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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말부록|바캉스~ 올 여름엔 여기가 딱!

가족과 함께 떠나는 색다른 해외여행지 베스트 8

  • 글: 이형준 사진가·여행작가 heephoto@hananet.net

가족과 함께 떠나는 색다른 해외여행지 베스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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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떠나는 색다른 해외여행지 베스트 8

채핀메이사 바위 아래에 건설된 클리프 팰리스 전경. 관람객들이 키바 주변에 모여 레인저의 설명을 듣고 있다.

메사베르데(Mesa Verde)는 스페인어로 ‘녹색의 대지’라는 뜻. 그 이름에 걸맞게 메사베르데 아메리카 원주민 유적지는 나무가 울창한 숲과 거대한 바위 사이에 터를 잡고 있다. 북아메리카 최대 원주민 유적지인 메사베르데에 인류가 거주하기 시작한 것은 약 2만년 전부터지만, 타운을 형성해 사람들이 모여 산 것은 500년 전부터다. 지금은 아메리칸 인디언의 도시보다 국립공원으로 더 잘 알려진 이 ‘녹색의 대지’에 정착한 원주민은 ‘아나시지’라는 이름의 부족이었다. 아나시지는 나바호 인디언 언어로 ‘노인’이란 뜻. 오랜 세월 동안 메사베르데에 터전을 잡고 자신들의 독특한 문화를 영유했던 아나시지 부족은 자그마치 3500곳에 유적지를 남겼다.

이 수많은 원주민 유적지 가운데 대표적인 곳이 메사베르데를 찾은 방문객이라면 누구나 가장 먼저 달려간다는 클리프 팰리스다. 채핀메이사 절벽과 계곡 사이에 위치한 클리프 팰리스에 입장하려면 우선 기다리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방문객이 너무 많아 개인 입장은 허가되지 않고, 대신 정해진 시간에 레인저(산림순찰대원)의 안내에 따라 입장할 수 있기 때문.

13세기에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클리프 팰리스는 크기와 모양이 조금씩 다른 217개의 주거용 방과 회의와 의식을 올렸던 23개의 ‘키바(제단의 일종)’로 구성되어 있다.

클리프 팰리스는 북미대륙에 흩어져 있는 원주민 유적지 가운데 규모와 아름다움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평. 바위틈에 건설된 클리프 팰리스 궁전은 네 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진흙과 물을 혼합해 햇볕에 말린 벽돌을 쌓아 만들었다.

크기는 물론이고 모양도 각기 다른 공간으로 꾸며진 주거용 방과 키바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천연열매를 이용해 원주민들이 그려놓은 작은 벽화가 곳곳에 숨어 있다는 사실이다. 오랜 세월 동안 방치되어 선명도는 조금 떨어지지만 대륙을 빼앗기기 전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그림들이다.



주거용 방이 사각형 구조인 반면, 의식을 행하거나 회의에 사용된 키바는 모두 원형 구조인데, 그 크기는 지름 10m가 넘는다. 메사베르데를 터전 삼아 살았던 아나시지 부족이 번영을 구가할 때는 궁전지역에만도 1200명이나 되는 인디언들이 거주했다고 하니 그 규모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듯.

또한 궁전 위쪽에는 태양의 신에게 의식을 올리던 ‘선 템플’이 자리잡고 있다. 제단을 중심으로 주변에 장식된 구조물들은 원주민들이 태양에 대한 의식을 얼마나 중요시했는지 웅변하고 있다.

메사베르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유적지는 국립공원 관리소와 박물관에서 계곡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면 만날 수 있는 피트 하우스다. 여러 개의 주거용 건물들이 모여 있는 피트 하우스는 매년 10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한다.

다양한 연령층의 방문객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어린 학생과 청소년들이다. 이들은 단순히 원주민 유적지를 관람하기 위해서라기 보다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간단한 생활상을 직접 체험해 보기 위해 피트 하우스를 찾는다. 체험을 통해 느낀 점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궁금한 사항을 레인저나 동행한 선생님에게 질문하는 이들의 모습은 한결같이 진지하다.

많은 이들에게 할리우드 영화에 등장하는 ‘잔인무도한 미개인’의 이미지로 남아있는 아메리카 인디언. 그러나 이들은 유럽인들이 아메리카를 찾기 수만 년 전부터 광대한 영토에 자신들의 세계를 만들었다. 현존하는 유적지는 옛날 번영을 누리던 시절에 비교하면 일부에 불과하지만, 이들의 삶과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메사베르데는 서구 중심의 세계사 뒤에 놓인 또 다른 역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자연파괴와 산업화 대신 땅과 공존하는 삶을 살았던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자취에서 ‘세상을 보는 다른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면 메사베르데를 찾는 발걸음은 더욱 값질 것이다.

◆ 가는 길

콜로라도주 남서쪽 끝에 위치한 메사베르데로 가려면 인천에서 덴버행 항공편을 이용한 다음 국내선으로 갈아타거나 자동차로 가야 한다. 여행의 참맛을 느끼려면 자동차가 나을 듯.

◆ 볼거리

메사베르데 지역은 아메리카 원주민의 유적지를 중심으로 아름다운 숲과 웅장한 바위 둘러싸여 있다. 인근에 그랜드 정션, 콜로라도 모뉴멘트 국립공원이 있고 사계절 휴식과 흥미로운 레저를 즐길 수 있는 미국 최고의 고급 휴양지 아스펜이 자리잡고 있다. 남쪽으론 또 다른 원주민 유적지인 차코 국립공원과 산타페 등이 있다.

◆ 기타

메사베르데 유적지와 국립공원 안에는 레인저들이 안내를 하기 때문에 어느 곳보다 안전하다. 4인 기준으로 3박4일 정도 머물면서 주변을 함께 둘러보려면 700∼1000달가 소요된다. 미국 여행은 반드시 비자가 필요하며 최소 1개월 전에 여행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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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형준 사진가·여행작가 heephoto@hana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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