이다.

신동아 2001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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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ad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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