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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좌담

염홍철 대전시장·심대평 충남지사·이원종 충북지사 격정 토로

“신행정수도, 국민여론 일일이 수렴하다간 호랑이 그리려다 고양이도 못 그린다”

  • 사회·정리: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염홍철 대전시장·심대평 충남지사·이원종 충북지사 격정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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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위헌결정 이후 예정지를 포함한 충청권의 타격이 큰 것으로 아는데, 그동안 대응노력은 어땠나요?

심대평 타격이 크다는 걸 얘기하기 전에, 우선 위헌결정의 의미와 관련해 이 지사와 염 시장의 말씀에 부연할 것은, 헌재 결정은 그것이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에 대한 고려 없이 국민투표권을 침해했다는 법리적 사고에 따른 것이라는 점입니다. 조선시대 이후의 역사적 관행을 ‘한국의 수도는 서울’이라는 논리의 근거로 설정했는데, 이렇게 우리 역사를 조선시대 이후로 한정해 관습헌법으로 해석한 것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어요. 고구려사나 신라·백제의 역사에 대한 왜곡된 사실들이 점차 밝혀지고 있는 터에 그런 해석을 내린 건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여하튼 위헌결정 이후, 충청권 주민의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의 골이 무척 깊어진 상태입니다. 경제적 손실도 한두 가지가 아녜요. 특히 연기·공주 주민들은 자기 토지의 수용을 전제로 대토(代土) 마련을 위해 융자받은 금융비용이 막대한 데다 위헌결정으로 토지거래가 중단되는 등 직접적 피해가 큽니다.

행정적으로 봐도, 충남도청 이전 후보지 용역을 확정해놓고도 신행정수도 문제 때문에 지난 2년간 이전사업을 중단했습니다. 이밖에 기업도시 건설계획 무산을 비롯, 행정수도가 이전된다고 해서 충남도가 추진하던 발전전략과 각종 경제행위를 중단한 데 따른 피해가 실로 막심합니다. 정부에 대한 불신, 수도권과 충청권간 갈등 심화, 국론분열, 국가 대외신인도 추락 등 파생된 문제점도 매우 많습니다.

사회 위헌결정 이후 충북에서는 지역발전전략상 어떤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까.



이원종 경제적 여파는 충남 충북 대전을 나눠서 생각할 수 없어요. 행정수도 예정지인 연기·공주가 충북 청원과 딱 붙어 있기 때문에 행정구역상으론 구분이 돼도 실제 생활권은 하나입니다. 신행정수도 건설 무산이 미치는 영향은 3개 시·도를 하나로 묶어 봐야 합니다. 굳이 구분할 필요도 없고 구분해서도 안 되죠.

염홍철 저도 같은 의견입니다. 대전은 신행정수도 배후도시 역할에 상당한 기대감을 갖고 있었는데, 그게 좌절됨으로써 내수시장이 침체되고 지역경제가 완전히 얼어붙었어요. 특히 부동산 가격의 거품이 걷히면서 관련시장이 급격히 냉각됐습니다. 위헌결정 이전엔 아파트 미분양률이 제로 상태에 가까웠는데 지금은 미분양 아파트가 2800가구에 이릅니다. 아파트 분양을 계획한 건설업체들은 계속 분양을 미루고 있고요. 또 부동산 담보가격 하락으로 금융권, 특히 제2금융권 여수신 업무에 상당한 애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전시 전체가 소비위축, 외부투자 보류 및 철회로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부의 일처리 방식, 안이했다

사회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이 위헌으로 귀결된 가장 큰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심대평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데, 국민적 합의 도출이 미흡하니 국민투표를 거쳐야한다는 게 그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역사적으로 서울만이 수도라는 논리로 관습헌법을 적용해 헌법개정 절차를 밟으란 것이죠. 그러나 이는 국가전략 차원에서 최고 정책 결심권자인 대통령이 결심하고 국회의 법적 뒷받침을 받아 추진된 사안을 헌재가 과소평가한 결과라고 봅니다. 또 신행정수도 문제가 정치적·정략적으로 이용됐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라고도 생각합니다.

세계 어느 나라도 수도이전 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쳐 결정한 예가 없는데, 국민투표를 거치지 않아 위헌이라고 결정한 것은 납득되지 않습니다. 역사성을 따져보더라도, 조선시대 이후 심지어 경국대전까지 들먹이면서 관습헌법 논리를 폈는데, 그렇다면 그 이전의 법규는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며, 한말 이후 왕정의 문제는 또 어떻게 할 겁니까. 헌재 결정은 또 지리적 중요성을 지나치게 강조했어요. 지금은 수도의 개념이 달라졌습니다. 옛날처럼 왕이 있는 곳이 수도가 아니고 경제수도, 교육수도, 해양수도, 문화수도가 있습니다. 광주를 문화수도라 하고 부산을 해양수도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처럼 수도의 개념이 달라지는 건 세계적 추세입니다.

그런데도 헌재가 대통령이 있고 국회가 있는 곳을 수도로 규정한 걸 보면 대통령을 왕과 같은 개념으로 보고 관습헌법을 적용한 게 아닌가 생각돼요. 헌재 재판관들의 법리적 사고가 이렇게 일반의 상식을 벗어나니 정치적·정략적으로 고려한 게 아닌가 의심하는 거죠.

또 하나 중요한 건 반대론자들이 신행정수도 건설에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는 경제적 이유를 들먹이며 강력히 반대운동을 하면서 헌재의 위헌결정을 유도하려 노력한 데 반해 신행정수도 건설의 국가적·역사적 필요성에 대한 정부측 설명은 미흡했습니다. 행정수도 건설이 무산될 경우 생길 수 있는 혼란에 대한 사전 대처도 지나치게 안이했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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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정리: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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