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1월호

생수보다 맛있는 수돗물이 넘치는 정원도시

  • 안영배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ojong@donga.com

    입력2005-03-22 14: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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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잔병치레하는 60대들이 정착해 사는 동안에 “쑤신다” “아프다” 등 입에 달고 살던 말을 자신도 모르게 잊어버리는 곳. 이곳 동포들은 한결같이 약수 같은 물과 청정한 공기 덕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북섬(North Island)과 남섬(South Island)이라 불리는 두 개의 큰 섬으로 이루어진 뉴질랜드는 흔히 ‘하얀 구름의 나라’ ‘남반구의 천국’이라 일컬어진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 환경에서 양떼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어먹듯이 여유롭게 삶의 질을 즐기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기 때문일 터다.

    그런 뉴질랜드에서도 가장 뉴질랜드다운 도시로 단연 남섬의 관문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1850년대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크라이스트처치 칼리지 출신들이 캔터베리 평원에 세운 이 도시는 ‘영국 이외에서 가장 영국적인 도시’라는 평가를 받는 계획도시이면서도 가장 자연 친화적인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오염된 환경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로 가려면 일단 북섬의 대표적인 도시 오클랜드에 내려야 한다. 뉴질랜드 최대의 상업도시인 오클랜드만 해도 신선한 공기와 아름다운 풍광에 감탄을 금치 못할 터. 그러나 오클랜드에서 다시 국내선을 갈아타고 남쪽으로 1시간 남짓 걸려 크라이스트처치에 내리면 아예 넋을 빼앗길 정도다. 일년 사계절이 늘 한국의 가을하늘처럼 맑고, 상큼한 공기는 공해에 찌든 폐를 말끔히 씻어내듯 시원하고, 수돗물조차 향기가 배어 있는 것같은 느낌을 주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생수 못지않은 수돗물

    기자는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머무는 동안 가장 번화한 시내 호텔의 화장실에서 나오는 수돗물을 마시고 길거리 목마른 사람들을 위해 설치된 수도꼭지에 입술을 적시며 지냈다. 그러면서 내내 그 물맛이 전세계적으로 맛있기로 소문난 생수 못지않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크라이스트처치시 홍보 담당자인 개이너 다이어트(Gaynor Dyet) 여사는 “시에서 공급하는 수돗물은 시 외곽지대에 있는 서든 알프스(Southern Alps, 빙하지역)에서 녹아내린 물이 지하 암반층으로 스며들어 80∼100년 정도 자연 여과과정을 거친 것이어서 따로 소독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깨끗하다”고 자랑한다. 그러니까 이곳 사람들은 지하 암반층에서 자연 여과되면서 한편으로 각종 미네랄을 풍부하게 머금은 질좋은 물을 거의 공짜로 마시고 있는 셈이다. 올해로 28년째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살며 사슴사업을 해오고 있는 이성방(감마 내추럴 프로덕트사 회장·75)씨의 말.

    “현재 크라이스트처치에는 2000여 명의 한인들이 살고 있다. 그런데 나이가 60대 이상으로 잔병을 앓아오던 사람들이 이곳에 정착해 살면서부터는 아프다는 소리를 하지 않는다. 워낙 공기가 좋고 마시는 물이 약수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잔병 정도는 저절로 나아버리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할 수 없도로 건강이 악화돼 ‘살아남기 위해’ 이곳으로 이민왔다는 40대 중반의 송지복(전직 언론인)씨는 자신도 깜짝 놀랄 만큼 건강이 좋아졌다고 밝힌다. 그는 이곳의 자연 환경을 배경으로 삼아 건강요양센터 운영도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도시속의 오아시스 분위기

    이같은 크라이스트처치의 자연 환경은 천혜로 주어진 것만은 아니다. 그 뒤에는 보이지 않는 시 당국의 노력이 숨어 있다. 시 당국이 가장 앞세우는 정책은 쾌적한 환경. 도시 개발과 자연환경 보존의 문제가 부딪칠 때 선택은 망설임없이 후자쪽이라는 게 시 당국자의 말이다.

    그런 점은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에 걸려 있는 환영간판에서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다. ‘가든시티(정원도시)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는 독특한 문구가 그것. 가든시티라는 이름에 걸맞게 크라이스트처치는 3헥타르(ha) 당 1헥타르 비율로 공원이나 보호구가 지정돼 있다. 또 도시 안에 조성된 공원 수만 무려 99개에 이른다. 그러다보니 넓은 전원속에 주택들이 포근하게 들어서 있는 것같은 분위기를 낸다. 크라이스트처치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도시로 선정된 것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일 것이다.

    크라이스트처치의 최고 명물은 도시속에 자리잡은 해글리 공원. 무려 182헥타르(약 55만평)의 광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이 녹지 공원에는 식물원, 골프장, 테니스장, 조깅 코스가 있는가 하면 뉴질랜드 사람들이 열광하는 럭비와 크로케를 즐길 수 있는 구장이 있다. 일하고, 먹고, 쉬는 일 못지않게 뉴질랜드 사람들은 레포츠를 즐기기 때문에 해글리 공원은 크라이스트처치 시민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또 해글리 공원 면적의 5분의 1을 차지할 만큼 거대한 규모의 식물원은 피크닉을 겸한 휴식의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곳에는 뉴질랜드 식물을 비롯해 남태평양의 희귀식물들이 다 모여 있고 장미 정원, 분수 정원, 선인장 정원 등 테마별 정원들도 꾸며져 있다.

    해글리 공원과 함께 크라이스트처치 시내를 동서로 가로질러 흐르는 에이번 강 역시 빠뜨릴 수 없는 이곳 사람들의 자랑거리다. 아마도 지금은 복개된 서울의 청계천 쯤에 비교될 성싶은 에이번강은 강폭이 불과 5∼10m 정도로 그리 넓지 않지만 크라이스트처치의 핏줄처럼 시내 한복판을 이곳저곳 누비며 유유히 흘러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 맑고 깨끗한 강물 경치가 우리나라의 한적한 시골 냇가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오리를 비롯해 각종 새떼들이 도시 한복판의 강변에서 놀고 있고, 앙증맞은 물줄기를 따라 작은 배를 타고 뱃놀이를 즐기는 연인의 모습은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은 분위기를 낸다. 이곳에서는 배를 빌려서 직접 노를 저을 수도 있고, 뱃사공이 삿대로 강바닥을 밀어주는 ‘펀팅(Punting)’도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도시 전체가 영국식·고딕식·식민지식 등 고풍스러운 양식의 건물들로 꾸며져 있고, 영국풍의 주택과 정원들이 들어서 있어서 종종 이곳은 영국 분위기를 표현해내기 위한 촬영 장소로도 이용된다고 한다. 전문 여행업체인 (주)뉴질랜드 호주투어의 크라이스트처치 가이드 정유성씨는 “얼마전 영화배우 송승헌이 CF 촬영차 이곳을 다녀갔고, 1년에도 몇차례 영화나 CF 촬영을 하기 위해 한국 사람들이 다녀간다”고 말한다.

    이렇게 크라이스트처치는 복잡한 도로와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도시속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곳이라 말할 수 있을 듯하다.

    ‘Fresh each day’가 도시 브랜드

    그런데 도시 속에 몸집이 거대한 공룡처럼 자리잡은 해글리 공원과 시내의 교통 흐름을 방해하는 에이번강이 오히려 도시 성장을 방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시 당국은 오히려 공원과 강물 보호를 최우선 정책으로 삼고 있다는 게 홍보 담당자의 설명이다.

    해글리 공원 경관을 해치는 건축물은 어떠한 경우에도 허가가 나지 않으며, 시청 소유의 녹지들도 결코 팔지 않고 지켜나간다는 것. 또 에이번강으로 생활 하수가 흘러드는 것은 이곳에서는 상상할 수 없다. 모든 오·폐수 처리 시설이 강의 수로와 따로 설치돼 있기 때문. 사람들이 강물로 쓰레기 따위를 버리는 것도 먼 나라의 일이다.

    모든 생활 하수 및 폐수는 지하에 매설된 관을 통해 시 외곽에 설치된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처리되고 있다. 현장을 가본 결과 종말처리를 거친 물은 마치 아름다운 호수처럼 펼쳐져 있었고, 그곳에서조차 오리들이 한가롭게 노닐 정도로 잘 정화돼 있었다. 시 홍보담당 개이너 다이어트 여사의 말.

    “우리 시는 요즘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도시라는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Fresh each day(날마다 신선하게)’를 시의 브랜드로 내걸고 있다. 깨끗하고 푸르고 안전한 도시라는 이미지가 전세계적으로 크라이스트처치의 명성을 떨쳐주고 그로 인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의 수가 늘어나므로 관광수입도 증대하고 있다. 즉 자연을 잘 보존함으로써 오히려 도시가 성장하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크라이스트처치를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 수는 지난해보다 12.4%(2001년 6월 기준) 늘어났으며, 그 수치는 해가 바뀔수록 더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또 놀랍게도 크라이스트처치가 한국인들에게 살기 좋은 도시로 소문났는지 한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8707명)에 비해 무려 82%(1만5847명)나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뉴질랜드 통계청 자료).

    이렇게 크라이스트처치가 아름다운 정원도시의 이미지로 국제적인 관광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보니 시 당국으로서는 자연환경 보존에 더 열심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굳이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2차산업을 육성하는 데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는 것도 더 말할 나위 없다.

    이와 함께 시 당국은 1년에 한 차례 ‘뷰티 콘테스트(Beauty Contest)’를 열어 가장 아름다운 동네(마을)를 선정함으로써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유도한다고 한다. 어느 동네가 가장 아름답게 꽃과 나무를 가꾸고 있는지, 주택의 색깔과 자연환경은 얼마나 조화돼 있는지 등을 살펴보아 시상을 하는 제도다. 여기서 1등으로 뽑힌 동네에는 시 당국이 관광코스를 만들어주는 등 적극 지원해주고, 더불어 이런 동네는 집 값도 이전보다 오르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동네 환경 미화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크라이스트처치가 정원도시라고 해서 우리나라의 한적한 시골 도시쯤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인구 35만명의 크라이스트처치는 뉴질랜드에서 세번째로 큰 도시이자 남섬을 대표하는 곳이다. 뉴질랜드의 여러 도시를 전전하다가 크라이스트처치에 정착한 강영민씨는 크라이스트처치에 대해 이렇게 표현한다.

    “뉴질랜드의 다른 도시와 비교해 볼 때 크라이스트처치는 크기로는 충분할 만큼 크고, 작기로는 적당히 작다는 게 알맞은 표현일 것이다. 예를 들어 뉴질랜드 최대의 도시인 오클랜드와 비교해보면 도시 규모는 작지만 그곳 사람들에 비해 훨씬 마음이 느긋하고 여유로운 삶을 산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서도 현대적 도시생활에 필요한 모든 기능들이 다 갖춰져 있어서 다른 중소규모 도시보다 생활이 매우 편리하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한국인들에게 민감한 교육 분야를 살펴보자. 이곳 교민들은 초·중·고교 교육 수준이 미국의 웬만한 곳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그러면서도 공립학교의 교육비는 거의 공짜나 다름없을 정도로 저렴하다. 대학의 경우 캔터베리주가 운영하는 제3차 교육기관(대학)이 5개 있고, 사립대학도 8개나 있다. 이중 캔터베리 주립대는 세계적인 명문으로 이름난 곳으로 상당한 실력이 있어야 입학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와 함께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이곳저곳에 갖춰져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시내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아트센터. 1975년까지 100여 년 동안 캔터베리대학 건물로 쓰이던, 고딕 양식의 고풍스러운 건물인 아트센터는 이곳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열린 공간이자 만남의 장소다.

    이곳에서는 각종 극장과 카페테리아, 영화관 등이 있는가 하면 도기, 목기, 판화, 피혁 등 각종 수공예품을 만드는 예술가들의 공방이 자리잡고 있다. 전시장 공간을 돌아보면서 문화와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마음에 들면 직접 구입할 수도 있다. 또 토·일요일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거리의 예술가들이 펼치는 즉흥극 등 각종 이벤트 공연을 볼 수 있다.

    문화행사뿐만 아니다. 교민 송지복씨는 시내에서 차로 20분 정도만 나가면 낚시와 각종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바다와, 환상적인 트레킹을 할 수 있는 산과, 골프와 승마를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들판이 고루 갖춰져 있어서 자연속에 동화되는 삶을 즐길 수 있다고 자랑한다. 고즈넉한 해변에 나가면 한국에서는 구하기 힘든 전복을 마음대로 따서 먹을 수 있는데, 물개가 바로 옆에 다가와 사람이 전복 따는 것을 거꾸로 구경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건강 지켜주는 노후의 안식처

    뉴질랜드 사람들은 레포츠 활동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아침 운동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목요일 새벽 6시, 크라이스트처치 시민들이 즐겨 찾는다는 레저센터를 찾아가 보았다. 시청에서 직영하는 이 레저센터는 풀장과 사우나장, 그리고 각종 헬스기구를 갖추고 있는데 50여 명의 사람들이 벌써 나와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중에는 한국 교민들도 몇몇 눈에 띄었다.

    서울 강남의 고급 헬스클럽 못지않은 시설과 규모를 자랑하는 이 레저센터는 멥버십 제도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센터내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1년 회원비(성인 기준)가 뉴질랜드달러로 290달러(우리나라 15만원 정도). 물론 학생이나 어린이는 그 절반 이하의 수준이다. 시내 한복판에서도 시내를 이곳저곳 누비면서 흘러가는 에이번 강변을 따라 새벽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보인다는 점도 인상깊다.

    크라이스트처치의 여성 한인회장 정태경씨는 이곳의 생활환경이 반듯하고 깨끗하다 보니 사람들도 그런 것 같다고 말한다. 범죄와 살인사건이 거의 일어나지 않아 교통사고사가 언론의 주요 뉴스로 등장할 정도로 이곳 사람들은 법과 규칙을 스스로 잘 지켜나간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시내에서는 밤 늦게까지 여성들이 혼자 활보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또 크라이스트처치뿐만 아니라 뉴질랜드라는 나라 자체가 매우 여성적인 특징이 강해 여성들이 살기에는 더욱 좋은 곳이라고 한다. 뉴질랜드에 여성 파워가 세다는 것은 국가의 요직을 여성들이 싹쓸이한 데서도 엿볼 수 있다. 현재 뉴질랜드는 헌법상 국가수반인 실비아 카트라이트 총독을 비롯해 헬렌 클라크 총리, 제니 시플리 제1야당 당수(전 총리)가 모두 여성이고 장관급 각료 19명 중 8명도 여성이다. 이외에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과 뉴질랜드 최대 도시인 오클랜드 시장, 그리고 뉴질랜드 최대 기업인 텔레콤 뉴질랜드의 회장도 모두 여성이라는 것. 전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아마조네스 국가’인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크라이스트처치 역시 다른 뉴질랜드 도시와 비슷하게 여성적이고, 정적인 도시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양적 에너지가 왕성한 한국 사람들 입장에서 어떻게 보면 답답하다는 느낌도 들 정도다. 이와 관련해 정태경 한인회장의 말.

    “이곳에서는 2차산업이 발달돼 있지 않다보니 생활 자체가 튀는 게 별로 없어서 그런 정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더욱 근본적인 것은 혈기 왕성한 젊은 사람들이 일할 만한 직업을 많이 창출해내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이곳 젊은층들도 일자리를 찾아서 호주나 다른 나라로 떠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우리나라의 젊은 사람들도 이곳에 정착하러 왔다가 다시 떠나는 경우가 있는데, 대체로 일할 만한 직업을 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곳 ‘키위’(뉴질랜드 백인들의 별칭)들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환경을 오염시키는 2차산업 육성보다는 후손에 물려줄 환경 보존을 더 우선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장기적으로 이 나라를 살리는 길이라는 신념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크라이스트처치는 정원도시답게 개척과 성공이라는 양적인 이미지보다는 삶의 질과 여유라는 음적인 이미지가 더 걸맞은 듯싶다. 그리고 사회에서 은퇴한 후 노후생활을 안락하게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지상에서 몇 남지 않은 낙원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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