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교부 장관 ‘예정지 토지 매입’ 발언, 정부의 신행정수도 의지 재천명으로 본다
- 연기·공주는 최적지, 대안 입지 거론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
- 신행정수도 건설해도 경기도는 여전히 수도권, 그런데 왜 반대하나
- 후속대안 중 유일하게 빠진 건 신행정수도 재추진
- 충청권 단체장 노력은 왜 보도 않나? 이명박 서울시장이라면 생중계할 것
- 충청권 독자 신당론? 충청권의 정치적 응집력 부족해 나온 얘기일 것
- 충청권 얕보는 黨, 선거 승리 없다!
사회 헌법재판소가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에 대해 위헌결정(2004년 10월21일)을 내린 지 50여일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둘러싸고 전국적으로 적잖은 혼란이 야기됐고, 국론분열 또한 심각한 상태입니다. 엄청난 기대감이 충격과 분노로 급변해 충청권 민심은 갈수록 드세질 기미를 보입니다. 특히 행정수도 예정지이던 충남 연기·공주 지역 주민들은 당혹과 허탈을 넘어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졌다는 얘기마저 나돕니다. 위헌결정 이후 충청권에서 잇따른 관련 시위·집회만 170여회, 참가인원도 15만명(2004년 12월13일 현재)이 넘습니다. 지난 10월 말 대전의 홍용표(60) 변호사가 헌재의 위헌결정에 대해 제기한 재심청구마저 최근 각하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충청권 수장(首長) 세 분께서 하고픈 말씀이 꽤 많을 듯한데, 우선 신행정수도 건설이 왜 재추진돼야 하는지부터 따져보는 게 어떨까요? 예정지였던 연기·공주를 관할하는 광역단체장으로서 신행정수도 건설의 시대적 필요성과 역사적 당위성을 강력히 주장해온 심대평 충남지사께서 먼저 말씀해주시죠.
신행정수도, 서울 도시경쟁력 키울 것
심대평 신행정수도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해 언론이 수차례 보도했고 정부도 기회 있을 때마다 홍보했으므로 지방분권, 국가균형발전, 국제경쟁력 강화 등의 장점을 재론하고 싶진 않습니다. 다만 행정수도 이전의 당위성을 여러 차원에서 볼 필요는 있어요. 수도권 과밀화는 어제 오늘에 비롯된 게 아니고 40년 전부터 누적돼온 겁니다. 역대 정부가 1급지 중심의 개발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집중이 가속화하고, 그만큼 폐해가 커져 수도는 수도대로 문제이고 지방은 수도가 비대화한 만큼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생겼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에 가장 영향을 적게 미치면서도 분산 효과가 큰 대책으로 찾아낸 게 행정과 정치를 떼어내 신행정수도를 건설하자는 것입니다.
그 이유를 두 가지로 요약하면, 하나는 과밀화의 폐해가 서울 등 수도권에 국한되지 않고 국가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경제적 비용, 삶의 질, 지방의 공동화란 면에서 폐해를 끼치는 요인들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며 지방을 특성 있게 살려나가는 유일한 방안은 신행정수도 건설입니다.
두 번째로 감안할 것은 21세기엔 집약된 도시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 된다는 겁니다. 예컨대, 우리나라에서 중국 상하이나 미국 뉴욕, 일본 도쿄같이 한 국가의 경쟁력이 집약된 도시들과 경쟁할 만한 도시는 서울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서울은 과밀화로 이미 경제활동이 상당히 규제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심지어 대학의 정원도 마음대로 늘릴 수 없는 그런 규제 속에서 도시경쟁력이 생길 리 없고, 과밀화 폐해로 인한 경제비용 증가는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늘리는 한 방편으로 경제적 경쟁력과 비교적 관계가 적은 행정과 정치를 떼어내자는 게 신행정수도 건설의 목적입니다. 더불어 ‘서울 제일주의’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갖가지 문제점을 신행정수도 건설로 상당 부분 치유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사회 헌재의 위헌결정에 대해선 어떤 생각을 갖고 있습니까.
이원종 헌재가 법률해석의 최고기관이므로 위헌결정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신행정수도 건설에 큰 희망을 품었던 충청권 주민은 위헌결정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이나 실망감, 허탈감을 떨칠 수 없지요.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신행정수도 건설이라는 본래 목표에 가까운 해결책을 찾아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어요. 그래서 정부와 정치권이 힘을 합해 충청권의 상실감을 치유하고 위헌결정에 정면으로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본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대안을 하루빨리 내놓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염홍철 위헌결정은 전혀 예기치 못한 것이라 충청권의 당혹감과 허탈감은 상상 이상입니다. 삭발과 단식을 하고 혈서를 쓰고 헌재 화형식까지 하는 등 불만과 분노가 연쇄적으로 분출되고 있고, 그 강도도 매우 높습니다. 물론 주지하듯, 위헌결정은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의 절차적 위헌성을 판시한 것이지 행정수도 이전의 당위성 자체를 부인한 건 아닙니다. 그래서 충청권에선 신행정수도 건설이 완전히 무산된 건 아니라고 봅니다. 수도권 과밀 해소, 국가균형발전 등은 역사적 과업입니다.
게다가 참여정부의 국정 핵심과제 또한 국가균형발전입니다. 그런데 국가균형발전은 신행정수도 건설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행정수도 건설 중단은 국가균형발전 포기를 의미하고 이는 곧 현 정부의 핵심과제를 포기하는 것으로, 국정에 큰 혼란을 초래할 겁니다. 저희들은 헌재 결정을 수용하면서도 행정수도 건설이란 당초의 정책적 목표를 유지해줄 것을 정부 여당에 건의하고 있습니다.
사회 위헌결정 이후 예정지를 포함한 충청권의 타격이 큰 것으로 아는데, 그동안 대응노력은 어땠나요?
심대평 타격이 크다는 걸 얘기하기 전에, 우선 위헌결정의 의미와 관련해 이 지사와 염 시장의 말씀에 부연할 것은, 헌재 결정은 그것이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에 대한 고려 없이 국민투표권을 침해했다는 법리적 사고에 따른 것이라는 점입니다. 조선시대 이후의 역사적 관행을 ‘한국의 수도는 서울’이라는 논리의 근거로 설정했는데, 이렇게 우리 역사를 조선시대 이후로 한정해 관습헌법으로 해석한 것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어요. 고구려사나 신라·백제의 역사에 대한 왜곡된 사실들이 점차 밝혀지고 있는 터에 그런 해석을 내린 건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여하튼 위헌결정 이후, 충청권 주민의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의 골이 무척 깊어진 상태입니다. 경제적 손실도 한두 가지가 아녜요. 특히 연기·공주 주민들은 자기 토지의 수용을 전제로 대토(代土) 마련을 위해 융자받은 금융비용이 막대한 데다 위헌결정으로 토지거래가 중단되는 등 직접적 피해가 큽니다.
행정적으로 봐도, 충남도청 이전 후보지 용역을 확정해놓고도 신행정수도 문제 때문에 지난 2년간 이전사업을 중단했습니다. 이밖에 기업도시 건설계획 무산을 비롯, 행정수도가 이전된다고 해서 충남도가 추진하던 발전전략과 각종 경제행위를 중단한 데 따른 피해가 실로 막심합니다. 정부에 대한 불신, 수도권과 충청권간 갈등 심화, 국론분열, 국가 대외신인도 추락 등 파생된 문제점도 매우 많습니다.
사회 위헌결정 이후 충북에서는 지역발전전략상 어떤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까.
이원종 경제적 여파는 충남 충북 대전을 나눠서 생각할 수 없어요. 행정수도 예정지인 연기·공주가 충북 청원과 딱 붙어 있기 때문에 행정구역상으론 구분이 돼도 실제 생활권은 하나입니다. 신행정수도 건설 무산이 미치는 영향은 3개 시·도를 하나로 묶어 봐야 합니다. 굳이 구분할 필요도 없고 구분해서도 안 되죠.
염홍철 저도 같은 의견입니다. 대전은 신행정수도 배후도시 역할에 상당한 기대감을 갖고 있었는데, 그게 좌절됨으로써 내수시장이 침체되고 지역경제가 완전히 얼어붙었어요. 특히 부동산 가격의 거품이 걷히면서 관련시장이 급격히 냉각됐습니다. 위헌결정 이전엔 아파트 미분양률이 제로 상태에 가까웠는데 지금은 미분양 아파트가 2800가구에 이릅니다. 아파트 분양을 계획한 건설업체들은 계속 분양을 미루고 있고요. 또 부동산 담보가격 하락으로 금융권, 특히 제2금융권 여수신 업무에 상당한 애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전시 전체가 소비위축, 외부투자 보류 및 철회로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부의 일처리 방식, 안이했다
사회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이 위헌으로 귀결된 가장 큰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심대평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데, 국민적 합의 도출이 미흡하니 국민투표를 거쳐야한다는 게 그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역사적으로 서울만이 수도라는 논리로 관습헌법을 적용해 헌법개정 절차를 밟으란 것이죠. 그러나 이는 국가전략 차원에서 최고 정책 결심권자인 대통령이 결심하고 국회의 법적 뒷받침을 받아 추진된 사안을 헌재가 과소평가한 결과라고 봅니다. 또 신행정수도 문제가 정치적·정략적으로 이용됐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라고도 생각합니다.
세계 어느 나라도 수도이전 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쳐 결정한 예가 없는데, 국민투표를 거치지 않아 위헌이라고 결정한 것은 납득되지 않습니다. 역사성을 따져보더라도, 조선시대 이후 심지어 경국대전까지 들먹이면서 관습헌법 논리를 폈는데, 그렇다면 그 이전의 법규는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며, 한말 이후 왕정의 문제는 또 어떻게 할 겁니까. 헌재 결정은 또 지리적 중요성을 지나치게 강조했어요. 지금은 수도의 개념이 달라졌습니다. 옛날처럼 왕이 있는 곳이 수도가 아니고 경제수도, 교육수도, 해양수도, 문화수도가 있습니다. 광주를 문화수도라 하고 부산을 해양수도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처럼 수도의 개념이 달라지는 건 세계적 추세입니다.
그런데도 헌재가 대통령이 있고 국회가 있는 곳을 수도로 규정한 걸 보면 대통령을 왕과 같은 개념으로 보고 관습헌법을 적용한 게 아닌가 생각돼요. 헌재 재판관들의 법리적 사고가 이렇게 일반의 상식을 벗어나니 정치적·정략적으로 고려한 게 아닌가 의심하는 거죠.
또 하나 중요한 건 반대론자들이 신행정수도 건설에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는 경제적 이유를 들먹이며 강력히 반대운동을 하면서 헌재의 위헌결정을 유도하려 노력한 데 반해 신행정수도 건설의 국가적·역사적 필요성에 대한 정부측 설명은 미흡했습니다. 행정수도 건설이 무산될 경우 생길 수 있는 혼란에 대한 사전 대처도 지나치게 안이했다는 생각입니다.
심대평 충남지사
이원종 세 가지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통상 어떤 사안을 놓고 목표를 설정하면 그에 대한 당위성을 확립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신행정수도 문제에선 그러한 접근이 결여됐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정치권에서 이 문제에 대해 정략적으로 접근했고, 둘째로 수도권의 부정적 정서와 반대운동이 막강한 영향력을 미쳤다고 봐요. 셋째 국가적이고 역사적인 과업임에도 국민적 공감을 충분히 얻으려 노력하지 않고, 또 정치권과 타협의 공감대를 찾지 못한 정부의 일처리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염홍철 책임은 정부와 여야 정치권 모두에 있습니다. 정부는 무모하게 졸속추진을 했습니다. 관련법과 시행령에 의거해 행정적으로 처리했다는 점은 틀림없습니다만, 이 과정에 범국민적인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신행정수도가 건설되면 기존 수도권이 공동화한다는 논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어요. 영호남권에 대한 변변한 설득 논리도 없었습니다.
여야 정치권이 신행정수도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한 것도 사실입니다. 한나라당은 이미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 통과를 소홀히 한 점을 국민에게 사과했습니다. 그런데 그 뒤에도 확실한 당론을 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했어요. 그 과정에 제가 느낀 점은 정치권이 신행정수도의 당위성에 대한 접근은 뒷전으로 미룬 채 당(黨)에 대한 유·불리(有不利)를 더 앞세운 흔적이 있다는 겁니다. 의도적인지는 몰라도, 여당 또한 이 문제를 전국적인 이슈로 부각시키는 데 소홀했습니다. 그동안 충청권에서 신행정수도 건설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여당도 총선과정에 이익을 챙겼음에도, 다른 지역에선 총선 당시 신행정수도 문제가 거론조차 되지 않았어요.
일각에선 충청권의 노력도 미흡했다고 지적하는데 그건 사실과 다릅니다. 우리는 신행정수도 건설을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보기 때문에 충청권이 이 문제를 가지고 너무 나서면 되레 비(非)충청권에 상당한 거부반응을 줄 것이란 생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역할만 분명히 했습니다. 그저 입법과정에 충청권의 뜻을 전하고 국민에게 신행정수도 건설의 일반론적인 당위성을 홍보하는 데 그쳤습니다. 더 적극적인 활동을 하지 않은 것은 이 문제가 지역의 문제에 국한하지 않는 국가의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사회 이쯤에서 충청권의 바람대로 신행정수도 건설이 과연 재추진될 가능성이 있기나 한 건지 한번 따져봐야 할 것 같은데요.
심대평 어찌보면 지속적인 추진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신행정수도 건설은 국정과제로 선정한 이상 정부가 신념을 갖고 역사적 결단을 내리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해결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 지금껏 추진돼온 계획이 무산되면 그 후유증은 당대는 물론 훗날에도 큰 영향을 끼칩니다. 수도권 과밀화는 어떻게 해결할 것이며, 실추된 국가의 신뢰도는 어떻게 회복할 겁니까.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하려던 균형발전은 어떻게 이뤄낼 겁니까. 따라서 이 문제는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아니라 정부와 정치권이 얼마나 의지를 갖고 추진할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정치적 이해나 정략적 판단을 떠나 국가적 견지에서 역사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인 겁니다.
단순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과거 경부고속철도 건설이나 88올림픽 유치 과정에도 국민적 반대가 심했습니다. 그러나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의지를 갖고 강력히 추진해 오늘날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았지 않습니까.
참여정부, 향후 국정운영 차질 빚을 것
사회 신행정수도 건설 무산으로 인해 범국가적으로 파생되는 문제점 중 가장 심각한 것을 든다면요?
염홍철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 대외적인 국가신인도 추락이겠죠. 예정지가 선정됐고, 국제도시 설계공모 시안까지 정해놨으며, 중앙행정기관 이전계획도 발표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행정수도 이전이 좌절됨으로써 정부는 행정의 신뢰성을 상실했습니다. 두 번째로 국회의 권능이 훼손됐습니다. 법적 안정성이 저해된 거죠.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제정해 시행중인 법률이 정치적 논쟁에 휘말린 가운데 헌재가 그것을 무효화한 것은 헌법상 최고의사결정기관인 국회의 위상과 권위를 훼손한 행위입니다.
궁극적으론 국론이 분열돼 국민통합을 저해했다고 봅니다. 위헌결정 이후 충청권과 수도권간 갈등이 고조됐습니다. 영호남 등 다른 지역에서도 정도는 다르지만 각기 다른 목소리를 냅니다. 따라서 참여정부의 향후 국정운영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그동안 신행정수도 건설을 전제로 추진중이던 각 지방의 혁신도시, 기업도시, 특별관광도시 조성 계획, 그리고 이를 위해 공공기관을 이전하고 규제개혁을 통해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과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던 목표가 뿌리째 흔들려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된 거죠.
사회 연기·공주지역 주민 피해가 크지만, 타 지역에선 남의 일로 치부하는 경향도 없지 않은데 피해상황을 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죠.
심대평 우선 경제적 피해가 아주 심각한데, 전체를 망라해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신행정수도 계획 발표 이후 연기군 주민들은 이주지역에서 계속 농사를 짓기 위해 땅값 상승을 감내하며 대토를 구입했습니다. 대토 구입 자금은 기존 용지의 보상비를 감안해 금융기관에서 융자받은 거죠. 그런데 그게 1, 2억원도 아니고 어느 가구는 8억원이나 융자받았습니다. 한 달에 이자 부담만 수백만 원이죠. 또한 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토지 수용 보상에 대비해 무허가 건축물을 대장에 등재하기 위해 설계 관련 비용도 적지 않게 지출했습니다.
이런 걸 다 합치면 수십억 원의 비용이 주민 부담으로 남게 되는 것이죠. 또 각종 건축 및 개발행위 제한 등 그동안 사유재산을 극도로 제한해온 조치들로 인해 건축업자나 영업주체들의 손실도 큽니다. 기업이 시설투자를 확대해야 하는데 시설을 이전해야 할 걸 뻔히 알면서 확대할 수는 없으니 영업규모를 축소해가며 투자를 자제해왔어요. 이런 부분의 손해도 막대합니다. 그리고 공시지가 상승으로 인해 전국 평균 공시지가가 전년에 비해 18.5% 높아졌는데 연기·공주의 평균 공시지가는 48%나 상승했어요. 이에 따라 과표가 전국 최고 수준으로 상승한 종합토지세, 재산세, 취득세, 공과금 등을 내야 합니다.
지역경제도 타격이 큰데, 충청, 특히 충남 전역에 걸쳐 부동산 투기 억제와 관련한 각종 규제가 있었습니다. 토지거래 허가제뿐만 아니라 각종 개발행위에 대한 규제로 인한 피해도 큽니다. 토지거래 때도 실거래 과세를 했습니다. 그동안 다른 지역에서는 지가표준액을 기준으로 과세했는데 충남지역은 토지의 실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과세했기 때문에 세 부담이 적지 않았어요. 심지어 연기·공주 일대 예정지 내에는 도로나 교량을 새로 내다가 중지하는 등 공공시설투자가 중단돼 주민들에게 큰 부담을 주었는데, 신행정수도 건설이 무산되면 그런 부담과 불편을 참고 견딘 주민들의 실질적 피해에 대해 보상해줄 방법이 달리 없습니다.
예정지 매입, 피해 보상의 유일 방안
사회 충남 쪽에서는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행정수도 예정지인 연기·공주 일대의 땅 2160만평을 위헌결정에 관계없이 정부가 매입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 않습니까. 예정지 주민들이 정부 보상기준에 불만이 많고, 일부에선 수용 거부 움직임도 있다고 하는데요.
심대평 매입 요구는 당연한 거죠. 신행정수도 건설에 대한 정부의 신념을 최소한의 의지로 확인해주는 방안이 바로 2160만평의 토지를 매입하는 겁니다. 해당지역 주민의 경제적 피해를 실질적으로 보상해줄 방법은 그것뿐입니다. 그래서 매입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하라는 것이고, 정부도 그걸 인식해서 지난 12월10일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이 대전에 와 2005년 하반기부터 토지매입에 착수하겠다는 확답을 하고 간 거죠. 우리는 강 장관의 그 발언이 정부가 신행정수도 추진 의지를 재천명한 것과 같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사회 이 지사께서는 차제에 충남 연기·공주가 아닌 다른 대안 입지, 가령 충북지역 중 일부를 행정수도 입지로 생각해보신 적은 없나요?
이원종 다른 대안을 생각할 이유가 없죠. 연기·공주는 상당한 기간을 두고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현지 조사를 실시하고 국가발전을 위한 기본계획을 고려한 끝에 전국에서 최적지라고 결론내린 곳이기 때문에 아마 그보다 더 좋은 곳을 찾기는 어려울 거예요. 저도 현지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그 지역을 선정한 것이 합당하게 잘 됐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입지 선정과 관련해 이견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이미 결정된 국가의 정책이 또 다시 백지화된다면 누가 국가를 신뢰하겠어요. 예정지 주민이나 거기에 재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어선 안됩니다. 타 지역을 거론한다는 건 일고의 가치도 없습니다.
사회 신행정수도 건설이 현 수도권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고, 이것이 결국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므로 세계화시대에 부적절한 정책이라는 일각의 비판도 없지 않은데요.
심대평 그런 주장의 논리는 매우 단순한 겁니다. 행정수도 이전으로 서울이 공동화되면 아파트 값이 폭락할 것이라는 논리와 비슷한 거예요.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강화하려면 행정과 정치를 떼어내 새 행정수도로 이전하는 대신 현재 잘 갖춰져 있음에도 각종 규제로 인해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수도권의 경제적 인프라를 한껏 활용해야 합니다. 즉 신행정수도 건설은 수도권의 경쟁력을 오히려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올 겁니다.
수도권 과밀화 폐해를 살펴봅시다. 교통혼잡 비용이 1993년도에 2조9000억원입니다. 그게 2002년도엔 12조4000억원으로 늘었어요. 환경오염비용, 난개발 비용 등을 고려하면 과밀화에 따른 비용은 연간 십수조 원에 달합니다. 그런데 행정수도를 이전해 연간 30만명씩 새로 유입되는 수도권 인구를 중간에서 차단해주면 그런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원종 충북지사
사회 이 지사께서는 과거 관선 서울시장을 지냈는데, 지금 서울 주민들이 신행정수도 건설에 강력히 반대하는 것에 합당한 근거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서울 과밀화 폐해 막는 ‘수술요법’
이원종 반대하는 정서엔 일견 이해가 갑니다. 소도시에서 동사무소를 옮겨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시청이나 도청을 옮길 때 뒤따르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생각해본다면 한 나라의 행정수도를 옮기겠다는 데 어찌 반대가 없고 부정적 정서가 없겠습니까. 필연적으로 뒤따르게 마련이죠.
제가 1994년 당시 도쿄도 지사이던 스즈키 준이치를 현지에서 만났는데 그때 도쿄도 청사가 마루노우치(丸の內)에서 신주쿠(新宿)로 옮겨왔어요. 제가 ‘참 장한 일 했다’고 했더니 그가 ‘참 고생 많았다’고 해요. 과거의 도심인 마루노우치의 주민들이 ‘이게 어떻게 청사 이전이냐, 이것은 천도(遷都)다’라며 격렬하게 반대했다더군요. 그러니까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서나 행정기관을 옮기는 데엔 반대가 따른다고 생각해야 해요.
그런데 서울을 한번 생각해 봅시다. 서울은 그동안 너무 비대해졌기 때문에 이젠 좀 다이어트를 해서 건강한 체질로 행복하게 오래 살려는 목표를 가져야 해요. 그래서 서울시민들도 교통·공해 문제, 주거, 활동 등 모든 면에서 삶의 질을 높여가는, 그러면서 대도시의 경쟁력도 높여가는 그런 목표를 가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서울이 미국 워싱턴처럼 처음부터 도시계획이 완전히 이뤄져 인구 증가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췄다면 문제 없어요. 그러나 서울 같이 자연발생적으로 이뤄진 도시에서 지금과 같은 엄청난 인구를 감당한다는 것 자체가 참 불가사의합니다.
역대 정부가 수도권 과밀 방지를 위해 마련한 정책의 현주소를 한번 봅시다. 3공화국 때부터 내내 이 문제와 씨름해왔어요. 1964년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정부가 대도시 인구 집중 방지대책을 세웠지요. 1960년대에 제가 서울시 사무관으로 일할 때 이 문제에 매달렸던 기억이 나요. 그러면서 그린벨트 지정에까지 이르지요. 그런데 과연 그린벨트가 서울의 인구증가를 막아줬습니까.
5공화국 때는 수도권 정비계획법을 만들면서 서울 경기 인천으로 확대했어요. 그리고 6공 들어선 지역균형개발단이란 걸 설치해 수도권에 5개 신도시를 만들었지요.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이죠. 그 다음 문민정부는 공장총량제 과밀부담금 제도를 시행했죠. 이렇게 역대 정부는 날로 비대해지는 수도권 문제를 고민하며 많은 대책을 만들어 왔어요.
그러나 현주소는 어떻습니까. 서울은 게속 비대해지고 서울 시민의 삶의 질은 떨어졌어요. 국제경쟁력도 저하됐어요. 신행정수도 건설은 이런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출이자 일종의 ‘수술요법’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나 정책적으로 보나 어떤 약을 써도 문제를 치유할 수 없었다는 말이지요. 그러나 이제는 제대로 듣는 처방, 즉 신행정수도 건설을 통해 서울의 과밀화도 해결하고 국가 전체의 경쟁력도 높여나가야 합니다. 감성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섭섭하고 또한 반대하고 싶더라도 큰 틀에서는 건강하고 경쟁력 있는 국가, 삶의 질이 높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행정수도 이전이 꼭 필요하다는 걸 전국민이 깨닫고 그 공감대 위에서 합리적이고 냉철하게 접근해가야 하지 않을까요?
사회 신행정수도가 건설되면 현 수도권과 비충청권 지역도 상생(相生)할 수 있다고 보시나요. 충청권 일부에만 도움이 되고 다른 지방엔 파급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주장도 있는데….
염홍철 가능하다고 봅니다. 지금 수도권 주민들은 신행정수도 건설로 수도권이 공동화될 것이란 주장을 폅니다. 그러면 수도권이 경쟁력을 잃고 그것은 곧 한국이 경쟁력을 잃는 것이다, 이런 논리로 설명하는데 이는 상당히 과장된 겁니다. 물론 수도권에서 행정과 정치 기능을 빼오면 그만큼 수도권의 역량이 줄어들 거라는 생각에 인구가 다소 감소할 수는 있겠지요. 그러나 지금 수도권의 주택·교통난이나 심각한 환경오염에도 불구하고 매년 20만, 30만씩 인구가 느는 건 정치·행정 기능 때문만은 아닙니다. 일부 다른 요인을 인정한다 할지라도 수도권 인구가 느는 주요인은 일류대 진학, 즉 교육문제입니다.
또 다른 요인은 문화 예술 체육 분야의 인프라입니다. 이 분야 인프라가 수도권에만 치우쳐 있기 때문에 수도권으로 몰려드는 겁니다. 엔터테인먼트와 관광 분야도 일류지요. 세계 최고급 수준의 호텔도 많고요. 이렇게 서울이 상당히 경쟁력 있고 매력 있는 도시이기 때문에 교통·주택·환경 문제가 심각함에도 인구가 서울로 몰려드는 것 아닙니까. 따라서 정치·행정 기능을 충청권으로 이전한다 해도 지금 서울이 갖춘 다른 기능들은 위축되지 않습니다. 되레 규제완화를 통해 경제는 물론 문화 예술 체육 관광 등이 지금보다 훨씬 더 고도화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외국 바이어가 인천공항에 내렸는데 기업 상담 여건이 최상인 수도권을 놔두고 연기·공주로 내려오겠습니까. 따라서 행정기능이 충청권으로 내려오는 걸 두고 마치 수도권의 상당한 역량이 내려오는 것으로 보면 잘못입니다.
지금 대전에 13개의 청 단위 중앙정부기관이 내려와 있습니다. 이전 당시 총무처 장관은 ‘대전은 제2행정수도’라고 명명했습니다. 현재 5000명이 넘는 공무원이 대전에 내려와 있습니다. 그것이 약간의 인구분산 효과는 가져왔을망정 과연 서울에 영향을 미쳐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변화를 일으켰습니까.
정부는 연기·공주를 중심으로 1시간 내지 1시간 반 거리에 중앙정부 산하기관 180∼200개를 이전시켜 이를 바탕으로 혁신도시, 기업도시, 특별관광도시를 만들겠다고 합니다. 정부 산하기관이 큰 곳도 있고 작은 곳도 있습니다만, 충청권과 수도권을 제외한 10개 시·도에 200개 기관을 분산 배치한다면 지역발전 차원에서 굉장한 효과를 낳을 겁니다. 서울도 지금과는 다른 차원에서 경쟁력을 갖고 지방과 상생할 수 있다고 봅니다.
충청권과 수도권 상생 가능
심대평 두 분 말씀에 제가 한 가지씩만 보완하겠습니다. 서울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이 지사 말씀이 딱 맞습니다. 그런데 수도권이라고 해서 경기도가 반대하는 건 전혀 이해가 안 됩니다. 왜냐하면 서울에서 행정과 정치를 떼어내는 것과 경기도의 발전과는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고, 오히려 신행정수도가 서울로 유입되는 인구를 중간에서 차단해주면 수도권 규제가 풀려 경기 북부지역의 개발도 촉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경기도는 오히려 신행정수도 건설을 환영하고 찬성해야 해요. 수원에서 서울보다 수원에서 공주가 훨씬 더 가깝고 빨라진다 이 말이에요. 게다가 서울로의 접근성엔 아무 영향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신행정수도 입지와 가까운 경기도는 여전히 수도권입니다. 그런데도 반대하는 건 명분이 없는 거죠.
그리고 염 시장 말씀대로, 지금 행정수도를 옮겨야 268개의 국가기관 가운데 200개 정도가 지방에 분산될 수 있어요. 행정수도를 옮기지 않고 중앙에 정부부처가 그대로 있으면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은 불가능합니다. 지금도 KT, 조폐공사 같은 공공기관의 본사가 대전에 있는데 서울지사에 사무직원이 더 많아요. 중앙행정기관과의 연계 때문에 그래요. 그러니 중앙행정기관은 옮겨가지 않으면서 공공기관 너희들만 내려가라 그러면 내려가지도 않을 뿐더러 내려간다 해도 국가적으로 비용이 확대되는 문제가 생긴다 이거죠. 그런데 각 지방에선 정부행정기관이 오는 것엔 관심이 없고 공공기관이 오는 것에만 관심을 두고 있어요. 그러나 이 모든 것이 행정수도가 건설되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는 문제예요.
사회 최근 정부와 정치권에서 신행정수도의 정책 취지를 살리는 차선의 대안으로 행정특별시, 행정도시, 혁신도시, 기업도시, 교육도시 등 8∼10개 방안을 거론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심대평 대안을 여러 개 내놓은 것은 검토하는 과정에서 당연한 것이라 봅니다. 유감스러운 건 그중에 신행정수도 건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대안이 빠져있다는 점이에요. 원칙과 정도에 따라 재추진하라는 게 충청권의 대안입니다. 그런데 우리 대안에 대해선 검토하는 사람이 없어요. 정치권도, 정부도. 대단히 유감스럽습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원칙과 정도를 지켜야 나라가 제대로 가는 법인데 너무 빨리 원칙과 정도를 포기하고 대안부터 제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요.
또 요즘 정부와 정치권이 몇 개의 대안을 놓고 국민여론을 듣는다고도 하고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겠다고도 하는데, 역사적으로 보아도 국가를 새로 세우는 것과 같은, 중대한 국정과제에 대해 일일이 국민여론을 수렴하면서 대안을 만들면 호랑이를 그리려다 고양이도 못 그리는 결과가 될 수도 있어요. 따라서 정책결심권자가 확고한 신념을 갖고 추진하는 그런 대안의 제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원칙과 정도 지켜라
사회 충청권의 궁극적 목표는 신행정수도 건설이겠지만, 그 목표를 향해 가는 중간단계에서 택할 수 있는 대안이랄까, 이런 것에 대해선 전혀 검토하지 않겠다는 말씀인가요?
심대평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만 지금은 정부가 다시 행정수도 이전의 의지를 보여줄 때라고 생각하는 거지요. 현 단계에서 정치권이 합의하고 국민적 합의가 뒷받침되면 거기에 합당한 단계적 대안은 있습니다. 중요한 건 어디까지나 ‘단계적 대안’이란 거지요. 현행법 테두리 내에서 단계적 대안을 만들 경우에도, 첫째 국민적 합의가 전제돼야 합니다. 다음으로 집행과 실천이 담보돼야 합니다. 어떤 대안을 내놨는데 또 이게 무슨 경제적 이유로 인해, 아니면 수도권에서 반대한다고 해서 다시 실천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도 없는 겁니다. 때문에 반드시 법적 뒷받침이 있어야 하고, 제도적·재정적·기술적 차원에서 실행력이 확보돼야 합니다.
사회 염 시장께서는 현재 세계과학기술도시연합 회장을 맡고 계신데, 대전의 경우 과학기술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으니 굳이 행정수도가 아니라도 과학기술행정도시 같은 대안을 고려할 만하지 않습니까.
염홍철 대전은 신행정수도의 배후도시 역할을 할 뿐이지, 논의의 초점은 어디까지나 연기·공주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 저희 단체장들은 명확한 논리를 갖고 있습니다. 정부가 신행정수도 건설이란 당초의 정책목표를 유지하면 그 전단계 조치로서, 또는 그 후속대책으로서 행정특별시든 행정도시든 논의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신행정수도 건설이란 목표를 포기하고 충청권 민심 달래기 차원에서 지금의 행정부를 다 내려보낸다는 대책을 강구하더라도, 그것이 비록 행정수도 이전의 결과와 같다 할지라도, 우린 수용할 수 없습니다. 이미 이런 뜻을 대통령과 국무총리, 여야 대표에게 전달했습니다.
다만 현 시점에서 수도 전체를 옮기려면 헌법도 개정해야 하고 국민투표도 실시해야 하지 않습니까. 현실적으로 당장 실행하기 어렵다면, 5년이고 10년이고 수도이전의 당위성을 설득해 국민적 공감을 얻는다면 추진할 수 있다고 봅니다. 현재 정부는 서울은 금융·물류와 국제비즈니스의 중심지로, 인천은 경제특구로, 경기도는 첨단산업기지로 발전시키려는 구체적인 수도권 발전정책을 갖고 있습니다. 정부가 수도권 주민에게 이런 계획을 충분히 주지시키면 그들은 신행정수도 건설이 수도권에 나쁜 정책이 아니란 점을 깨달을 겁니다. 그러니 그런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어차피 수도이전은 1, 2년에 마무리되는 게 아닙니다. 신행정수도 건설은 2020년을 목표로 하고 있고 실제 사업이 완전히 마무리되는 시점은 2030년입니다. 앞으로 20년 이상의 목표를 가진 사안이기에 우리는 정부가 기본 원칙을 지키면서 추진한다면 그 전단계 조치로써 행정특별시 등 다른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수용도 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행정수도 남하해도 통일에 지장 없다
사회 충청권에선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정부와 정치권이 후속대책을 확정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텐데요.
이원종 중요한 건 신뢰의 문제인 것 같아요. 대통령이 공약하고 정부의 주요정책으로 결정되고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잘 진행되던 신행정수도 건설이 위헌결정으로 제동이 걸렸는데 국민이 과연 누구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죠. 따라서 시기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대안, 꼭 실천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내는 게 더욱 중요합니다.
좋은 대안이란 게 뭔지 한번 봅시다. 일전의 보도를 보면 정부가 8개 대안을 가지고 국민의 의견을 듣겠다고 했는데, 그것들을 다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는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또 의견을 듣는다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공익을 위해 작은 도시계획을 세워도 거기엔 찬성론자와 반대론자가 있게 마련이에요. 도시계획을 여론을 들어가며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원칙에 따라 해야지요.
하물며 신행정수도 건설이라는 지극히 중요한 정책적 문제이자 전문적인 사안에 대해 모든 국민의 의견을 듣겠다는 접근방법이 반드시 합당한 것일까요? 따라서 이런 사안은 정부가 그야말로 의지를 갖고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꼭 필요한 안(案)을 만들어서 그 안을 가지고 먼저 정치권과 합의해야 해요. 쉽게 말하면 정치권과 합의 없는 정부의 대안은 실천력이 떨어지고, 정부와의 합의 없는 정치권의 결정은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큽니다. 따라서 그런 합의하에 좋은 대안을 마련한 다음 국민에게 홍보하고 설득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합니다. 그렇게 지지를 얻는 방법으로 국민여론을 들어야 합니다.
이렇게 실천가능한 대안을 만든다면 시기 문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봐요. 다만 정부가 2005년 2월까지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시기를 못박은 것은 일단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현재의 문제점도 치유한다는 면에서 바람직하지만 시한에 쫓겨 부실한 대안이 나오는 것보다는 먼저 완벽한 대안을 만드는데 역점을 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사회 통일이 된 뒤 행정수도를 건설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통일문제와 신행정수도 건설과의 관계에 대해 말씀을 나눠보도록 하죠.
염홍철 통일을 목전에 뒀는데 수도를 남쪽으로 옮기는 것은 통일 의지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그런 얘기일 텐데요. 현재 우리나라 통일 방안은 3단계로 돼 있습니다. 1단계는 교류 협력단계입니다. 지금이 바로 이 단계죠. 이산가족도 교류하고 경제적 협력도 하고 금강산 관광도 하고 개성공단도 공동개발하고 철도도 공동개설하는 등 남북이 교류협력을 통해 그간의 불신을 제거하고 전쟁방지를 위한 기본적 신뢰를 구축하자는 게 1단계 통일 방안입니다. 이 단계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금방 끝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염홍철 대전시장
그런데 지금의 1단계에서는 행정수도를 연기·공주에 둔다고 해도 남북협상에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2단계, 즉 연기·공주가 남쪽 수도이고 평양이 북쪽 수도인 상태에서 남북연합을 하는 단계에서는 서울과 평양에 연해서 상징적인 남북연합정부를 두기로 돼 있는데 그 시점이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모릅니다. 그 다음에 비로소 통일정부의 수도를 정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아직 남북연합 단계에도 이르지 못한 현 시점에서는 충청권에 행정수도를 두어도 남북협상에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통일 문제와 행정수도 문제를 연계해서 신행정수도 건설이 적절치 못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죠.
지역이기주의? 충청권엔 그런 것 없다
사회 세 분 말씀을 종합하면, 결국 일관되게 신행정수도 건설을 재추진해야 한다는 의견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 개헌과 국민투표를 통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형편인데, 정부에서 마련중인 대안을 제쳐두고 계속 신행정수도 재추진을 고수하는 것은 다소 비현실적이지 않을까요? 이와 관련해 국민적 합의를 도출할 방안이라도 있습니까.
이원종 신행정수도를 100% 원안대로 추진하라는 건 아녜요. 지금은 헌재 결정을 전면 부정할 수 있는 현실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대안을 내놓을 때 신행정수도 본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으라는 거죠. 국민여론 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자녀를 기를 때 ‘너, 어느 학과 어느 대학 갈래’ 하고 걔들의 의견을 들어야 해요. 그렇지만 ‘너, 대학 가기 위해서 공부할래 안 할래’ 이런 걸 물어서는 안 돼요. 아까도 설명했지만, 신행정수도 건설이 장기적으로 국가의 미래와 경쟁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면 언젠가는 꼭 달성해야 한다는 거지요. 당장 해내라는 게 아니라 지금은 신행정수도의 본래 취지에 맞는 대안을 내놓고 장기적으론 신행정수도를 건설할 수 있는 어떠한 가능성이랄까 그런 걸 마련하라는 것이지, 원안대로 청와대까지 다 내려오라 그런 뜻은 아닙니다.
염홍철 헌재는 신행정수도 건설의 당위성 문제에 대해선 아무런 판시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이 위헌이라고 했을 뿐입니다. 헌법 개정과 국민투표를 통해 소위 관습헌법상의 수도를 성문헌법으로 개정해서 옮겨라, 이거 아닙니까. 그건 우리가 수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신행정수도 건설이란 정책방향만은 유지해달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 전단계 조치로 행정타운을 만들든 행정특별시를 만들든 그건 할 수 있지 않느냐는 거죠.
그러나 정부는 헌재가 판시하지도 않은 신행정수도 건설의 당위성마저 포기한 채 그저 이제 신행정수도는 물 건너갔으니 꿩 대신 닭으로 몇몇 행정기관만 가져가면 될 것 아니냐고 하고 있습니다. 이건 받아들일 수 없지요. 충청권이 지역이기주의를 보이는 게 아닙니다. 이기적으로만 생각한다면 행정수도 안 받고 우리 3개 시·도가 정부 산하기관 20개씩 모두 60개를 받아 광역도시 계획을 세워서 기업도시든 혁신도시든 관광도시든 만들면 행정수도 받는 것보다 지역발전을 위해 더 좋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이기적 차원이 아니라 행정수도가 국가균형발전에 꼭 필요한 것이라는 원칙을 지키려는 것입니다.
사회 지금 국회에서 여야가 참여한 신행정수도 후속대책 특별위원회가 가동중인데요. 후속대책 마련과정에서 정부나 정치권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심대평 통일독일의 수도를 본에서 베를린으로 옮기려 할 때 본 주민들이 극렬히 반대했어요. 당시 브란트 총리는 ‘국가의 반(半)인 동독을 발전시키려면 수도를 베를린으로 이전해야 하고, 서독의 본에는 일부 정부기관을 남겨놓아 서독의 발전도 지속적으로 이룰 수 있다’는 논리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또한 통독 헌법에 그런 규정을 넣었습니다.
우리의 경우도 정부가 신행정수도 건설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정치권 또한 당리당략적 차원이 아닌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인식을 갖는다면 쉽게 타협점을 찾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정치권이 다음 선거를 의식한다든지 당장의 정치적 이해에 목을 맨다면 국민적 지탄을 면치 못할 겁니다.
통일독일의 수도 이전 사례
사회 심 지사께서는 자민련, 이 지사와 염 시장께선 한나라당 당적을 갖고 있습니다. 다소 민감한 질문인지 모르겠지만, 한나라당 소속 두 분은 당론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을 수도 있을 텐데요. 행정수도 사수를 위한 의지의 표현으로 세 분 단체장의 탈당을 촉구하는 충청권 민심도 강합니다.
염홍철 신행정수도 건설과 관련한 한나라당의 입장과 저의 입장은 상당히 다릅니다. 왜냐하면 한나라당은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을 통과시킬 때 주도적 역할을 했고 그 뒤 총선과 재·보선 때도 신행정수도 건설을 당론으로 공약한 바 있으면서도 17대 국회가 구성된 후 명확한 반대도 찬성도 제3의 대안 당론도 내보이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며 몇 달을 보내다 헌재 결정을 맞는 우를 범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헌재 결정이 나온 뒤-제가 직접 확인한 건 아닙니다만-상당히 반기는 제스처들을 보였다는 내용을 언론을 통해 접했습니다.
저는 이 모든 것이 정치 도의적으로나 행정적으로 볼 때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행보였다고 봅니다. 그렇기에 신행정수도 문제와 관련한 당의 입장에 반대합니다. 그동안 박근혜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여러 차례 면담을 통해 충청권 민심을 전달하고 당의 잘못된 대처에 대해 지적도 했습니다. 121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일일이 당이 잘 판단해달라는 내용의 편지도 두 번씩이나 보냈고요. 그런데 이런 노력들은 거의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일각에선 한나라당 소속 충청권 단체장과 의원들이 중앙당에 대해 미흡하게 대처한 것 아니냐는 여론도 있는 모양입니다만, 그건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만일 이명박 서울시장이 행정수도 관련 발언을 했다면 아마도 생중계를 하는 등 전국이 떠들썩했겠지요. 저희들은 이 시장보다 더 강도 높은 질타를 당에 했음에도 일반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탈당이 신행정수도 건설을 보장해준다면 저는 당연히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정치권에서 신행정수도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 있으므로 앞으로도 한나라당이 이 문제에 대해 합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계속 압력을 가하면서 민심을 전달하는 게 더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원종 실제로 위헌결정이 나오니까 일각에선 탈당이라도 해서 중앙당을 좀 압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온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것은 속상하니까 한 얘깁니다. 탈당해서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사실 당적이 문제겠습니까. 지사직을 내놔도 하등 부담스러울 게 없어요. 어떤 사안이 생겼을 때 감정적으로 탁 치받는다면 그걸 보는 사람들에겐 ‘아, 그것 참 시원하다’며 카타르시스를 제공할 수는 있겠죠.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결코 문제해결에 이를 수 없습니다. 게다가 시·도지사는 당의 공천을 받아 당선되긴 했지만, 당원이기에 앞서 지자체 주민의 행복을 최대화할 의무가 있는 자치단체장 아닙니까. 때문에 비록 중앙당과 생각이 다르다 해도 주민 의견을 관철해가는 노력을 해야지요.
신행정수도만 보장된다면 탈당도 불사
사회 지난 총선에서 충청권 유권자들은 열린우리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당선시켰는데, 신행정수도 건설계획과 무관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신행정수도 문제가 원활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충청권 민심이 각종 선거에서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다분한데….
심대평 이번 위헌결정으로 인해 누가 가장 손해를 보고 어느 정당이 가장 이익을 보는가 하는 논란들이 분분한데, 그러한 접근은 매우 단기적이며, 본질을 벗어난 흥미위주의 접근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그런 접근이야말로 정치권으로 하여금 정치적 이해나 정략적 판단을 하게 해 자꾸 본질을 호도하게 한다고 봅니다. 저는 누가 이익을 보고 손해를 본다는 문제를 떠나서 다만 충청권이 캐스팅 보트를 쥐고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만 본다면 신행정수도 문제가 다음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정부나 정치권이 그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선거의 내용이 굉장히 달라질 수 있을 겁니다.
또 정부나 정치권이 지금 우리가 얘기하고 있는 원칙과 정도를 앞으로도 벗어난다면 충청권 주민 전체의 분개하는 마음이 하나로 뭉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예전 선거에선 충청권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강한 응집력과 결집력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이건 제 개인 의견입니다.
이원종 마찬가지 생각입니다. 지난 대선과 총선 때 신행정수도 계획은 상당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그럴 겁니다. 여담삼아 얘기하자면,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충청권에서 승리한 후보는 모두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국민들이 이 점 꼭 참고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사회 그 대목을 기사에 꼭 넣어 독자에게 어필해달라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염홍철 신행정수도 문제는 충청권 주민에게 굉장히 중요한 현안이어서 틀림없이 투표에 영향을 미칠 겁니다. 문제는 주민들이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평가할 수 있을지 아니면 선동에 의해 왜곡된 정보를 가지게 될지가 관건이죠. 어느 후보나 어느 당이 됐든 신행정수도 문제와 관련해 충청권 주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입장과 원칙을 견지하는 쪽에 표심이 향하게 되겠지요.
사회 일각에선 신행정수도 문제가 순조롭게 풀리지 않을 경우 충청권에서 독자적인 신당을 창당할 수도 있다는 이른바 ‘충청권 독자 신당론’도 흘러나옵니다. 이는 2006년 임기가 끝나면 3선 상한제에 걸려 더 이상 지사 선거 출마가 어려운 심 지사님의 향후 행보와도 무관하지 않은 듯한데요.
심대평 그건 아마도 충청권 주민의 정치적 응집력이 부족해서 선거 때마다 정치적으로 늘 이용만 당한다고 하는 자괴감이 팽배하면서 나오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지금 충청권에선 만약 행정수도 예정지가 충청권이 아니었다면 위헌결정이 날 수 있었을까, 위헌결정이 났더라도 이렇게 점잖게(?) 대응했겠는가, 전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상황까지 갔겠느냐 하는 점들에 대해 불만이 많습니다. 특히 충청권의 정치적 힘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신당론 얘기를 많이 하는데, 그것과 관계없이 저는 신행정수도 문제를 정치적 이해를 가지고 접근하지 말 것을 정치권에 요구합니다. 그런 요구를 하는 제가 이번 기회를 타서 신당론과 같은 정치적 이해에 대한 접근을 시도한다는 건 지금까지의 제 삶과 전혀 맞지 않는 얘기일 뿐입니다. 아직은 신당론을 거론할 시기가 전혀 아니라고 봅니다.
사회 끝으로, 충청권 주민과 타 지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을 한 마디씩 해주시죠.
심대평 신행정수도 건설과 직접적 이해가 없는 국민들도 그 당위성과 역사성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반대에 앞장섰던 수도권 주민들도 정말 그런 행동이 국가를 위한 건지 반대를 위한 반대인지 한번 더 신중하게 검토해줬으면 합니다. 신행정수도 건설이 충청권의 지역이기적 발상에서 출발된 게 아닌 만큼 큰 틀에서 국가 전체를 바라보고, 국민적 갈등이 심화되지 않도록 행동과 논리를 신중하게 전개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이원종 각 지역의 국민들이 자기 지역 외에도 국가 전체를 배려하는 폭넓은 마음으로 국가의 장래와 미래를 염려해준다면 쉽게 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충청권 주민들도 어렵고 힘들더라도 좀더 인내하고 힘을 합쳐 합리적 대안을 도출하는 데 역량을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염홍철 신행정수도 건설은 충청권만을 위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수도권과 비수도권, 충청권과 비충청권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가장 종합적인 조치이며, 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토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한 유일한 대안이란 점을 재삼 강조할까 합니다. 그동안 충청권 3개 시·도는 신행정수도 건설 추진 초기부터 줄곧 유기적이고 탄탄한 공조체제를 견지해왔습니다. 입지선정과정에서 유치경쟁을 자제하고 선정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기도 했고요. 앞으로도 신행정수도 건설이 재추진될 수 있도록 범충청권 차원의 연대를 더욱 강화해나갈 겁니다.
사회 똘똘 뭉친 충청권 3개 시·도의 추후 행보가 어떤 결실을 맺을지 지대한 관심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신행정수도 건설에 관해 모든 국민이 좀더 숙고해봐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장시간 말씀 나눠주신 세 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