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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물고기만 바꿀 게 아니라 썩은 정치체제 물갈이할 때”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 최호열 기자|honeypapa@donga.com

“물고기만 바꿀 게 아니라 썩은 정치체제 물갈이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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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국회 청소노동자에 큰절…‘갑질’ 횡행 시대 신선한 감동
  • ● 정치 현안 조정, 여야 메신저 역할…실세 사무총장
  • ● 87년 체제인 ‘제왕적 대통령제’ ‘소선거구제’ 승자독식 폐해
  • ● 새 헌법엔 ‘국민 기본권’ 아닌 ‘인간 기본권’ 담아야
  • ● 문재인 “나는 미워해도 우윤근은 미워마라” 읍소
‘대통령 탄핵’은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우리 정치구조의 한계와 문제점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 또한 4년마다 현역 의원의 평균 40%가 물갈이 되는 데도 의회정치는 여전히 국민에게 패거리정치판으로밖에 비치지 않는다. 개헌론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는 이유다.

지난 대선 때도 개헌이 화두였다. 문재인 대통령도 개헌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현재 국회에서는 개헌특위가 활동 중이다. 내년 6월 지자체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병행하는 게 목표다. 20대 국회는 과연 개헌을 이뤄낼 수 있을까.

더불어민주당 3선 의원 출신인 우윤근(60) 국회 사무총장은 원내대표까지 지낸 중진이다. 문재인 대통령과도 막역한 사이다. 역대 국회 사무총장들과 달리 ‘실세 사무총장’으로 불리는 이유다. 개헌에 대한 의지가 남다른, 대표적 개헌론자이기도 하다. 그를 만나 국회 운영과 개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음지에서 일하는 숨은 일꾼들

국회 사무총장에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다.
“국회의원 생활 12년을 했고, 원내대표도 지내 국회 내부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자부했는데, 막상 이 자리에 앉아 보니 그동안 국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몰랐다는 걸 깨달았다.”



어떤 점이 그런가.
“정치는 시시각각 변한다. 갑자기 여야 협상이 잡히고, 절대 타결될 것 같지 않던 사안이 한순간에 합의되는 등 예측하기가 어렵다. 이렇게 급박하게 변하는 일정에 맞춰 회의를 준비하고, 해당 사안에 대해 검토하고 의원에게 필요한 자료를 만드느라 사무처 직원들은 밤을 새우기 십상이다. 국회가 열리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늘 비상대기해야 한다. 사무처 직원들이 없다면 국회가 제대로 작동하기 힘들다. 말 그대로 음지에서 일하는 숨은 일꾼들이다. 또한 의원 시절엔 사무처 직원들이 만든 결과물(서류)만 받아봐서 몰랐는데, 일하는 과정을 지켜보니 깜짝 놀랄 정도로 전문성이 높다. 이분들의 노력과 실력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꼽으면.
“청소노동자 등 국회 내 비정규직을 직접고용 형태로 전환한 일이다. 다른 공기업과 행정부가 주저할 때 우리가 앞장서 전환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 무엇보다 국회에 개헌특위를 만들었다. 사무총장을 맡은 가장 큰 이유도 정세균 국회의장께서 개헌 문제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었다.”



‘미래전략연구원’

지난 1월 2일 우윤근 사무총장이 국회 청소노동자들에게 직접고용을 약속하며 큰절을 하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갑질’이 횡행하는 시대에 그 모습은 국민에게 신선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국회 청소노동자들은 정규직으로 전환됐나.
“법적으로 기간제 근로자로 2년 이상 일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는데(기간제법 제4조제2항), 이분들은 지금까지 간접고용 형태로 일했기 때문에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 청소직 등 비정규직 일자리를 정규직화하려면 관련법에 의해 공개채용을 해야 하고, 이분들의 고용승계가 보장되지 않는다. 정규직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게 지금까지 일해온 분들의 고용을 유지하는 일이다. 그래서 먼저 기간제로 고용한 후 2년 후에 정년이 보장되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처음부터 이 사실을 비정규직 근로자 분들에게 설명했고, 동의도 받았다.”

국회민원지원센터라는 것도 새로 만들었던데.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창구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 말, 기존 ‘의정지원센터’를 ‘국회민원지원센터’로 바꿨고 의원회관 1층에 대국민 상담실을 개설했다. 국민이 궁금해하는 부분을 알려주고, 국민으로부터 제안도 받는 공간이다. 국민 반응이 무척 좋다. 정치를 잘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대부분이지만 제안과 민원도 점점 늘고 있다. 좋은 의견은 해당되는 정당이나 의원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국회민원지원센터가 생긴 후 국회도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금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일은.
“국회사무처에서 의원들에게 제안한 법안이 있다. 대통령은 임기 5년 안에 성과를 내는 데 집착하고, 장관들도 자기 임기 동안의 단기성과에 집착하다 보니 정책의 연속성을 갖기 힘들다. 10년, 20년 비전을 갖고 추진하는 게 불가능하다. 행정부에서 장기 비전을 만들지 못한다면 국회가 만들어야 한다. 적어도 ‘통일’ ‘인구고령화’ 등 국가가 10년 이상 투자해야 하는 과제들을 연구하는 ‘미래전략연구원’을 국회에 만들자는 법안이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는 게 목표다.”



여야 메신저 역할

국회 사무총장의 역할을 소개한다면.
“사무처 관리, 국회 살림 관리 외에도 많다. 나 스스로도 단순히 사무만 보는 자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 현안이 많을 때는 국회의장을 도와 각당 원내대표도 만나고, 조정도 한다. 여야 원내대표들이 나를 메신저로 활용하기도 했다. 여야 불문하고 의원들의 애로사항이나 하소연을 들어주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웃음).”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하면 영접하는 것도 사무총장 일인가.
“대통령뿐 아니라 외국 정상이 국회를 방문할 때도 사무총장이 영접하게 되어 있다.”

지난 5월 10일 대통령 취임식 때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영접하는 모습이 생중계됐는데, 경호원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아 신선했다.
“국회 안에서 뭔 경호가 필요하다고 청와대 경호원들로 득실거리는 게 의원 시절부터 못마땅했다. 그래서 이번엔 그러지 말자고 청와대에 제안했고, 문 대통령도 같은 생각이었다.”

국회 본관 계단을 오르며 영부인과 계속 대화를 나누던데.
“2012년 대선 때 문재인캠프 조직본부장을 하면서 김정숙 여사와 함께 유세 다닐 일이 많았다. 김 여사께서 흉금 없이 사람을 대하는 성품이라 많이 친해졌다. 영부인이 됐지만 소박한 모습 그대로였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에스코트도 하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지난해 11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회에서 총리를 선출해달라’며 국회를 방문할 때 장면이 떠올랐다. 함께 계단을 오르며 무슨 말을 나눴나.
“‘의장님이랑 좋은 이야기 나눠 국민과 나라가 편안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뭐라고 하던가.
“‘예’ 한마디만 하시더라(웃음).”



답답한 국회

당시 야당 의원들이 피켓시위를 했다. 원래는 더 강하게 시위하려던 것을 우 사무총장이 자제시켰다는 이야기가 있다.
“실제 야당에서 강하게 어필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유야 어떻든 현직 국가원수에게 경우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는 것은 안 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래서 폴리스라인도 설치하고, 야당 의원들에게 ‘탄핵을 앞두고 격한 심정이겠지만, 과격한 행위는 자제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설득하기 쉽지 않았겠다.
“대부분은 수긍했다. 일부 젊은 의원들은 ‘큰 잘못을 저지른 대통령에게 그렇게 예의를 갖출 필요가 있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그래도 사무총장으로서의 도리를 하려 했다. 덕분에 비난도 많이 받았다. 할 말은 하되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는 게 내 신념이다. 사적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사무총장으로 일하면서 현역 시절엔 보지 못했던 국회의원들의 부끄러운 모습도 보일 것같다.
“국민의 눈으로 의회를 보니 답답할 때가 있다. ‘내가 원내대표 할 때도 저랬을까’ 반성하게 되더라. 지난 7월 22일 추경예산안 본회의 처리 때도 그랬다. 사전에 조율을 잘해서 말끔하게 처리했으면 좋았을 텐데,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르는 걸 보며 내가 숨이 막혔다.”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명이나 불참해 의결 정족수 4명이 모자라 통과가 불가능했다. 이때도 우 사무총장이 정치력을 발휘했다는 후문이 들리던데.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야당이 안건 통과에 반대해 집단 퇴장을 하더라도 야당 지도부는 남아 반대표를 던지는 전례가 있으니 자유한국당 지도부를 설득해보라’고 귀띔했다. 우 원내대표가 잘 설득해서 자유한국당 의원 30여 명이 참석해 통과될 수 있었다.”


물갈이와 물고기 교체

20대 국회는 19대와 비교해 40% 넘게 의원이 바뀌었다. 그런데도 달라진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20대 국회는 19대 국회와 비교해 수치적으로 조금 나아졌지만, 질적으로는 거기서 거기라는 평가가 많다. 구조적인 문제다. 지금까지 우리는 선거를 통해 정치를 물갈이한 게 아니라 물고기만 새로 바꿨다. 정치체제라는 물이 썩었는데 새로운 물고기를 넣어봤자 곧 병들 수밖에 없다. 물고기를 교체하는 것도 그 나름의 의미가 있지만 이제는 썩은 물 자체를 갈아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정치체제라는 물 자체가 썩었다?
“지금의 제왕적 대통령제는 구조적으로 진영 싸움에서 벗어날 수 없다. 대선에서 패하면 모든 걸 다 뺏기는 것처럼 여겨진다. 그러다 보니 여당 하다 야당이 되면 극단적으로 투쟁하게 되고, 야당도 여당이 되면 과거 여당과 똑같은 행태를 보이게 된다. 소선거구제도 승자독식 구도여서 폐해가 심각하다. 국회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의원들로 구성돼야 생산적인 토론이 이뤄지는데, 1등만이 살아남기 때문에 선거에서 이분법 논리만 지배한다. 중대선거구제로 바꾸면 의원들이 당 공천권에 목매지 않고 소신껏 일할 수 있게 된다. 정당득표율만큼 의석수를 갖는 독일식 선거제도 지금의 폐단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우윤근 사무총장은 현역 의원 시절부터 ‘개헌 전도사’를 자임해왔다. 초선이던 17대 의원 시절부터 제왕적 대통령제의 통치구조에 문제의식을 갖게 된 그는 18대 때는 국회 법사위원장으로 권력구조의 개편이 절실하다는 점을 실감한 후 19대 국회에서 소통과 상생을 위한 국회 헌법연구모임을 만들어 활동했다. 2013년에 ‘개헌을 말한다’를 펴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어떤 제도가 좋다고 보는가.
“분권으로 가야 한다. 독일식 제도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 국민은 최고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자신의 손으로 뽑기를 원한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은 국가 통합의 상징으로 외교, 국방과 의회해산권을 갖고, 총리를 비롯한 내각을 의회에서 선출하면 여야가 연정도 할 수 있다.”



국회에 대한 불신

국민은 의원내각제에 대한 불신이 강하다.
“국회가 늘 싸우기만 하고, 자기들끼리 권력을 나눠 먹기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큰 게 사실이다. 한마디로 국회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불신이다. 국회가 이를 불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국민 사이에서 4년 중임제에 대한 선호가 높은데.
“그러려면 미국처럼 철저하게 3권분립이 이뤄져야 한다. 국회가 법안제출권과 예산편성권을 갖고, 감사원 기능도 가져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정부도 법안제출권을 갖고 있고, 예산편성도 정부가 한다. 국회는 감액할 수 있어도 증액은 못한다. 그렇다 보니 의원들은 지역구 예산이나 자기 당과 이해관계에 있는 예산을 챙기기에만 바쁘다.”

의원들의 이해관계에 얽혀 있어 선거제도를 정하는 게 난제일 것 같다.
“의원들 사이에서도 개인의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논의를 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개인적으로는 최종 결정을 외부에서 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지금 정치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대통령의 권위주의도 많이 청산되고 있고, 국회도 노력하고 있다. 촛불시위에서 보았듯이 국민의 정치의식도 성숙해 있다.”

국회에서는 개헌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나.
“개헌특위가 운영 중이다. 개헌에서 선거제도, 권력체제를 무엇으로 하느냐만 중요한 게 아니다. 현재 우리의 권력구조는 중앙집권이다. 외국은 중앙과 지방의 구분이 없다. 권력구조를 바꿔 중앙집권에서 지방분권으로 가야 한다. 기본권도 중요하다.”



인간으로서의 기본권

기본권이라면.
“독일헌법은 제1조에서 ‘인간의 존엄성은 훼손할 수 없다’, 네덜란드헌법은 제1조에서 ‘모든 사람은 평등한 상황에서 평등하게 대우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프랑스헌법은 제1조에서 ‘프랑스는 모든 신념을 존중한다’, 미국 수정헌법은 제1조에서 ‘자유로운 신앙행위를 금지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있다. 이처럼 선진국들은 헌법 제1조에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한 기본권을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며 권력관계를 명시하고 있다. 21세기인 지금, 바꿀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기본권과 관련해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10조)라고 규정하고 있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국민이기 때문에 주어지는 게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존엄과 가치를 갖는 것이다. ‘국민’학교란 용어처럼 일제의 잔재다. 바꿔야 한다.”

개헌과 관련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은 어떻게 하고 있나.
“국회도서관에서 국민 대상 여론조사를 했는데 개헌 필요성에 70~80%가 공감했다. 총론은 공감하는데 각론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하반기에 전국을 돌며 개헌의 취지와 의미를 국민에게 알리고 의견을 물을 예정이다.”

개헌이 되면 지금 대통령의 임기가 단축되는 문제가 생기지 않나.
“그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데 여야 의원 모두 동의하고 있다. 다음 대통령부터 적용하는 게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다.”

개헌 관련 앞으로 일정은.
“내년 6월에 국민투표를 하려면 내년 2월 국회, 늦어도 4월 임시국회까지는 완료해야 한다.”

개헌이 이뤄질 것 같나.
“현역의원이 아니어서 뭐라 말하기 힘들다. 다만, 의원들이 잘하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생각이다. 쉽지는 않지만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과는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사이

우 사무총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법조계 출신에다 의원 생활도 같이 했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로 같이 일하기도 했다.

“내가 열린우리당 초선의원이었을 때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별 인연이 없었는데, 2012년 대선 때 도와달라고 부탁하더라. 문 대통령과는 이심전심 잘 통했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로 일하면서 한 번도 얼굴 붉힌 일이 없었다. 서로 자기주장 내세우는 일 없이 호흡이 잘 맞았던 것 같다.”

당시 문재인과 지금 문재인의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남을 속이거나 공작정치를 못 하는 성격이다. 우리 정치판에 드문 분이라 생각해 호남의원 중에서는 내가 앞장서서 도왔다. 대선 조직본부장으로 일하면서 내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고 느꼈다. 정도가 너무 심해서 문제였지(웃음). 오죽하면 내가 ‘싫은 사람에게 입에 발린 소리도 좀 하시라’고 말할 정도였다. 돈을 쓰는 것에 결벽증이 있을 정도여서 돈 없이 조직 관리하느라 정말 힘들었다.

현실정치를 너무 모르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선, 이야기를 들어보니 많이 부드러워졌다고 하더라. 옛날엔 쑥스러워 의원들에게 도와달라는 전화를 못했는데 이번엔 일일이 전화해서 도와달라고 했다고 하더라.”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게 호남의 반(反) 문재인 정서 때문이었는데.
“탈당 제안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세월호 사건을 보면 가장 먼저 배에서 도망친 게 선장이었다. 명색이 당 원내대표로 선장 노릇을 한 내가 당을 버릴 수는 없었다. 문재인 대표가 호남에서 인기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당을 떠나기에는 명분이 약했다. 당시 선택에 후회는 없다. 나처럼 선거에서 죽은 사람도 있어야 산 사람도 있고, 우리 당도 전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당시 문재인 대표가 유세에서 “문재인은 미워해도 우윤근은 미워하지 말아달라”고 읍소했던 게 기억에 난다. 낙선 후 뭐라고 하던가.
“따로 만나지는 않았고, 낙선한 인사들을 단체로 양산 자택으로 초대해 밥 먹은 적은 있다.”



오늘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문재인 정부에서 호남 총리 후보로도 거론됐고, 특히 안경환 전 인권위원장 낙마 후 법무장관이 유력하다는 보도까지 있었다.
“국회 사무총장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른 생각은 전혀 안 했다. 정세균 의장께서도 여기서 잘해보자고 이야기했다.”
그에게 “그럼 내년 6월 임기가 끝날 때까지 국회에 남아 있는 것이냐”고 묻자 호탕하게 웃었다.

“당이 꼭 필요하다고 요구하면 그때 생각해볼 문제겠지만, 국회사무총장으로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지금은 개헌특위가 잘 굴러가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 오늘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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