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마고우(竹馬故友)는 우리를 두고 하는 말이다. 1951년부터 만남이 시작됐으니 50년이 넘은 우정이다. 광주서중 29회 동기생인 우리는 광주동부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며 가까워졌다. 새벽 5시 교회 마당을 쓸고 새벽기도에 참석한 뒤 등교했다. YMCA 활동에도 열심이었고 방학 때는 야영으로 지덕체(智德體)를 연마했다. 우리들 대부분은 광주일고에 입학했고 서울대에 진학했다. 전공은 다르지만 대학에서도 우정을 이어갔다. 그 시절 우리 모임을 청비회(靑飛會)라 이름 지었다. 청비회의 정신은 근검절약이다. 힘든 시절, 서로 의지하며 공부하고 자랐으니 우리보다 어려운 이웃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다. 소년시절, 신앙의 공간에서 만난 정신을 잊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글 박경서)
◆사진 왼쪽부터 정광희(변호사) 김만석(기협기술금융 사장) 신정용(동신프라스틱 사장) 김기린(정형외과 원장) 김정후(강원대 법대 학장) 최경국(전 대신생명 회장) 박경서(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심재식(전 서울은행 영업본부장) 김석현(한국국제협력단 총재) 정광홍(전 한화그룹 사장)
신동아 2003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