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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IT 부흥사’ 김태현 정보통신연구진흥원장

“‘박이정(博而精) 경영’으로 9대 신성장 동력사업 주역 될 터”

  • 글: 이남희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IT 부흥사’ 김태현 정보통신연구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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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IT기술이 세계적으로 어느 수준에 있는지 궁금합니다. 한국이 비교우위를 갖는 기술은 무엇입니까.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은 ‘앞으로 펼쳐질 디지털 세계에서 한국은 세계 최강 미국을 제치고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우리 IT산업의 기술수준은 지난 20년간 비약적으로 발전해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기술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어요. 한국산 휴대전화는 세계시장의 25%를 점유하고 있고요. 특히 인터넷 가입자 3000만명, 이동전화 가입자 3600만명을 돌파한 정보통신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상용화 기술은 선진국들을 단연 앞서지요.”

-한국을 IT 강국으로 거듭나게 한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제일 중요한 건 국민적 컨센서스가 있었다는 겁니다.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 사회에서는 주도권을 쥐겠다는. 정보화를 통해 선진국 진입을 앞당기겠다는 국민적 열망이 표출된 것이죠.

우리 국민이 지닌 디지털 마인드도 중요한 원동력 중 하나입니다. 신기술에 대한 수용 속도가 매우 빠르고 요구 수준도 높으니까요. 한국산 휴대전화 단말기가 카메라폰, MP3폰, 동영상폰으로 급성장할 수 있었던 건 우리 국민의 기술 적응력에 힘입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한국의 전체적인 IT 기술 수준은 선진국에 3~4년 뒤처져 있다는데….

“한국 IT산업의 가장 큰 약점은 핵심원천기술이 부족하다는 거죠. 한 예로 CDMA 단말기는 한국이 잘 만들지만, CDMA 원천기술은 미국의 퀄컴사가 독점 보유하고 있어요. 장기적으로 볼 때 원천기술을 보유하는 것이 훨씬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겠죠.”

-원천기술을 강화할 전략이 있습니까.

“문제는 연구비입니다. 한국의 기술 연구비는 미국의 20분의 1, 일본의 10분의 1에 불과하니까요. 결국 ‘선택과 집중’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한국 IT산업의 성패가 달린 겁니다. 현재 정보통신 기술개발사업의 19.5%에 달하는 기초연구 과제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연구개발 전 과정에서 특허정보를 대폭 활용하도록 유도할 계획입니다. 그렇다고 필요한 원천기술을 모두 국내에서 확보할 순 없겠죠. 국내로 유치한 프라운호퍼, IBM, Intel 연구소 등 글로벌 R&D센터나 해외 유명 연구소와의 국제공동연구 등을 통해 부족한 원천기술력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도록 국제 협력을 강화할 것입니다.”

2020년까지는 IT가 한국 먹여살릴 것

-IT산업에서 중국이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에선 ‘IT산업 거품론’도 있습니다. 한국 IT산업의 미래를 낙관할 수 있을지요.

“거대 시장을 거느린 중국이 IT산업을 국가의 주요 성장동력으로 삼고 집중 육성하는 게 사실이에요. 이 추세라면 2006~07년에는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삼성의 PDP는 일본 기업과, LG필립스LCD는 대만 기업과 기술특허분쟁을 벌이는 등 선진국의 견제를 받고 있고요. 수세에 몰린 상황이죠.

그러나 IT산업 발전은 당위입니다. 위기를 극복하려면 IT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한국이 비교우위에 선 산업군에 집중 투자해야겠죠. 정부는 현재 한국이 강점을 갖는 IT분야의 9대 전략품목을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해 핵심기술 개발에 중점 투자하고 있습니다.”

김 원장은 9대 신성장 동력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9대 신성장 동력이란 차세대 이동통신, 디지털TV 방송, 홈 네트워크 등 향후 경제 성장을 이끌어갈 9개 사업분야를 일컫는다. 김 원장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중 IT산업의 비율은 15.6%에 이른다. 이는 제조업 생산 비율이 GDP의 26~27%라는 현실을 감안할 때 대단히 높은 수치다. 그는 “IT산업 이후에는 나노 기술이나 바이오 기술이 부상하겠지만, 적어도 2020년까지는 IT산업이 우리를 먹여살릴 것”이라며, 신성장 동력 사업을 포함한 정통부의 IT839 전략에 힘을 실어줄 것을 당부했다.

-‘IT839 전략’은 어떤 것입니까.

“IT산업 가치사슬의 각 단계인 서비스, 인프라, 기기,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연계시키는 국가발전전략이에요. 8, 3, 9란 3개의 숫자는 각각 다른 의미를 담고 있어요. 8은 8가지 정보통신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활성화시킨다는 뜻이고, 3은 새로운 IT서비스 활성화의 기반이 되는 광대역 통합망, u-센서 네트워크 및 IPv6(차세대 인터넷 주소체계) 등 3가지 첨단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의미입니다. 9는 9대 신성장 동력을 가리키죠. IT839 전략이 성공한다면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도 문제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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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남희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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