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명사의 요리 솜씨

산부인과 전문의 박금자 들깨수제비

‘1인5역’ 원기 북돋는 고소한 유혹

  • 글·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 사진·김용해 부국장 sun@donga.com

산부인과 전문의 박금자 들깨수제비

2/3
산부인과 전문의  박금자 들깨수제비

‘중년의 수다’. 입담이 센 40~50대 아줌마들의 저녁식사에 초대된 박금자산부인과 박남수 기획실장(맨왼쪽)은 이날 마냥 웃을 수밖에 없었다.

2003년 12월, 민주당에서 열린우리당이 분당하면서 비로소 비례대표 의원직을 물려받았지만, 남은 임기는 고작 5개월 남짓했다. 그래서 박 원장은 2004년 4월 총선에 과감히 도전장을 냈다.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 후보로. 그러나 탄핵 역풍에 휘말려 힘없이 떨어지고 말았다.

“탄핵 후폭풍 탓에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해 아쉽지만 인생에서 정말 큰 경험을 했다. 아무런 후회도 없다”는 게 그의 소회다. 이처럼 담담하게 아픔을 이겨낼 수 있는 배짱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남편? 아니면 가족?

“저는 항상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살아왔어요. 어떤 식으로든 이 사회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신념이 강합니다. 그게 저를 버티게 하는 것 같아요.”

박 원장은 어릴 때부터 밀가루 음식을 좋아하지 않았다. 수제비는 더욱 싫어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취향을 바꿔놓은 음식이 바로 들깨수제비다. 어느 날 저녁, 한 음식점에서 유황오리와 함께 먹은 들깨수제비가 너무도 맛있어서 주방장에게 특별히 부탁해 요리방법을 알아냈다고 한다. 그때부터 들깨수제비는 박 원장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됐다.

산부인과 전문의  박금자 들깨수제비

갓 출산한 여성들에게 산후관리와 신생아를 키울 때 주의해야 할 내용을 설명하는 박금자 원장. 그는 자신이 세운 이 병원에서 여성과 육아문제에 대해 눈을 떴다.

들깨수제비를 만들려면 먼저 밀가루를 반죽해 냉장고나 선선한 곳에서 하루 정도 숙성시킨다. 그래야 반죽이 부드럽고 쫄깃쫄깃해진다. 국물은 조개, 표고버섯, 다시마로만 낸다. 멸치를 넣으면 깨의 고소한 맛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국물이 끓으면 감자와 호박, 당근을 적당한 크기로 썰어 넣는다. 한소끔 끓인 다음 수제비를 떼어 넣고, 여기에 찬물에 푼 쌀가루를 넣으면 국물이 걸쭉해진다. 그 다음 콩가루와 깻가루를 넣는다. 이때 쌀가루와 콩가루, 깻가루의 비율은 1:1:2 정도가 적당하다. 이렇게 해서 끓이면 깨의 고소한 맛과 콩의 담백한 맛이 어우러져 영양가 높고 맛있는 들깨수제비가 완성된다. 주객이 전도되기 쉽지만 유황오리와 궁합이 딱 맞는다. 한여름 보양식으로 제격이다.

정치인에서 의료인으로 돌아온 그는 요즘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04년 말, 한 해를 보내며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박 원장은 정치권에 대한 재도전의 의지를 강하게 시사했다.

“열정과 뜨거운 마음으로 지내온 20년이었습니다. 또 다른 20년 후의 제 모습은 비쳐 보이질 않습니다. 그것은 제가 그려야 할, 또 책임져야 할 몫이라고 믿습니다. 성숙한 의사로서, 중년 여성의 원숙함과 어머니의 강인함으로 주민에게 받은 사랑을 되돌려 드리겠다는 꿈을 그리겠습니다. 저의 의지를, 저의 희망을 다시 굳건히 세우고자 합니다. 건강한 나라를 위해.”

2/3
글·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 사진·김용해 부국장 sun@donga.com
목록 닫기

산부인과 전문의 박금자 들깨수제비

댓글 창 닫기

2021/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