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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민족 高大’ 100년

‘글로벌 프로젝트’ 점화 , 외국대학들 ‘高大순례’열풍

  • 글: 성기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ky3203@donga.com 사진: 김형우 기자

‘글로벌 프로젝트’ 점화 , 외국대학들 ‘高大순례’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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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원론’ 강의가 진행되고 있던 엘지포스코(LG-POSCO) 경영관도 고려대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건물 중 하나다. 지난 2003년 LG와 포스코가 지원한 270억원의 예산을 들여 완공한 이 건물의 강의실은 국제회의실 수준으로 지어졌고, 각 강의실 문 앞에는 건립기금을 기부한 동문의 이름이 붙어 있다. 이를테면 김승유 하나은행 이사회 의장이 기증한 ‘김승유 강의실’, 유상욱 코리아나 화장품 회장이 기증한 ‘유상욱 강의실’, 그리고 이명박 서울시장이 희사한 ‘이명박 라운지’ 등이다.

물론 이 건물의 안내 표지판에서도 한글을 찾아보기 힘들다. 층별 공간 배치를 알리는 안내 표지판에는 ‘1F-Seminar Room, 2F-Career Center, 3F-Digital Library’ 같은 영문 안내가 적혀 있을 뿐이다. 말하자면 엘지포스코 경영관이야말로 고려대의 국제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건물인 셈이다.

오는 5월5일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최근 고려대에는 100년사에 남을 만한 몇 가지 공사가 진행중이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100주년 기념관과 종합체육관. 100주년 기념관은 고려대 재단인 고려중앙학원이 삼성측의 지원을 받아 400억원을 출연해 지은 뒤 학교에 헌정하는 형식으로 들어선다.

교내 단일 건물로는 가장 큰 규모인데다 겉모습은 ‘석탑’으로 상징되는 고려대 건물답게 석조 고딕 양식으로 지어지지만 내부는 초현대식 원형 아트리움으로 만들어져 고려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상징하게 된다. 100주년 기념관에는 박물관과 학술정보관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녹지캠퍼스 노천극장 자리에 들어서는 지하 3층, 지상 3층의 대규모 종합체육관 공사에도 고려중앙학원이 262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스탠드와 바닥을 포함, 8000명까지 수용 가능한 초대형 체육관은 외부 경기 유치는 물론 학생 및 교수 등 학교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각종 행사에 활용된다.



고려중앙학원 관계자는 “2003년 완공한 중앙광장에 이어 앞으로 문을 열 100주년 기념관과 종합체육관은 김병관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공약한 사항인 만큼 학교 발전에 대한 재단측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인촌 김성수 선생이 보성전문학교(고려대의 전신) 교장을 역임했을 때 앞에 나서서 강연하는 것조차 꺼렸던 것처럼 재단도 학교 발전을 위해 뒤에서 묵묵히 돕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고려대가 과거의 ‘영화’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가지 않은 길’을 향해 새로운 행진을 하겠다는 조짐은 이미 어 총장 취임 이후 일간지를 통해 ‘도발적인’ 광고를 선보일 때부터 주변에 감지되기 시작했다. 김병관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내세운 ‘변화와 개혁’이라는 화두와 어윤대 총장의 글로벌 마인드가 의기투합해 ‘세계고대’를 향한 첫걸음을 이때부터 떼어놓은 것이다.

지난해 7월 고려대가 내놓은 첫 번째 광고의 헤드카피는 ‘명문을 버려라’였다. 이 광고를 언뜻 본 사람들은 그 의미를 선뜻 이해하지 못했다. 너도나도 명문대학이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마당에 명문을 버리라니.

고려대는 이때 이미 그동안 누려온 세간의 평판과 이로 인한 기득권을 버리겠다고 대내외에 선언하고 나선 셈이다.

사실 기자로서만 본다면 최근 고려대의 변화를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부분은 홍보라인이다. 과거 고려대를 출입하던 기자들이 우스개 삼아 털어놓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도대체 내가 기자인지 학교 후배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초년병 기자들을 출입처에 배치할 때 대부분 출신 학교가 위치한 지역을 맡겨온 관행 때문에 고려대 출입기자는 고려대 출신이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과거 고려대 출신 출입기자는 취재를 위해 행정부서에 들를 때마다 받는 질문이 ‘몇 학번이냐’였다고 한다. 그러고 나서 선후배 관계가 확인되면 기자로 대하기보다 까마득한 후배를 대하는 듯한 일부 학교 관계자의 태도가 그다지 좋지 않은 인상을 남겨왔던 것이다. 유독 선후배간의 정이 두터운 고려대의 전통 탓이라고 넘기면 그만이지만, ‘홍보 마인드’ 면에서 보면 고려대 관계자들이 기자를 대하는 태도는 ABC부터 잘못되어 있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최근 고려대 홍보라인 관계자들이 언론매체를 대하는 태도는 과거와 판이하게 달라졌다. 이두희 대외협력처장을 만나기 위해 잠시 기다리는 사이 함박웃음을 머금고 다가온 홍보팀 여직원은 고려대 출신이 아니라고 했다. 일반 기업에서 홍보업무를 맡던 전문가를 채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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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성기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ky3203@donga.com 사진: 김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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