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언론자유를 감시하는 비영리단체 국경없는기자회(RSF)의 사무총장이 한국을 처음 찾았다. 7월 19, 20일 한국을 찾은 크리스토퍼 들루아르다. 그는 1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이란 최초의 여성 판사로 2003년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한 시린 에바디 RSF 명예이사와 함께 기자회견을 했다. 들루아르 사무총장은 중국 인권운동가 류사오보(劉曉波)가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된 뒤 한 달여 만에 숨진 것을 ‘사실상의 타살’이라 규정하며 중국의 언론 상황이 세계 언론자유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먼저 중국을 바꿔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중국이 우리를 바꿔놓고 말 겁니다.”
1985년 창립돼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RSF는 민주주의의 필수 요소인 언론자유를 보호하는 데 앞장서온 언론단체다. 2003년부터 매년 세계 각국의 언론 상황을 반영하는 언론자유지수(WPFI)를 발표해왔다. WPFI는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프리덤하우스가 1972년부터 매년 발표하는 ‘언론자유보고서’와 함께 언론자유의 척도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70위였던 한국의 WPFI는 올해 63위로 상승했다(프리덤하우스 언론자유보고서에선 199개국 중 66위). 아시아에선 대만(45위) 다음으로 높다.
일본은 72위, 중국은 176위, 북한은 꼴찌(180위)를 차지했다. 들루아르 사무총장의 이번 방한은 대만 타이베이(臺北)에 RSF의 첫 아시아 지국이 개설된 것에 발맞춰 이뤄졌다. 대만이 아시아에서 WPFI가 가장 높아서이기도 하지만 세계 언론자유 침해의 주축국으로 떠오른 중국을 겨냥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로써 세계 130개국에 특파원을 두고 있는 RSF가 지국을 운영하는 도시는 12곳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