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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휴대전화 도청한다”

전직 기무사 고위관계자의 충격 증언

  • 글·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기무사, 휴대전화 도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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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는 정보수집과 감찰이 주 기능이면서도 수사권을 갖고 있어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셈입니다. 수사권 남용의 폐단이 지적돼왔는데요.

“기무사는 대공, 내란, 외우, 반란, 군사기밀, 국가보안 등의 분야에 대해선 수사권을 갖고 있습니다. 나머지 분야에 대해선 수사권을 행사할 수 없는데 실제로는 많이 하고 있죠. 예컨대 대공 문제와 관련 없는 사람을 대공 관련 혐의로 조사하는 겁니다. 필요할 경우 감찰 조사 대상을 수사대상으로 만들어 대공수사실로 연행해 조사를 벌이기도 합니다. 불법이고 인권침해죠.”

-때로는 민간인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지요?

“민간인이라도 앞에서 말한 범죄 분야에 해당되면 조사할 수 있습니다. 그 경우 불법은 아닙니다.”

-기무사 업무 중 가장 시급히 개선돼야 할 분야가 있다면요?



“기무사에서 최근 7∼8년 동안 수사한 대공사건들을 살펴보면 용의자 대부분이 기소유예 정도로 풀려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리한 수사를 한 거죠. 승진과 포상을 의식해 실적을 부풀린 겁니다. 시대가 변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마인드와 수사기법으로는 간첩수사를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과거 수사방식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어요. 지금과 같은 대공수사는 예산 낭비예요. 조직은 축소하되 수사기법을 현대화하고 무엇보다도 수사요원들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합니다. 대공수사 파트의 경우 지금의 인력을 반으로 줄여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첩보 기능과 북한군 동향에 대한 분석활동을 강화해야 합니다.

대공요원들은 업무 특성상 주로 밖에서 활동해야 하는데 사령부 내에 근무하는 요원이 많습니다. 이 사람들은 하는 일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오랫동안 공들인 공작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그런 게 나오지 않습니다. 상 타먹는 재미로 수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8월에 시작되는 진급심사를 의식해 5, 6월쯤 검거 발표를 하는 겁니다.”

A씨는 기무사를 망친 주범으로 기무사 실세로 통한 B장군과 김영삼 정부 때 기무사 고위직을 지낸 C씨를 꼽았다. 먼저 B장군에 대한 얘기.

“DJ 정부에서 육군참모총장과 국방부장관을 지낸 김동신씨도 B장군을 무시하지 못했습니다. B장군은 정권 실세였던 P씨와 K의원을 배경 삼아 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B장군과 정권 실세들과의 관계는 CIA 관계자한테서도 들은 얘기입니다. 최근 청와대 사정팀에서 B장군의 비리 혐의를 내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사람 때문에 물먹은 기무사 전직 장군 몇 명이 청와대에 진정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동안 군에서는 그 누구도 B장군을 견제하지 못했습니다. 총장과 장관보다 힘이 더 셌습니다. B장군은 총장이나 인사참모부장을 밖에서 따로 만나 인사 문제를 논의하곤 했습니다. 호남 편중인사를 주도한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B장군은 또 군무원 채용 수를 임의로 늘리는 등 인사전횡을 일삼았습니다.”

기자는 청와대 사정팀에서 B장군에 대해 내사를 벌였다는 소문을 A씨를 만나기 전 청와대 주변과 군 수사기관 관계자로부터 들어 알고 있었다. 모 지역 기무부대 이전 신축공사 이권에 개입한 것이 주된 혐의라고 한다. 하지만 내사 결과 특별한 혐의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기무사를 사조직화

A씨는 B장군의 비리혐의 몇 가지를 더 언급했으나 확인하기가 곤란한 내용이었다. A씨는 김영삼 정부 시절 기무사를 좌지우지했던 C씨에 대해서도 “기무사를 사조직화한 장본인”이라고 비판했다.

“문민정부가 출범하면서 노골적으로 정치권에 줄 대는 군인들이 생겨났습니다. C씨는 이른바 ‘현철 인맥’의 대표적인 사람입니다. 인사는 물론이고 전방 지역 군사보호구역 해제 등 이권에도 개입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를 비롯해 몇몇 정치군인이 김현철에게 충성맹세를 했습니다. YS 때 육군참모총장과 국방부장관을 지낸 김동진씨, 현 정부에서 국방 관련 요직을 맡고 있는 D씨 등이 이 인맥의 핵심인물입니다.”

A씨에 따르면 새 정부 출범 후 군에서는 호남 인맥이 약화되면서 YS 정부 때 막강한 세력을 형성했던 인맥이 부활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있었던 일부 요직 인사에서 그 조짐이 나타났다는 것.

“기무사 요직인 1처장(군내 동향정보 총괄)에 D씨의 고교 후배인 H대령(육사 33기·서울)이 임명됐습니다. 참모장에 임명된 P장군(육사 31기·서울)은 YS 정부 때 기무사 고위직을 지낸 C씨의 비서실장을 오랫동안 지낸 사람입니다. 또 육본 인사참모부장에 임명된 Y장군(육사 29기·충북)은 D씨의 핵심 측근으로 볼 수 있는 사람입니다.”

Y장군은 D씨가 현역 시절 청와대 요직을 맡았을 때 그 밑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군 주변에서는 친미통에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D씨에 대해 “능력은 인정하지만 정치적인 군인이었다”는 평이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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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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